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사무소, 철거계획 아직 모른다…산악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주장도 나와
북한산 백운산장이 3년 후에 국유 재산으로 귀속될 예정이다. 현재 백운산장 건물은 산장을 운영하는 이영구씨, 땅은 국가 소유로 되어 있다. 북한산사무소 탐방시설과 김준석 팀장은 “오는 2017년 상반기쯤 산장 건물은 환경부에 귀속돼 국유 재산으로 등록된다”면서 “귀속 근거는 이영구 선생이 과거 국고 기부 체납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 올해 설립 90주년이 되는 북한산 백운산장. 사진 박성용 부장 |
▲ 한평생 산장과 더불어 살아온 이영구씨. 사진제공/ 이수용(한국산서회 고문) |
김 팀장은 백운산장 위치는 하산이 1시간 안팎으로 가능한 지점이라 산장의 기능과 역할이 예전보다 많이 축소되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산장 역사와 인수봉 구조 활동시 거점 역할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산악인들의 우려를 전하자 김 팀장은 “백운산장은 중장기적으로는 대피소 역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2016년에 일부 시설물을 보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7월에는 인수야영장을 폐쇄하고 야영객들은 백운산장 2층의 숙박 공간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악계 일각에선 백운산장은 산악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산서회 이수용 고문(전 우이령보존회 회장)은 “백운산장은 문화재 가치뿐만 아니라 산악인들의 정신적 고향”이라면서 “우이산장, 인수산장, 보문산장 등 유서 깊은 산장들이 다 철거되고 사라져 안타깝다. 북한산에서 유일하게 남은 백운산장은 산악인과 산악단체들이 나서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대째 산장지기를 해오고 있는 이영구씨는 인간문화재로 지정받아도 될 만한 인물”이라면서 “올해가 백운산장 설립 90주년이 되는 해인데, 여러 문화행사를 하고 싶지만 혼자서 하기엔 벅차다”고 아쉬워했다.
▲ 이영구씨의 부인 김금자씨. 사진 박성용 |
▲ 대한산악연맹 기관지 ‘산악인’ 1974년 1월호에 실린 이영구·김금자 부부와 어머니. 사진제공/ 안일수(서울시산악연맹 부회장) |
백운산장은 이해문씨가 1924년에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1호 산장이다. 한국전쟁 때 소실됐지만 1959년 서울산악회 회원들이 나서서 1960년 11월 새로 지었다. 이후 1992년 화재로 내부가 불에 타자 산악인들이 건축자재들을 직접 산으로 실어 날라 지금의 대피소를 만들었다. 또 1983년 경찰산악구조대가 출범하기 전까지 산악사고를 전담 처리하는 역할도 했다. 한자로 새겨진 백운산장 현판은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의 글씨다. 현재 백운산장은 3대 이영구(84세)·김금자(74세)씨 부부와 4대 아들 이건(51세)씨가 매점과 산악인들의 잠자리를 제공하는 산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이 쓴 백운산장 현판. 사진 박성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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