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강물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저 강물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 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4.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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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나루터길·세물머리길·바위늪구비길…3개 구간 55km

한강 발원지로 알려진 태백시 대덕산 검룡소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정선의 골지천과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거쳐 충주·여주로 흘러들면서 남한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그리고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경기도 경기도 양수리에서 합쳐져 한강이 된다.

여주 사람들은 여주 지역을 흐르는 남한강을 ‘여강(驪江)’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그만큼 사랑받는다는 의미일까. 여주에는 여강 줄기를 따라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바로 여강길이다. 이름만 들어도 ‘여강을 따라 걷겠구나’ 알 수 있다.

여주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영월루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여강길이 시작된다. 여강 줄기를 따라 남한강대교까지 남쪽으로 향하다 남한강대교를 건너 다시 영월루 맞은편인 신륵사까지 올라오는 총 55km의 길이다. 무엇보다도 자연 그대로의 강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인데 현재 4대강 공사로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구간이 많지는 않다. 올해 말이면 공사가 완료된다고 하니 황포돛배를 보며 여강길 걸을 날이 멀지는 않았다.

옛 나루터 따라 걷는 길
남한강 물줄기는 강원도와 충청도에서 경기도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물길이었다. 원래 서울 내곡동 헌릉 서쪽에 있던 세종대왕릉을 여주로 천장할 수 있었던 연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주에는 조선 4대 나루에 속했던 이포나루, 조포나루를 비롯해 부라우나루, 우만리나루, 흔암리나루 등 많은 나루터가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영월루~은모래 금모래~부라우 나루터~우만리 나루터~흔암리 선사유적지~흔암리 나루터~아홉사리 과거길~도리마을로 이어지는 1구간은 ‘옛나루터길’이라는 이름답게 나루터들이 많다.

조선시대 여주 관아의 정문으로 사용했던 영월루에서 본격적인 여강길이 시작된다. 여강 줄기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으로 신륵사도 보인다. 여강의 모래들은 그 결이 너무 고와 은모래 금모래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강천보 공사가 한창인 지금은 파헤쳐진 길에 포크레인뿐이다. 빛나는 모래는 어디로 간 것일까. 4대강 공사로 현재 1구간에서 여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은 부라우 나루터~도리마을 구간이다.

영월루 가는 길
대중교통으로 온다면 여주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도 되지만 실질적으로 여강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영월루에서 시작해도 무방하다. 여강길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니 기억해두자.

▶ 여주IC→여주군청 방향→37번 국도 신륵사 방면→상리 사거리에서 우회전(여주 버스터미널에서 신륵사 방향으로 도보 10~15분).

별 수 없이 부라우 나루터로 향한다. 여주 나루터 중 그 풍광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단다. 부라우 나루터에서 2.5km정도 걸으면 마을사람들이 발이 되던 나루터가 있다. 우만리 나루터다. 여주읍 우만리와 강천면 가야리를 연결했던 우만리 나루는 1972년 홍수로 사라지고 300년 된 느티나무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 강을 따라 올라가면 청동기 시대의 집터가 복원되어 있는 흔암리 선사유적지에 닿는다. 흔암리 마을회관에서 이정표를 보고 마을로 들어서면 된다. 집터에서 토기와 석기·곡식 등이 발굴되어 청동기시대부터 한강 중상류지역에서 쌀과 보리 등 곡식을 재배했음이 알려졌다.

흔암리에서 여주장으로 향하던 흔암리 나루터를 지나 소무산 자락으로 올라서면 아홉사리길과 만난다. 리치빌 수련원을 우측에 두고 산길로 들어서면 된다. 이정표도 잘 되어 있으니 걱정 없다. 옛날 경상도와 충청도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길이라고. 국수사리처럼 구불구불한 산길을 ‘사리’라고 한단다. 아홉사리 고개를 넘으면 1구간의 종착지인 도리마을이다. 마을과 통하는 길이 하나뿐이라 들어온 길로 돌아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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