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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슈~' 갑오징어의 화려한 먹물쇼!
'푸슈~' 갑오징어의 화려한 먹물쇼!
  • 글 사진·김성중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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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TRAVEL 안면도 | ④ 바다낚시

▲ 튼실하게 살이 오른 갑오징어가 수면 위로 올라오며 낚시꾼을 향해 먹물을 쏘아대고 있다. 갑오징어 낚시는 손맛과 눈맛 모두 즐길 수 있는 낚시로 인기가 많다.

장곰항 주변 초보자도 마릿수 조과…인근 바다는 갑오징어 포인트로 인기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안면도는 요즘 한창 갑오징어 낚시가 인기다. 전 세계에서 서식하는 수백 종의 오징어 중에서도 가장 육질이 좋고 맛이 뛰어나다는 갑오징어. 사방으로 뿜어대는 먹물을 뒤집어써도 손맛·눈맛 모두 즐겁기만 하다. 갑오징어 낚시는 12월을 넘어가면 잡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갑오징어가 반짝반짝 빛나는 루어를 기다리는 마지막 순간인 것이다.

취재협조·안면도 버들1호 조성현 선장 041-673-3673

안면도 남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장곰항은 처음 안면도를 찾은 낚시꾼들도 살림망에 묵직하게 고기들을 담아가는 곳으로 소문난 포인트다. 해안을 따라 4~5m 높이의 방파제가 가로로 길게 나있고, 방파제 바로 옆에 차를 주차시킬 수 있어서 낚시하기에도 편리하다. 이곳에서는 손맛 좋기로 유명한 감성돔을 비롯해 광어·우럭·학꽁치·숭어·놀래미 등 횟감으로 그만인 어종이 다양하게 잡힌다. 무엇보다 장곰항 앞바다에선 요즘 제철 만난 갑오징어 낚시가 인기다.

▲ 장곰항은 처음 오는 사람들도 충분한 손맛을 볼 만큼 조황이 뛰어나다.

다양한 어종 잡히는 장곰항
이번 바다낚시는 안면도에서 ‘버들1호’를 운영하며 선상낚시를 비롯해 안면도의 조황과 포인트를 알려주고 있는 조성현 선장이 함께 했다. 조 선장은 2000년 안면도에 터를 잡으면서 낚싯대를 처음 잡았다. 동료들을 따라 재미삼아 간 것이 그만 낚시의 매력에 빠져 요즘엔 하루라도 출조를 나가지 못하면 몸이 근질근질 하다고 한다. 심지어 한창 낚시 삼매경에 빠졌을 때는 한달에 25일 이상 출조를 나갔을 정도였다. 

▲ 바다낚시에 사용하는 떡밥과 미끼. 보통 떡밥은 크릴새우·파우더·고추씨 등을 잘 섞어서 사용하며, 미끼는 5~6cm 크기의 크릴새우를 사용한다.
“낚시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여기 안면도에 오면서 매력에 푹 빠졌죠. 요즘에는 안면도에 낚시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안내를 맡고 있어요. 여기 장곰항은 조황이 좋아서 안면도에 처음 오는 낚시꾼들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는 곳이에요. 초보자들도 허탕 치는 일 없이 마릿수를 채울 정도죠.”

조 선장의 말처럼 방파제 주변에는 이미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온 듯, 떡밥을 쓰면서 떨어진 바짝 마른 미끼들이 바닥에 여기저기 보였다.

“안면도 곳곳에 다녀봤지만 아직도 다 못 가볼 정도로 낚시할 곳이 많습니다. 같은 자리라도 물때와 날씨에 따라 잡히는 어종이 다르기 때문에 한 자리에서 며칠씩 있을 때도 있어요. 그중에서도 여기 장곰항은 반나절만 해도 10마리 이상 마릿수 조과를 올릴 정도로 조황이 아주 좋은 포인트에요.”

▲ 바다낚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채비들.
차에서 장비를 꺼내자마자 찌맞춤을 하고, 수심 맞추고, 밑밥질하고…. 조 선장의 손놀림이 일사천리다.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게 참 많다. 특히 바다낚시는 그날그날 장비 손질을 해 둬야 장비 수명도 오래가고 다음에 출조할 때 잔손을 줄일 수 있다. 미리미리 떡밥을 만들어 놓아 숙성시켜두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바다낚시의 미끼는 주로 단백질이 풍부한 크릴새우를 쓴다. 아기 새끼손가락만한 크기의 새우를 주미끼로 사용하고, 밑밥은 크릴새우·파우더·고추씨·보리 등을 잘 버무려서 3~4ℓ 정도 만들어 놓으면 한나절은 충분히 쓸 수 있다.

