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의 등산장비점은 종로5가역 부근에 밀집해 있다. 동대문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종로산악>을 비롯해 최근에 오픈한 <쉐펠>까지 무려 34개나 된다. ‘새로움’과 ‘익숙함’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동대문 시장에서 15개의 주요 등산장비점을 선정해 그들의 사연을 들어봤다.
<종로산악> SINCE 1969
동대문 등산장비점 중 가장 오래된 곳
<종로산악>은 동대문 시장의 등산장비점 중에 가장 오래됐다. 1969년에 문을 열었으니 벌써 39년이란 세월을 이곳에서 지낸 셈이다. <종로산악>은 오픈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매장을 운영해온 이수강(69) 여사에 이어 아들인 이홍건 사장이 맡고 있다. 최근에 이수강 여사는 아들에게 볼일이 있거나 소일거리가 있을 때만 매장에 들르는데, 취재 당일 ‘산증인’ 이수강 여사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이곳에서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등산장비점 중에 우리가 가장 오래됐어요. 하지만 워낙 바쁘게 지내다 보니 39년의 세월이 금방 가더군요. 사실 청계천이 지금처럼 조성되기 훨씬 전부터 청계천 역사와 함께 했는데 말이죠.”
▲ 왼쪽 두번 째 이수강 여사, 세번 째 이홍건 사장 |
“군용 장비 판매로 시작했어요. 매장도 두 평 남짓이나 됐을까. 하지만 손님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주문량도 많아졌어요. 매장 확충의 필요성을 느끼다보니 여기에 자리를 잡을 때까지 네 번이나 옮기게 됐죠.”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장을 맡은 이홍건 사장은 다른 매장에서 볼 수 없는 제품의 다양성이 <종로산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종로산악>에는 장선태, 백태률, 남진욱 씨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모두 현역 클라이머 출신이라 장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여기에 손님들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감으로 한번 온 손님이 재구매를 하거나 주위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면서 요즘에는 고객의 90% 이상이 단골손님들이고 한다.
“브랜드숍이 의류 라인에 중점을 많이 두기 때문에 저희처럼 멀티숍을 운영하는 매장들은 다양한 전문 등산장비로 차별화를 두어야 해요. 당연히 저나 직원 모두 장비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고요. 전문성을 살린 차별화 전략이 우리가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죠.”
이홍건 사장은 가격 경쟁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무한 서비스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장사는 곧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이홍건 사장의 좌우명이며, <종로산악>이 39년 동안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비결이다.
문의 02-2279-7637
<블랙야크> 종로직영점 SINCE 1974
동진레저 강태선 대표의 청춘이 담긴 매장
3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블랙야크> 종로점은 동진레저의 뿌리로서 강태선 대표의 청춘이 담긴 곳이다. 지금이야 동대문 장비점 골목에서 브랜드숍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이 근방의 장비점들은 거의 멀티숍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야크>는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는 브랜드숍의 시초인 셈이다.
<블랙야크> 종로점은 동대문에 등산장비점이 들어서던 초창기부터 전문 등반장비를 다루기 시작했다. 전문 등반장비가 흔치 않던 시절, <블랙야크>와 연을 맺은 이들은 이후로도 꾸준하게 매장을 찾아 지금까지 단골로 함께하고 있다. 때문에 <블랙야크> 전체 고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단골손님은 이 매장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최근에는 ‘종로블랙야크 산악회’를 결성해 분기별로 한번씩 고객들과 산행을 하고 있다.
▲ 맨 왼쪽 박성현 점장 |
오랫동안 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성현 씨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것만 보고도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차린다.
“주 고객은 40대 이상의 등산객입니다. 워킹산행을 하는 이들과 전문 등반을 하는 이들이 반반 정도 오는 것 같아요. 오래된 매장이라 고객과의 끈끈한 정이 남다른 만큼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문의 02-2272-1818
<승희산악> SINCE 1983
전문성 강화로 꾸준하게 찾아오는 고객이 가장 큰 힘
“예전에는 여름에 캠핑 용품만 팔아도 1년 벌이가 가능했어요. 겨울에는 등산 의류가 주를 이뤘고요. 최근에는 멀티숍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전문 장비 위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장비점에서 안내산행을 할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고객들을 비롯해 전문 산악인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어요.”
