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남도유배길 Act ⑥ Epilogue
Backpacking|남도유배길 Act ⑥ Epilogue
  • 글 강다경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5.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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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야, 고마워

그리 길지 않은 거리인데도 배낭의 무게가 다리로 온다. 눈도 좋고 코도 좋은데 어깨와 다리는 좋지 않다 하려 한다. 그래도 이 풍경이 좋지 않느냐, 이 시원한 4월 말 남도의 푸름을 뚫고 걷고 있지 않느냐, 다리를 달랜다. 정약용이 벗 혜장 선사를 만나려 마치 연애라도 하듯 다녔던 그 신나는 길을 걸으니 이 정도면 호강이지 다리를 달랜다.

다리는 온힘을 다해 길을 받아내고 온힘을 다해 걷고 힘들면 더뎌지고, 신나면 빨라진다. 그뿐이다. 다리는 솔직하고 다리는 내 한 몸과 복잡한 머리와 마음을 싣고 여기저기 다니느라 자주 수고가 많다. 다리는 5월이 되면 더욱 바빠질 텐데, 그 전에 인사를 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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