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드셔 봤으면 말을 하지 마슈~"
"안 드셔 봤으면 말을 하지 마슈~"
  • 글·김경선 기자|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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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TRAVEL 안면도 | ⑤ 맛 기행


쫄깃한 새조개 샤브샤브, 탱글탱글 대하 구이, 영양만점 굴밥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섬 안면도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지천이다. 바다에서 막 잡아 올린 갖가지 조개와 한창 살이 올라 통통해진 대하, 향긋한 굴까지. 안면도에서 먹으면 더욱 맛좋은 별미를 소개한다.

맛하나, 새조개 샤브샤브
제철 맞은 새조개의 쫄깃쫄깃한 식미

겨울 먹거리 하면 해산물을 빼 놓을 수가 없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어김없이 통통한 제 살을 내어주는 해산물은 겨울철 별미 중의 별미. 특히나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안면도에서 해산물만큼 입맛을 당기는 메뉴도 없다.

12월에서 2월 사이는 어패류의 맛이 가장 좋은 시기다. 특히 천수만 일대에서 서식하는 새조개는 안면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 중의 하나다. 새조개는 분홍빛 껍질 속에 새 부리 모양의 속살이 들었다고 해서 새조개라고 불린다. 7~8cm 크기의 조개 속에는 속살이 알차게 들어있는데,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 고급 초밥의 재료로도 쓰인다.

새조개 요리로는 샤브샤브·찜·구이 등이 있는데, 껍질이 얇고 잘 갈라지는 새조개의 특성 때문에 주로 샤브샤브로 먹는다. 샤브샤브가 특별한 요리 비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음식점에서 먹어도 맛은 대동소이하다.

기자가 찾은 음식점은 방포항에 있는 방포수산이다. 방포수산은 손님이 수산물을 직접 고르면 지정된 음식점에서 요리를 해준다. 새조개 1kg을 사니 봉지에 한 가득이다. 바로 옆 음식점에 들어가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말간 육수와 껍질을 벗겨내 잘 손질된 새조개를 내놓는다.

대파·팽이버섯·감자 등을 넣은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새조개를 넣어 데치듯 살짝 익혀내 간장 소스나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된다. 특별한 조미료나 양념은 없지만 새조개의 쫀득한 맛이 입안에 척척 감겨온다. 맛있게 먹으려면 “80℃의 육수에 15초 정도 담갔다가 빼내는 것이 좋다”는 게 주인장의 설명이다. 첫 맛은 다소 심심하지만 먹을수록 감칠맛이 우러나오는 것이 새조개 샤브샤브의 매력이다. 은근히 우러난 국물 맛도 담백해 칼국수나 라면 사리를 넣어 먹어도 좋다.

방포수산(041-674-0026)에서는 새조개가 1kg에 5000원으로 무척 저렴하다.

음식점에서 따로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1kg 당 5000원의 추가 금액을 받는다. 백사장항 어시장 인근에도 조개 요리집이 많다. 보통 음식점에서는 새조개 샤브샤브가 1kg에 4만원 내외다.


맛 둘, 굴밥
향긋한 바다 내음이 돌솥에 가득

굴은 겨울철이 제 맛이다. 싱싱하게 살이 오른 굴의 향이 입안에 퍼질 때면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화흡수력이 좋을뿐더러 고소한 맛이 일품인 굴은 바다의 우유로 불릴 정도로 영양만점이다. 굴은 11월부터 3월까지가 가장 맛이 좋다. 굴밥·굴회·굴보쌈 등 갖가지 요리로 변신이 가능한 굴요리 중에서도 안면도에서는 굴밥을 으뜸으로 쳐 영양굴밥을 써 붙인 음식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 승언리에 있는 오복정에서 굴밥을 맛봤다.

굴밥은 주문 즉시 돌솥에 밥을 지어 내 놓는다. 밥과 굴은 기본이고 호두·대추·무·고구마·당근 등 몸에 좋은 재료를 한 번에 넣고 밥을 해 영양이 풍부하다.

