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의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따라비오름
억새의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따라비오름
  • 아웃도어뉴스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pecial Report 섬 캠핑_③제주 오름 3선

Special Report 섬 캠핑_③제주 오름 3선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자리한 따라비오름은 제동목장에서 대록산을 거쳐 가시리에 이르는 포장도로 위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비라는 이름은 인근에 모지오름이 이웃해 있어 지어미와 지아비를 서로 따르듯 해 그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일설에는 주변의 오름 중에서 가장 크고 높아 제주말로 ‘따애비’라 불리던 것이 와전돼 ‘따라비’가 되었다고도 한다.

따라비오름의 코스는 정석항공관 쪽에서 오르는 길과 가시리마을 길, 남양목장에서 오르는 길이 있으나 정석항공관 길은 2009년부터 통제하고 있어 가시리마을 오름이 일반화 됐다.

▲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의 물결이 생명의 춤을 추고 있다. 이 춤은 제주의 오름에서 만나는 첫 번째 즐거움이 향연이다.

따라비오름
2개의 타원형 분화구와 1개의 말굽형 분화구, 6개의 봉우리가 오밀조밀 몰려있는 독특한 형태의 오름으로 제주도 사람들이 억새의 장관으로 손꼽는 명소이기도 하다. 정상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20분 정도 소요된다. 길이 험하고 미끄러우니 각별히 조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정상에서 일몰을 보고 내려올 때는 무척 위험하다. 랜턴을 꼭 준비하도록 한다.

▶교통
오름 입구는 성산읍과 한경면을 이어주는 1136번 도로변에 위치해있다. 성읍민속마을 사거리에서 서귀포시 방면으로 진입해 약 5km 이동하면 가시리 사거리 바로 직전 오른쪽으로 좁은 포장도로가 나온다. 차 한 대 정도가 겨우 지날 수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3km 정도 들어가면 따라비오름이다.
 

지도를 보고도 한참을 헤맨 끝에 도착한 따라비오름(342m)은 꽁꽁 숨어있던 만큼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조금의 속살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듯 오름 전체를 뒤덮은 억새바다는 한라산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시뻘건 용암 대신 하얀 억새가 손짓하며 봄 상춘객을 맞이하고 있다.

오름의 초입에는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으며 오름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하지만 갈길이 바쁘다보니 순한 눈망울을 꿈벅거리며 취재팀을 따르는 말들을 뒤로한 채 오름으로 들어섰다. 오름 초입의 측백나무 터널을 지나자 풍만한 오름의 속살이 드러난다.

측백나무 터널 이후로는 나무 대신 화사한 억새가 가득하다. 바람 강하고 척박한 오름에서 자연에 순응하고 고개 숙이는 억새만이 살아남은 것은 아닐까.

오름길이 서서히 제법 거칠다. 봄이 되면서 언 땅이 녹아서 인지 붉은 오솔길은 퍼석퍼석하고 미끄러워 가파른 비탈길이 꽤 미끄럽다. 그래도 불어오는 바람을 온 몸으로 받아내는 억새의 호위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들머리에서 오름 정상까지는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따라비오름은 그 이름만큼이나 생김새도 특이하다. 2개의 타원형 분화구와 1개의 말굽형 분화구가 어깨를 맞대고 있으며, 분화구 주위로 6개의 봉우리가 오밀조밀 몰려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따래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는가 보다.

▲ 오름 트레킹의 즐거움은 아마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온 가족이 제주의 풍경을 껴안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크고 작은 봉우리가 매끄러운 등성이로 연결된 따라비오름의 장관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름처럼 봉우리와 봉우리가 서로 따르는 모양이다. 오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숨결이 흐르는 제주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하는 느낌이다.

끊임없이 구름을 토해내는 한라산 너머로 태양이 자취를 감추자 겹겹이 늘어선 봉우리에 노을이 내려앉았다. 노을빛에 붉게 타오르는 억새가 재촉하듯 봄기운을 일으키고 있다. 마치 이 넓은 대지를 불태우는 태양빛처럼 봄기운이 모든 기운을 소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위대함 앞에 다시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