▲ 왼쪽 두번 째 서병수 사장 |
현재 동대문 시장 등산장비점 골목에는 서병수 사장의 동생 서명수 사장이 운영하는 <디딤돌> <산친구>까지 합하면 <승희산악>과 관련된 매장은 세 군데나 된다. 동대문 시장 등산장비점 중심에 <승희산악>이 있는 것이다.
문의 02-2272-7561
<동방레저스포츠> SINCE 1986
“고객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합니다”
▲ 이상근 점장 |
<동방레저스포츠>는 주로 의류, 배낭, 등산화, 캠핑용품 등 전문 장비보다는 워킹이나 캠핑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장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오래된 여느 장비점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단골손님들이 최고의 고객이다.
“동대문 장비점들의 특성을 살려 여러 가지 다양한 장비를 취급하지만, 당일 산행 등 가벼운 산행을 하는 고객들을 위한 장비로 구성했어요. 특히 배낭과 등산화는 다른 장비점보다 훨씬 다양하죠. 일이 바쁘다보니 등산 등 취미생활을 즐기지 못하지만, 고객들이 저 대신 즐겁게 산에 다니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뛰어난 품질을 가진 제품만을 엄선해서 고객에게 추천하고 있어요. 이 때문인지 한번 온 고객이 계속해서 찾아옵니다. 앞으로도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을 위한 장비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의 02-2275-6775
<동대문산악> SINCE 1990
단골과 신규 고객,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아들을 도와 매일같이 매장에 나오는 이창헌 사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자신이 가진 인맥과 노하우에 아들의 진보적인 경영 방식이 더해져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동대문산악>에는 단골손님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들도 찾아오고 있다. 1998년부터 부친 이창헌 사장을 도와온 이장욱 실장은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기 보단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올해에는 동대문의 다른 장비점에서 하지 못하고 있던 오토캠핑 용품을 전부 보여줄 생각이다.
▲ 왼쪽 두번 째 이장욱 점장, 세번 째 이창헌 사장 |
<동대문산악>은 현재 캠핑 전문 브랜드 <MSR>의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이외에도 호상사의 <스노피크> <콜멘> 등도 훨씬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전문 등반장비 라인은 고급화 전략으로 명품 브랜드만 구성해서 전개할 계획이다. “하나를 구입해도 오래도록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권한다”는 <동대문산악>은 동대문 등산장비점을 대표하는 매장이다.
문의 02-2272-5527
<청산산방> SINCE 1993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이어갑니다”
▲ 서재필 점장 |
“<다나>는 웬만큼 산에 다니는 산악인들한테 아주 익숙한 이름이죠. 국내 우모 장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손색이 없습니다. 보온성이 아주 탁월하고 견고해 장기 산행이나 해외 고산등반에 많이 사용하고 있죠. 무엇보다 한번 구입한 제품을 평생 책임지는 ‘평생 애프터서비스’가 <다나>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사실 우리 제품이 다른 브랜드 제품에 비해 무겁다고 하지만 그것은 너무 많은 충전재를 넣기 때문입니다.
‘산에 가서 잘 때는 절대 추워선 안 된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곧 등반의 성공여부를 좌우한다’는 우석훈 사장의 철학을 그대로 제품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청산산방>에는 사계절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여름엔 티셔츠, 파일 침낭, 바람막이 재킷 등에 주력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산행 스타일에 따라 알맞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우모 장비를 판매한다. <청산산방>은 2년 전 그동안 터를 잡은 곳에서 자리를 옮겨 광장시장 입구에 새롭게 오픈했다.