바다는 워낙 다양한 어종이 살고 수심에 따라 잡히는 어종이 다르기 때문에 낚시 기법도 여러 가지다. 일반적으로 방파제에서 낚시를 할 경우 찌맞춤을 비롯해 수심 체크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반유동 채비를 주로 사용한다. 

“큰놈일수록 경계심이 많아서 돌 틈이나 해조 사이에서 잘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밑밥질을 잘 해야 하고 경계심이 없어질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려야 해요. 오늘 감성돔 큰놈 하나 걸릴 것 같은 느낌인데요?”

낚싯대를 던지는 곳 주변으로 쏠채(밑밥 투척용 주걱)를 사용해 여기저기 밑밥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밑밥이 수면에서 풀어지자 조그만 물고기들이 아우성이다. 밑밥에 섞여 있는 크릴새우는 길이가 6cm 정도 되기 때문에 잔챙이들이 먹지 못해 큰 물고기를 모을 수 있고, 고추씨는 물 속에서 잘 보여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나다. 보리와 파우더는 떡밥을 차지게 해주고 투척 후에는 풀어지면서 주변의 물고기들을 불러 모은다. 밑밥을 투척한 후 10분 정도 지나자 조 선장이 찌를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 “내가 왜 잡혔을까?” 손바닥만한 크기의 우럭이 새우를 물고 올라왔다. 장곰항에서는 횟감으로 좋은 어종들이 많이 잡힌다.
“찌 주위에 파장이 이는 걸 보니 한 마리가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는 거 같은데요.”

조 선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찌가 물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쉬익~”

큰 곡선을 그리며 낚싯대가 휘어졌다. 하지만 힘겨루기도 잠시, 크기가 작은 녀석인지 금방 수면 위로 올라왔다. 어른 손바닥보다 조금 큰 농어였다.

“씨알이 너무 작네요. 놓아줘야겠어요.”

피가 나오지 않게 바늘에서 떼어 내고 다시 바다로 놓아주었다. 피가 나면 어차피 풀어줘도 얼마 못가 죽는다는 게 조 선장의 설명이다.

“요즘에는 마릿수에 집착해서 씨알이 작은 것도 가리지 않고 잡는 사람들이 많아요. 여기 장곰항도 무분별하게 잡기만 하다보니 점점 조황이 안 좋아지고 있어요. 많이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도록 낚시를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낚시 예절을 지켜야겠죠.”

밑밥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는지 10분 정도 지나자 또 다시 입질이 왔다. 정확한 후킹에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올라오는 녀석은 회색빛의 우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씨알이 작았다.

“하하, 이거 민망한데요? 감성돔이라도 한 마리 잡아야 할 텐데….”

생김새와 다르게 영리해서일까? 아니면 포인트를 잘 못 잡은 걸까? 몇 번의 입질이 계속 이어졌지만 감성돔은 좀처럼 쉽게 잡히지 않았다.

“밤낮 기온차가 심하면 조황이 좋지 않아요. 일정한 수온이 유지되어야 물고기들도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아직 몸을 움츠리고 있는 것 같군요.”

열심히 밑밥질을 해보지만, 두세 번 입질이 오더니 다시 잠잠해졌다. 초겨울 수온이 수시로 변할 때는 조황이 썩 좋지 않다. 물때도 잘 맞춰야한다. 장곰항은 보통 만수가 되기 1 시간 전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할 때 조황이 좋다고 한다. 2시간 동안 조과는 농어 한 마리, 우럭 두 마리, 학꽁치 한 마리, 망둥어 두 마리. 생각보다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횟감으로 쓸 만한 녀석들이 잡혀 다행이었다.

▲ 갑오징어를 잡기 위해 고무보트를 타고 장곰항 앞바다로 향했다. 갑오징어는 안면도 어디서든 잘 잡히지만, 최근 장곰항 앞바다가 새로운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은 마지막 갑오징어 시즌
드디어 기다리던 갑오징어 낚시다. 갑오징어는 우리나라 해역 어디서나 잡히지만, 서해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특히 안면도가 속해 있는 태안해안에서는 전체의 3할 이상이 잡힌다고 한다. 그래서 안면도 앞바다에 가면 수많은 갑오징어 낚시꾼들을 볼 수 있다. 생김새도 독특하고 잡는 재미도 남다른 갑오징어는 추석이 지나 살이 오르기 시작한 지금이 가장 몸집이 클 때다.

▲ 살림망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갑오징어. 이날은 2시간 동안 20마리 정도 잡을 만큼 조황이 좋았다.
“갑오징어 낚시는 9월에서 12월까지가 제철입니다. 지금 출조하지 못하면 다시 내년을 기다려야 하죠. 잡기도 쉬워서 처음 하는 사람들도 하루 낮 동안 10마리 이상은 잡습니다. 입질만 제대로 파악할 줄 알고 떨어지지 않게 랜딩만 잘하면 50마리 이상도 거뜬하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사서 먹는 오징어(살오징어)는 어디를 가든 흔하지만, 갑오징어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바닥층에서 활동하고 대량으로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배나 보트를 이용해 루어 낚싯대를 사용해서 잡는다고 한다.