“안면도 앞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굴을 넣고 밥을 지으면 향긋한 굴향이 식욕을 자극하죠. 겨울에 잡히는 굴은 특히나 알이 굵고 탱탱해 맛이 좋습니다.”

굴밥이 나오면 우선 돌솥에서 밥을 덜어내 미리 준비된 콩나물·상추·오이·당근 등 갖가지 야채와 함께 비벼 먹는다. 간은 간장을 넣어 맞추면 된다. 밥을 덜어낸 돌솥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 즉석 누룽지를 만들 수도 있다.

굴밥을 한 숟가락 떠 입안에 넣으면 향긋한 굴의 향기와 알차게 살이 오른 굴의 식감,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식욕을 자극한다. 특별한 밑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다. 무엇보다 제철 맞은 굴은 씹을수록 감칠맛이 느껴져 일품이다.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싱싱한 굴을 넣어 만든 무채김치와 파김치·깻잎장아찌 등 입맛을 자극하는 매콤한 찬에 태안의 별미 어리굴젓까지 10여 가지의 밑반찬이 차려진다.

오복정의 신만희 사장은 최근 부쩍 줄어든 손님들로 안면도 굴이 외면 받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서해에서 나오는 굴이 모두 오염된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안면도는 사고의 피해를 거의 보지 않았어요. 믿고 드셔도 됩니다.”

안면도에는 꽃지해수욕장과 백사장항 근처에 굴밥을 차리는 집들이 많다. 오복정(041-673-8001)은 승언리 방포초등학교 인근에 있다. 굴밥은 1인분에 8000원~1만원 사이다.


맛 셋, 대하구이
통통하게 물 오른 대하를 지글지글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서해안은 대하를 먹기 위해 여행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하를 굵은 소금 위에 얹어 노릇노릇하게 구워 한 입 베어 먹는 그 맛. 먹어 보지 않고서는 그 즐거움을 알 수 없다.

가을부터 잡히기 시작하는 대하는 대개 그 해 4월에서 6월 사이에 태어나는 것들이다.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면 무럭무럭 자라나 가을부터 서해안 일대에 머물고 한겨울이 되면 연안을 떠나 깊은 바다로 들어간다. 대하가 연안에 몰리는 시기인 9월에서 12월까지가 대하철인 것. 날씨가 추워질수록 대하의 크기가 커지고 맛도 깊어진다.

안면도에서 유명한 대하 산지는 백사장항이다. 부두 옆에 줄지어 있는 어시장에서는 대하를 비롯해 각종 수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항구에는 어시장을 비롯해 크고 작은 음식점들이 많다. 사실 어느 음식점을 들어가나 맛의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맘에 드는 식당을 고르면 된다. 백사장항에 있는 음식점에서는 1만원을 추가하면 외부에서 사간 대하를 직접 구워먹을 수 있다.

대하는 자연산과 양식의 가격이 거의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당연히 맛도 차이가 나는데, 자연산 대하는 양식에 비해 색이 흐리고 붉은 기가 살짝 돌며 살이 훨씬 탱탱하고 고소하다.

대하구이는 대부분 소금구이를 많이 한다. 프라이팬 위에 은박지를 덮고 그 위에 천일염을 잔뜩 깐 다음 대하를 굽는다. 대하가 익기 시작하면 색이 붉어지면서 간이 배는데, 이때 껍질을 까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탱글탱글한 육질의 대하가 감칠맛을 내며 입 안에 착 달라붙는다. 대하는 산 채로 구워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살아있는 대하가 한껏 달궈진 천일염 위에서 몸부림치면 소금이 흩어지면서 간이 잘 배고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는 것이다. 단 대하가 프라이팬 밖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으니 뚜껑은 덮는 것이 좋다.

백사장항에서는 온누리 회 타운(041―673-8966), 황해횟집(041-672-3177) 등에서 대하구이를 맛 볼 수 있다. 어시장에서 구입할 때 자연산 대하는 1kg에 3만원, 양식대하는 1kg에 2만2000원 정도다. 1만원을 더 내면 인근 식당에서 대하구이를 맛볼 수 있다. 식당에서 먹으면 1kg에 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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