문의 02-2278-2868
<밀레(설악스포츠)> SINCE 1996
동대문의 터줏대감 “소중한 인연이 가장 큰 원동력”
<밀레(설악스포츠)>는 동대문 시장 등산장비점의 전성기 때부터 지금까지의 변천사를 꿰뚫고 있는 터줏대감 김영우 사장이 운영하는 장비점이다. 김영우 사장은 1975년부터 동대문 시장 장비점에서 일했다. 당시 김영우 사장은 무일푼으로 서울로 올라와 영업 사원으로 근무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 나갔다. 20년이 넘은 세월동안 꾸준하게 돈을 모은 그는 1996년에 <설악스포츠>를 인수하며 자신만의 장비점을 갖게 됐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거래처와의 인연 때문인지 2007년 <밀레>를 본격적으로 전개하면서도 <설악스포츠>라는 이름을 버리지 못했고, 거래처의 브랜드 장비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 김영우 사장 |
김영우 사장의 매장 건물 1층은 본인 것이다. 평수도 넓어서 임대만 해도 지금보다 더 큰 수익이 날 수 있지만, 굳이 자신이 일을 하는 이유는 바로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인연 때문이다. 지금도 현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주말마다 서울 인근의 산을 오른다는 김영우 사장은 “소중한 인연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재산”이라고 말한다.
문의 02-2266-4254
<디딤돌> SINCE 1996
동대문 시장 등산장비점의 ‘골목대장’
<디딤돌> 서명수 사장은 소위 바닥 생활부터 일한 사람들을 일컫는 속어인 ‘만식이’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서명수 사장은 매장의 대표가 되어서도 항상 겸손하다. 뿐만 아니라 동대문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장비점이 <디딤돌>이라고 할 만큼 한번 온 손님은 절대 놓치지 않는 뛰어난 수완을 타고 났다. 덕분에 2007년에는 바로 길 건너에 <산친구>라는 매장을 새롭게 오픈할 수 있었다.
서명수 사장은 두 매장을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디딤돌>은 전문 장비 위주로 전개하고 있고, <산친구>는 고급 등산의류에 초점을 맞춰 두 매장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 또한 서명수 사장은 얼마 전에 주위 직원들과 함께 의기투합해서 동대문 장비점들이 모두 참가하는 체육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동대문 장비점의 단합을 위해 움직이는 숨은 일꾼이다.
▲ 맨 왼쪽 서명수 사장 |
서명수 사장이 고객을 상대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편안함이다. 그리고 다른 매장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제품군을 구성해 놓는 것이다.
“다양한 계층의 고객들이 찾아오지만 항상 친구처럼, 부모처럼 대하고 있어요. 그저 커피 한잔 마시러 와도 기꺼이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가족이 되려고요. 이 일이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장비점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력한 만큼 대가는 반드시 돌아오겠죠.”
문의 02-2664-7561
<캠프1> SINCE 1999
구수한 입담으로 손님을 매료시키는 곳
“어르신 오셨어요? 아이고 저보다 형님뻘이네?”
“하하, 이 모자 쓰고 집에 가시면 아드님이 자기한테 달라고 조를지도 몰라요.”
매장에 들어서니 훈훈한 분위기가 감돈다. 손님 옆에서 재미난 입담을 풀어내며 이것저것 장비를 설명하고 있는 임경빈 사장이다. 임 사장은 1984년부터 10년간 <대영레저스포츠>에서 영업 근무를 해오다 1999년 <캠프1> 장비점을 차렸다.
“예전에는 텐트 장사가 아주 잘 됐어요. 제가 근무하던 곳도 여름만 되면 텐트에 주력했죠. 그런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폴대나 본체 등이 하나로 된 세트가 아니라 각각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껴 맞춰서 팔았어요. 그러니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렸겠습니까?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 씩 물건이 나갔으니까요. 하루 종일 조립하느라 밤새는 게 일이었어요.”
▲ 오른쪽 두번 째 임경빈 사장 |
그의 판단력은 정확했다. 매장엔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고, 수입도 점점 늘어났다. 이후 친인척 중에도 관심이 많아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 새롭게 매장을 차린 곳도 생겼다. 인터넷사이트 <캠프2>, 안양에 위치한 등산장비점 <캠프4>도 모두 임경빈 사장의 조카와 동서가 운영하고 있다.
“친철·봉사·배려, 이렇게 세 가지를 좌우명으로 삼고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눈에 익은 손님들이 자주 찾아오더군요. 대형 매장이 들어서고 어느 도시건 등산장비점 없는 곳이 없지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보면 그래도 이 일을 잘 시작했다는 생각에 흐뭇합니다.”
