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암장 폐쇄, ‘관리소장의 분풀이’ 주장 제기
설악산 암장 폐쇄, ‘관리소장의 분풀이’ 주장 제기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4.10.08 17:0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찰 중 만난 등반팀에게 무안 당해 결정했다는 소문…대학연맹 등 산악단체 거센 반발

설악산관리사무소가 5일 전격 발표한 암장 폐쇄 공지에 반발하는 산악인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설악산사무소가 영구 폐쇄 조치를 내린 대상지는 울산바위 리지(3개소), 장수대지구 미륵장군봉, 몽유도원도, 천화대 리지 등 4개 암장이다.

▲ 울산바위리지 중 ‘고래등바위’. 사진제공/ 록파티산악회

설악산사무소 재난안전관리TF팀은 “암장이용 허가제관리를 강화하고 불법산행, 자연자원훼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폐쇄 목적을 밝혔지만, 산악인들은 공단의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라고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급작스런 이번 폐쇄 결정에는 백상흠 설악산사무소장의 개인적인 분풀이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설악산 사정에 정통한 한 산악인은 “백 소장이 울산바위 시찰에서 만난 등반팀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설악산 소장이 볼트, 코스 등의 용어를 모르면 되겠냐, 공부 좀 하라’는 식의 무안을 당하자 자존심이 상해 내려진 조치라는 소문이 현지에 나돈다”고 전했다.

▲ 천화대리지. 사진제공/ 정승권

만약 이 소문이 맞는다면 백 소장의 개인적 자존심과 감정을 내세운 즉흥적인 결정이라는 비난과 후폭풍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암장 폐쇄 결정 과정과 소문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설악산 사무소에 연락을 했지만, 소장을 비롯한 주무 부서인 재난안전관리TF팀은 순찰 중이라며 통화를 하지 못했다. 개인 휴대폰도 전원이 꺼진 상태다.

관리공단 측은 “탐방로 출입금지나 통제는 사무소장의 고유 권한”이라며 공단 차원의 결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10일 관리공단과 유관기관·단체간 실무협의회가 열리는데,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며 “폐쇄 조치 취소나 변경, 수정 등의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협의회에는 대한산악연맹, 한국산악회, 한국대학산악연맹, 경찰산악구조대, 119북한산산악구조대 등이 포함되어 있다.

▲ 울산바위리지 등반 중 바위웅덩이에 고인 빗물을 마시는 산악인. 사진제공/ 록파티산악회
한편, 산악단체들은 집단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대학산악연맹(회장 정영목)은 즉각 김동수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연맹 박용희 사무국장은 “설악산 암장뿐만 아니라 북한산 인수봉 등도 폐쇄 거론이 되고 있어 장기전에 돌입해야 할 상황이라 대한산악연맹, 한국산악회 등의 단체들과 함께 공동 대응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오는 10일 비대위 첫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암장 폐쇄 조치 소식을 접한 산악인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을 질타했다. 산악인들은 “공단은 고충 해결보다는 규제와 금지만 일삼고 등산로에 데크 까는 일밖에 없는 조직” “기본 룰을 지키면 어디 가서 사고가 나더라도 문제 삼지 않는 외국과 너무 비교된다” “그렇게 자연훼손이 우려되면 단풍철마다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는 대청봉을 폐쇄하는 게 맞다” “교통사고 난다고 차를 몰고 도로에 나오지 말라는 것과 같다”는 등 평소 관리공단의 행태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불만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산악인은 “천화대는 산악인들의 꿈같은 대상지이자 로망”이라며 “설악산 사무소의 일방적인 이번 조치는 부당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 천화대리지 등반 중 휴식하는 산악인들. 사진제공/ 정승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김정배 2016-11-08 13:12:19
마시면 배탈 나는데. 고인물이라.
자유가 없어. 이 나라는. 보면 다 개인이나 집단들의 이기심 땜에 그런 것 같애. 다 썩은 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