초겨울인데도 날씨가 포근하고 파도도 잔잔해서 갑오징어 낚시하기에 최적이었다. 주변에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안면도에는 이렇게 바다에 양식장을 만들어 놓고 낚시꾼들을 받는 곳이 많다.

오징어 낚시는 보통 에깅 낚시라고도 불린다. ‘에기’라는 오징어 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에기는 불빛을 좋아하는 오징어 습성에 따라 일반 루어에 비해 형광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오징어가 반짝반짝 빛나는 에기를 먹이인 줄 알고 먹는 것이다.

▲ 초겨울에 잡히는 갑오징어는 몸집이 가장 커진 상태라 맛이 아주 좋다.
낚싯대는 루어 낚싯대나 별도로 에깅 낚싯대를 사용하는데, 어느 것을 사용해도 괜찮다. 바닥층에 살고 있는 갑오징어를 잡기 위해서는 바닥에 가라앉을 정도의 추와 튼튼한 카본 낚시 줄, 그리고 추와 에기를 연결하는 삼각도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갑오징어 낚시의 특징은 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만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갑오징어 낚시는 바닥층을 공략해야 합니다. 일단 줄을 계속 풀어내면 어느 순간 느슨해질 때가 있어요. 이렇게 되면 추가 바닥에 가라앉은 겁니다. 이 상태에서 낚싯대를 살짝 들었다 놓았다 하면 에기가 진짜 물고기처럼 움직이게 되죠. 갑오징어가 에기를 물면 추의 무게와는 달리 묵직하게 돌덩이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주의할 점은 갑오징어를 끌어 낼 때 줄을 느슨하게 하지 말고 팽팽함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감아야 떨어뜨리지 않고 잡을 수 있습니다.”

▲ 조성현 선장이 하루 동안 잡은 물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금방 잡은 싱싱한 고기라 회 맛이 기가 막혔다.
갑오징어 낚시 채비는 정말 간단했지만 이상하게 입질 파악이 제대로 안 됐다. 고무보트의 경우 파도에 따라 빠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추에 더 큰 저항력이 생겨 입질인지 추의 무게인지 알기가 쉽지 않았다. 기자는 한참 입질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데도 조 선장은 옆에서 계속해서 갑오징어를 끌어내고 있었다.

먹물을 막 뿜어내는 갑오징어
“푸슈, 푸슈~”

갑오징어가 잡힌 게 억울한지 물 위로 올라오면서 사방으로 먹물을 뿜어댔다. 어떤 녀석은 신기하게도 자기를 잡은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듯 조 선장의 얼굴을 향해 정확하게 뿜어대기도 했다. 10여 마리 정도 잡고 나자 조 선장도 기자도 모두 얼굴에 연탄이 묻은 듯 검게 물들었다.

▲ 수면 위로 올라오며 사방으로 뿜어대고 있는 갑오징어들.
30분 정도 지났을까. 아직 한 마리도 못 잡은 기자에게도 드디어 입질이 왔다. ‘덜커덕’ 뭔가 돌덩이가 걸린 듯 묵직해지는 느낌이 손끝에 전달됐다. 힘찬 챔질 후 조 선장이 알려준 대로 팽팽하게 낚싯대를 유지하면서 줄을 감기 시작했다. 갑오징어가 에기를 꽉 문채 서서히 물 위로 올라왔다. 활짝 핀 어른 손 크기 정도의 씨알이었다.

“오늘 수확이 좋은데요. 아까 장곰항에서 못 잡은 감성돔을 대신하는 것 같군요. 이렇게 막 잡은 갑오징어를 바로 회로 먹으면 육질이 아주 기가 막히죠.”

한참 신나게 갑오징어 낚시를 하고 있는데 오후 늦게 시작해서 인지 해가 벌써 붉게 물들어 갔다. 2시간 동안 잡은 갑오징어는 모두 20여 마리. 그래도 다른 날 보다 훨씬 많이 잡은 것이다. 에기를 물고 어설프게 잡힌 우럭 두 마리의 행운도 누릴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오늘 저녁식사는 회만으로 충분히 배를 채울지도 모르겠다.

갑오징어 낚시는 손맛, 눈맛 모두 최고다. 어찌 보면 장난감처럼 생긴 갑오징어는 약간의 챔질 감각만 있으면 누구나 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갑오징어 낚시는 온몸으로 튀기는 먹물을 뒤집어쓰면서도 서로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낚시다. 갑오징어 낚시 시즌의 끝자락. 아직 안면도에는 갑오징어가 강태공들의 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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