문의 02-2663-2645
넘볼 수 없는 경계대상 1호
동대문 시장 장비점에 비상이 걸렸다. 동대문의 터줏대감 김춘호 사장이 장비점 골목 중앙에 새롭게 <러셀> 2호점을 오픈했기 때문이다. 김춘호 사장은 ‘만식이’ 생활부터 20년 동안 동대문에 몸담고 있는 베테랑이다.
▲ 김춘호 사장 |
<러셀> 1호점은 동대문 장비점이 밀집한 곳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 도로를 건너서 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하지만 김춘호 사장은 오히려 이것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굳이 동대문 장비점 골목 중앙에 새롭게 2호점을 오픈했을까.
“경쟁 없는 장사는 오히려 사람을 나태해지게 만들잖아요. 좀더 도전적인 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야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두 매장의 컨셉도 차별화를 둘 생각입니다. 1호점은 토털 장비점으로, 2호점은 전문 장비점으로 주력할 계획이에요. 물론 주위의 이웃만큼 소중한 재산도 없습니다. 동대문 시장이 전국의 등산장비점의 중심에 설 때까지 그들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도전적인 정신만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비결이다. 더불어 인간적인 면까지 갖춘다면 장사를 하는 데 가장 큰 밑천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바로 김춘호 사장이다.
문의 02-3675-4781
<밀레> SINCE 2003
“선생님, 저에게 꼭 맞는 등산화 좀 알려주세요!”
▲ 오른쪽 김남희 점장 |
매장 1층에는 의류 및 장비가, 2층에는 침낭과 배낭이, 3층에는 ‘김용기등산학교’ 사무실이 있다. 등산학교 교장이자 장비점 사장인 김용기 씨는 1976년부터 암벽등반을 시작해 코오롱등산학교에서 대표강사를 지낸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 산악인이다. <밀레>의 김남희 점장 역시 김용기등산학교 출신으로 스승이자 아버지인 김용기 사장의 대를 이어 장비점을 맡고 있다.
▲ 김용기 사장 |
<밀레>의 모든 제품은 물론 <도이터> <바우데> <써미트> 등의 배낭브랜드와 <파이브텐> <바스큐> <트랑고> 등의 등산화 브랜드를 갖춘 <밀레> 매장은 토털 제품을 갖추긴 했지만 배낭과 등산화, 그리고 전문 장비에 좀더 집중하고 있다. 비슷비슷한 장비점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특성화 시키려는 것이다. <밀레> 종로점에서는 전 직원이 전문 등반을 즐기는 산악인들로 구성된 만큼 친절하고 섬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문의 02-2269-6234
<네파> SINCE 2007
다양한 의류로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서른이 안 된 나이에 한 매장의 점장을 맡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산에 다니며 키운 담력과 근성은 매장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산에 자주 다녔어요. 암벽, 빙벽 등 가리지 않고 배웠죠. 처음엔 무섭고 힘들어서 산에 가는 게 싫었지만, 언제부턴가 산에 가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그때부터 산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장비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어요. 4년 정도 <밀레> 종로점에서 근무한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아버지와 형님의 기대에 저버리지 않게 최고의 장비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김용기(왼쪽) 사장, 김동진 점장 |
“고객들의 구매 제품 중 80% 이상이 의류에요. 특히 여성 고객들이 많아졌는데, 올해부터 훨씬 다양한 여성 의류가 나와 고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매장은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적극 수용해서 제품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문의 02-2272-6234
<안나푸르나> SINCE 2008
산에 대한 꿈, 안나푸르나로 현실이 되다
지난 5월 풋풋한 내음을 풍기는 매장이 오픈했다. <안나푸르나>의 선장은 다름 아닌 전현주 점장. 그저 산이 좋아 10대 후반부터 시작한 산행이 인연이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현주 점장은 산에 대해 좀더 알기 위해 1997년 등산학교에 입교했다. 그러던 중 <안나푸르나>의 구인광고를 접했고 그곳에 가면 산과 관련된 일을 하겠구나 싶어 덜컥 지원했다.
