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떨어졌다고 삶도 떨어지랴
▲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을 제대로 알려준 백련사의 백구. 나보다 더 불도에 가까운 듯 하다. |
▲ 백련사에서 다산수련원 가는 길 여기저기 동백이 떨어지며 자취를 알린다. |
여기 다산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나그네 생활 끝에 정착한 다산초당이 좋아 경탄에 사로잡혀 시를 지었다니, 그곳에서 제자들과 저술활동을 벌이고 가르침이 꽃피고 연애 같은 우정을 쌓아가며 타지의 설움을 이겨내며 뜻을 이루려 했다니, 다산과 그의 벗이나 제자와의 만남에 대한 책만도 여러 권이니, 이곳은 우거진 숲만큼이나 사람으로 풍성한 곳이기도 하다.
다산이 이루어낸 모든 업적은 언어로 남았다. 그가 다시 그의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수레에 진 책이 3천여 권이었다니, 우리가 다산을 알고 그를 통해 어떤 줄기를 찾고자 길을 떠나는 것도 다 언어에서 비롯됨이다.
때로 자연인가 인간인가 언어인가 무엇이? 라는 마음이 든다. 나이 들수록 질문만 늘어간다며 책을 뒤적이고 길을 걸으며 자연에 적셔보고 사람을 만나 교감하려 한다. 질문들이 가득한 이 속에 걸음 도중 답이 잠깐 왔다 갔다.
자연도, 인간도, 언어도 모두 무성하게 살아있으며, 그 무성함 속을 걷고 있다고.
▲ 정약용은 유배 8년 떠돌이 생활 끝에 다산초당에 정착한 뒤, 정석(丁石)을 직접 새겼다고 한다. |
▲ 다산초당은 시간이 허락된다면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었다. |
▲ 백련사에서 다산수련원 가는 길은 다양한 숲길을 보여주며 눈을 즐겁게 한다. 사진 김 난 기자. |
▲ 제 뿌리를 길에 드러낸 소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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