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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바꾼 주거 트렌드
바이러스가 바꾼 주거 트렌드
  • 김경선
  • 승인 2021.12.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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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로 달라진 삶 4

잠만 자던 공간이 팬데믹 이후 휴식과 업무(학업)를 동시에 해결하는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하면서 주거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최근 2년간 만큼 집에 오래 머물렀던 적이 있나’ 싶다. 9 to 6의 직장생활 탓에 낮 시간은 대부분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고, 어둠이 내려앉은 이후에야 집에 돌아가곤 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후 하루 종일 집 안에만 머무는 나날이 계속됐다. 하루 이틀이야 편안함에 빠져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듯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갇혀있는 듯 갑갑한 기분이 밀려들었다. 심지어 아이들도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남편마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면 네 식구가 학업과 업무 공간을 찾아 좁은 집을 맴돌아야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잠만 자던 공간이 팬데믹 이후 휴식과 업무(학업)를 동시에 해결하는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하면서 주거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의 거주 인구는 약 920만 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살아가는 서울은 국내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다. 서울뿐만이 아니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밀려든 사람들로 도시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당연히 원하는 만큼의 주거공간을 영유하며 살아가기 힘든 사회다.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변화하고, 나아가 1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도시의 주거 선호도는 중형에서 소형 평수로 넘어갔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등장은 주택 선호도의 반전을 가져왔다. 최근 몇 년간 소형 평수의 주택이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 이후 대형 평수로 분류되는 86㎡ 이상 아파트 거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50% 증가했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나 원격수업 등으로 집을 사용하는 용량이 155% 늘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비해 집이 1.5배 커져야 된다는 이야기다. 코로나19는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사적인 공간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고, 테라스나 발코니가 있는 주거지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의 규모만큼이나 주변 환경에 대한 요구도 늘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자사 앱 이용자 1천5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주거공간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지·외부구조 요인을 조사한 결과 ‘쾌적성-공세권·숲세권’을 선택한 응답자가 전체의 31.6%로 교통 편의성(12.7%), 직주근접(4.9%), 교육환경(4%) 등 전통적인 주거 선호요인을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의 제약이 뒤따르자 주거지와 가까운 공원이나 문화시설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 거주지에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면서 주거의 쾌적성이 주목 받고 있다.

집이라는 공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지난해 41조5천억원 규모의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시장은 올해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노후화된 주택의 리모델링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가구 및 가전제품을 교체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늑하고 개성 넘치는 나만의 집에 대한 열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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