그때를 시작으로 산은 그녀에게 꿈이자, 곧 현실이 됐다. 동대문 시장이라는 무림에서 흔치 않은 여자 점장이기도 한 그녀에게 “어렵지 않으세요?”라고 묻자 “산도 그렇지 않은가요?”라며, “멀리서 볼 땐 무섭고 저길 어떻게 오르나 생각하지만 막상 산 속으로 들어가 직접 부딪혀 오르다보면 길이 보인다”고 당차게 말한다.
▲ 전현주 점장. |
안나푸르나, 파타고니아코리아,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를 모두 갖춰 리뉴얼 오픈한 <안나푸르나>는 깔끔한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제품군으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본인이 산에 다녔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경험을 고객들과 나누고 싶다는 전현주 점장은 무엇보다 진심으로 고객을 대할 때 고객도 매장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고 말한다.
“고객들도 사람이에요. 진심인지 다 알죠. 고객이 꼭 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한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찾을 수 있는 단골 매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의 02-2264-7778
<아크테릭스> SINCE 2008
브랜드숍의 초석을 세운 숨은 공로자
“마음고생이 심했죠. 제품 공급업체에서 갑자기 직영점을 차리겠다고 하니 주위의 원성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모임도 자주 열어서 분위기도 아주 좋아졌고요.”
멀티숍이 대거 포진한 동대문 시장에 여러 브랜드숍이 들어서는 데 초석이 된 사람이 바로 <아크테릭스> 직영점의 박충남 점장이다. 지난 4월에 열렸던 단합 체육대회도 그가 적극적으로 도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 가운데 박충남 점장. |
<아크테릭스> 종로점이 직영점이긴 하나 오히려 주위 장비점에서 파는 <아크테릭스> 제품보다 절대 싸지 않다. 단 이곳에 직영점이 생겨 좋은 점은 어떤 제품이든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한 괴짜 손님은 우리 매장에서 제품을 둘러본 후 주위 매장으로 가서 물건을 사는 분도 있더군요. 저희야 어찌됐건 우리 제품을 산거고, 그 매장은 나름대로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겼으니 서로 이득이 된 거죠. 직영점에서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이제는 서로 견제를 하기보다 서로 돕고 사는 공생관계가 되어야 해요.”
<아크테릭스> 종로점에서는 <아크테릭스>를 비롯해 <라스포티바> <매드락> <프라나> 등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문의 02-2266-2513
<쉐펠> SINCE 2008
가장 최근 오픈했지만 인기 급상승
동대문 시장 등산장비점 중에서 가장 최근에 생긴 브랜드숍이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을 듣고 방문하는 손님에, 전화로 주문하는 손님에 직원들이 정신없이 움직인다. <쉐펠> 종로점의 점장을 맡고 있는 최재규 씨는 1990년대 초부터 남대문과 동대문 시장의 장비점에서 일해 온 경력자다. 또한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으로 향한다는 그는 스노보드, 인라인, 자전거 등 무동력 레저를 즐기는 마니아다. 그렇다보니 여기저기 다양한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매장에 제품을 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쉐펠> 종로점의 인테리어는 아주 독특하다. 2층으로 구성된 넓은 공간으로 인해 제품의 수도 다양하지만, 원목으로 마감한 인테리어는 마치 산장에 있는 듯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최재규 점장 |
“일반 산행을 즐기는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앞으로는 전문 산악인들을 위한 전문 등산장비도 다양하게 진열해 놓을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매장의 특징은 손님들이 편하게 구경하고, 옷을 자유롭게 입어볼 수 있도록 공간이 넉넉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고객들이 하나의 제품을 사더라도 여유롭게 매장을 둘러보면서 고를 수 있어요. 고객들이 제품을 잘 사고 잘 사용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쉐펠> 종로점에서는 예솔스포츠에서 전개하는 <하이 8848>을 비롯해 <마무트> <레키> <멜로스> 등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도 만나 볼 수 있다.
문의 02-926-8848
Tip 동대문 시장 등산장비점 쇼핑 노하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