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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산악단체 간담회…“우리가 들러리냐” 거센 항의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입장 밝혀…암장 이용 등 나머지 안건은 협의체 구성해 토론키로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4.12.04 17:31
  • 호수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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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산행문화 정착을 위한 환경부-산악단체 간담회가 4일 서울 마포구 국립공원관리공단 본부에서 열렸다. 이날 환경부에선 자연보전국장·담당사무관, 공단은 공원환경처장·안전방재처장·시설처장·탐방문화부장, 산악단체는 대한산악연맹·한국산악회·서울시산악연맹·한국대학산악연맹·한국등산연합회 관계자 등 양측 모두 30여 명이 참석했다.

   
▲ 4일 국립공원관리공단 본부에서 열린 환경부-산악단체 간담회. 사진 박성용 부장

   
▲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
이번 간담회를 주재한 환경부 남광희 자연보전국장은 “국립공원 관리정책의 수립·집행 과정에 공원관리청과 산악단체 간 소통 및 협력이 필요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산악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국립공원 관리정책의 수립·집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배포한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대피소 시설확충 및 운영개선 방안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Slow Park’ 조성방안 △설악산 삭도설치 추진현황 △입산시간 지정제 운영현황 △암장이용 개선방안 등 5개 안건이 올라왔다.

모두 발언에 나선 서울시산악연맹 이철주 대외협력위원장은 “안건 하나 갖고도 1년을 협의해도 모자라는 판에 불과 1시간에 5개 안건을 토론하자는 것은 정책 집행을 강행하기 위한 면피용 자리이자 산악단체들을 들러리로 내세운 것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놓고 나중에는 언론이나 외부에 관련 단체들의 의견수렴을 마쳤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남 국장은 “공단과 산악단체 간의 불신과 오해가 이렇게 깊은 줄 몰랐다”면서 “불편하게 해드려 송구스럽다. 그런 의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간담회를 주재한 환경부 남광희 자연보전국장.
이날 간담회는 산악단체들의 공단에 대한 불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자리였다. 발언에 나선 산악인들은 규제와 금지만 일삼는 공단의 행정편의에 빠진 사업과 정책들을 날선 목소리로 비판했다.

한때 서로 얼굴을 붉힐 만큼 분위기가 험악해졌지만, 남 국장의 사태 수습과 서울시산악연맹 조규배 회장의 안건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 한국대학산악연맹 김동수 자문위원의 가장 중요한 안건은 케이블카 추진현황이므로 암장이용 개선방안 등은 추후 토론하자는 제의에 일단락되었다. 이 과정에서 산악단체들은 케이블카 설치 반대가 기본 입장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한편 케이블카 설치 추진현황 설명에 나선 남 국장은 “현재 강원도와 양양군이 추진하는 오색~끝청 노선은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산양 서식지도 피해야 하고 정상과 연결도 안 되어야 한다. 그래서 고육지책이다. 케이블카 설치공사는 상부 스테이션과 산 정상이 연결되지 않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부역에 내려서 주변을 산책하고 다시 내려가도록 구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상부역이 끝청 아래 지점에 설치될 예정이므로 기존 한계령~끝청~대청봉 등산 코스는 그대로 개방된다”고 답했다. 

   
▲ 환경부·국립공원관리공단 참석자들.

케이블카 예정 노선이 설악산에서 가장 볼거리가 없는 곳인데 나중에 이용객이 줄고 불만이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에 “경관이 좋은 외설악 쪽은 권금성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그래도 장애인과 고령자에게는 나쁘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정부측 관계자는 간담회가 끝난 후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공사 완료 시기는 2018년 상반기가 목표라고 귀띔했다.

이날 간담회는 토론 시간이 짧아 산악단체들의 의견이나 제안에 남 국장이 듣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암장이용 개선방안은 별도 협의체를 만들어 방안을 찾자, 일본식 한자표기인 삭도 대신 쉬운 단어를 사용하자, 대피소의 응급처치 기능 강화, 대피소 주변 비박 허용, 백두대간 폐쇄 구간 허용, 입산시간 지정제 북한산과 도봉산 예외 적용 등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 산악단체 참석자들.
   
▲ 모두 발언을 하는 이철주 서울시산악연맹 대외협력위원장.

   
▲ 간담회에 참석한 산악단체장들. 왼쪽부터 한국등산연합회 이기창 회장, 대한산악연맹 이인정 회장, 서울시산악연맹 조규배 회장.

중간에 이철주 위원장은 “탐방이라는 개념으로 산악인들을 보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서울시산악연맹 서우석 조직이사는 “인수야영장 상단 화장실 때문에 아래쪽 먹는샘물이 오염될 수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서 이사가 제기한 인수야영장의 일방적 폐쇄와 백운산장 숙박 유도 방침의 문제점은 나중에 논의하기로 했다.

   
▲ 한국산악회 안전대책위원회 박용현 이사.
마지막 발언에 나선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산악단체들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는 끝까지 반대 입장이다. 한국의 산악인 위상이 국제사회에서 대단하다. 내년에는 국제산악연맹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산에서 죽고 다치기 때문에 다니지 말라는 것은 유치한 발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오늘 이 자리는 간담회이지 토론의 장은 아니다. 안건별로 협의체를 구성해 실무토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산악인들은 요즘 변기를 갖고 바위에 올라가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하지 말라는 통보는 건방진 태도”라며 “산악인들의 의견들을 다 들어줄 순 없겠지만 분위기를 알고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을 마쳤다.

남 국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암장이용의 기본 방향은 양측이 힘을 합쳐서 사고를 줄이는 것에 있다. 협의체를 구성해서 공단하고 협의하도록 하겠다”면서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 서로 도움이 되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사전에 공지가 없었고 날짜도 변경됐을 뿐만 아니라 행사 준비 관계자가 환경부 국장이 참석하니까 3개 산악단체장들도 나오라고 강요해서 빈축을 샀다.

   
▲ 이인정 회장의 질문에 답변하는 남광희 국장.

박성용 부장  bombom@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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