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위기 북한산 백운산장…2017년 환경부에 귀속
존폐 위기 북한산 백운산장…2017년 환경부에 귀속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4.10.30 13: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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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사무소, 철거계획 아직 모른다…산악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주장도 나와

북한산 백운산장이 3년 후에 국유 재산으로 귀속될 예정이다. 현재 백운산장 건물은 산장을 운영하는 이영구씨, 땅은 국가 소유로 되어 있다. 북한산사무소 탐방시설과 김준석 팀장은 “오는 2017년 상반기쯤 산장 건물은 환경부에 귀속돼 국유 재산으로 등록된다”면서 “귀속 근거는 이영구 선생이 과거 국고 기부 체납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 올해 설립 90주년이 되는 북한산 백운산장. 사진 박성용 부장

▲ 한평생 산장과 더불어 살아온 이영구씨. 사진제공/ 이수용(한국산서회 고문)
국유 재산으로 귀속된 이후 백운산장의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김 팀장은 “20년 이상 지난 건물이라 안전진단을 받은 후 개보수를 할 것인지, 기존 범위 안에서 활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건물 철거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백운산장 위치는 하산이 1시간 안팎으로 가능한 지점이라 산장의 기능과 역할이 예전보다 많이 축소되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산장 역사와 인수봉 구조 활동시 거점 역할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산악인들의 우려를 전하자 김 팀장은 “백운산장은 중장기적으로는 대피소 역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2016년에 일부 시설물을 보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7월에는 인수야영장을 폐쇄하고 야영객들은 백운산장 2층의 숙박 공간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악계 일각에선 백운산장은 산악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산서회 이수용 고문(전 우이령보존회 회장)은 “백운산장은 문화재 가치뿐만 아니라 산악인들의 정신적 고향”이라면서 “우이산장, 인수산장, 보문산장 등 유서 깊은 산장들이 다 철거되고 사라져 안타깝다. 북한산에서 유일하게 남은 백운산장은 산악인과 산악단체들이 나서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대째 산장지기를 해오고 있는 이영구씨는 인간문화재로 지정받아도 될 만한 인물”이라면서 “올해가 백운산장 설립 90주년이 되는 해인데, 여러 문화행사를 하고 싶지만 혼자서 하기엔 벅차다”고 아쉬워했다.

▲ 이영구씨의 부인 김금자씨. 사진 박성용

▲ 대한산악연맹 기관지 ‘산악인’ 1974년 1월호에 실린 이영구·김금자 부부와 어머니. 사진제공/ 안일수(서울시산악연맹 부회장)
한편 산악인들은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백운산장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한 산악인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환경오염, 안전문제를 명목으로 내세워 기존 산장들을 철거한 후 여론이 잠잠해지면 나중에 자기들이 그 자리에 건물을 크게 지어 장사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면서 “백운산장의 운명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백운산장은 이해문씨가 1924년에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1호 산장이다. 한국전쟁 때 소실됐지만 1959년 서울산악회 회원들이 나서서 1960년 11월 새로 지었다. 이후 1992년 화재로 내부가 불에 타자 산악인들이 건축자재들을 직접 산으로 실어 날라 지금의 대피소를 만들었다. 또 1983년 경찰산악구조대가 출범하기 전까지 산악사고를 전담 처리하는 역할도 했다. 한자로 새겨진 백운산장 현판은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의 글씨다. 현재 백운산장은 3대 이영구(84세)·김금자(74세)씨 부부와 4대 아들 이건(51세)씨가 매점과 산악인들의 잠자리를 제공하는 산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이 쓴 백운산장 현판. 사진 박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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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eul 2019-07-23 14:10:45
그렇지만 명백한 국유지에 사인의 산장을 존재시키려하는 것은 여러 이유를 들어도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닌가요? 국가에서 인수해서 유지해도 되는거 아닌가요? 설령 문화재 가치가 있다고 해도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보수든 철거든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구요. 산 좋아하는 산사람이지만 이 논쟁의 초점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