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아이 러브 제주 ① 하이킹
KOREA TRAVEL|아이 러브 제주 ① 하이킹
  • 글 박소라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4.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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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올레 갈래요!”
올레길 유모차 구간…해안·마을길 따라 2~5km 이어져

▲ 성산항에서 섭지코지 방면으로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유채밭.

어린 아기도 제주 올레를 갈 수 있다. 바로 포장도로를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 유모차·휠체어 구간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완공된 제주 올레는 모두 21개 코스. 유모차로 갈 수 있는 길은 1코스 종달리 옛 소금밭~성산항(5.5km), 4코스 해비치호텔~가마리개 쉼터(5km), 5코스 국립수산과학원~조배머들코지(2km), 6코스 쇠소깍~보목포구, 8코스 논짓물~대평해녀공연장(3.7km), 10코스 사계포구~송악산주차장(5.5km), 10-1코스 가파도 전 구간(5km), 12코스 엉알길 입구~자구내포구(1km), 14코스 일성콘도~금릉으뜸원해변입구(2km), 17코스 도두봉 내려오는 길~용연다리 입구(5.1km) 등 총 10개 구간이다. 이중 가장 걷기 좋고 볼거리가 많은 4개 코스를 소개한다.

▲ 협재해수욕장의 유명세에 가려 조용하고 한적한 금릉해수욕장.

▲ 은빛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한 협재해수욕장.

쪽빛 바다가 눈부신 바당올레
▲ 올레길 유모차 구간은 대부분 해안가를 따라 포장된 도로 구간으로, 어떤 코스를 선택해도 푸른 바다를 만나게 된다.
제주 올레 유모차 구간은 대부분 해안가를 따라 포장된 도로로, 어떤 코스를 선택해도 푸른 바다를 만나게 된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에서 시작하는 1코스는 제주 올레가 시작된 최초의 코스인 만큼 풍광이 뛰어난 구간이다. 유모차 올레길은 종달리 옛 소금밭을 출발지로 삼으면 된다. 맨 끝을 뜻하는 ‘종달(終達)’은 제주의 동쪽 끝자락 마을로 예부터 소금생산지로 유명했다. 지금은 소금밭 대신 갈대밭이 자리하고 있다.

1코스 유모차 올레의 백미는 종달~시흥 해안도로다. 제주도 해안도로 중에서 가장 길면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길이다. 쪽빛 바다와 소가 드러누운 모습의 우도를 바라보며 걷다보면 오징어가 줄줄이 널린 목화휴게소가 나타난다. 해물라면이나 한치, 준치, 올레꿀빵 등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가까운 시흥 해녀의 집은 조개죽과 전복죽이 별미다.

해안도로가 끝나는 성산갑문을 건너 성산항으로 가면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천진항 또는 하우목동항행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갈 수 있다. 우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종달~시흥 해안도로 구간이 동부 해안의 백미라면 서부 해안의 압권은 단연 협재해수욕장~금릉해수욕장(금릉으뜸원해변) 구간이다. 은모래빛 백사장과 쪽빛 바다, 그림 같은 비양도가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하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협재해수욕장과 금릉해수욕장은 야자수가 늘어선 도로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 1코스 올레길과 이어진 풍경 좋은 산책로.

구석구석 볼거리 많은 유모차 구간
제주 올레는 해안길 외에도 숲길과 오름길, 마을길로도 이어진다. 절경이라 불리는 큰엉 산책로에서 시작하는 제주 올레 5코스는 동백나무 군락지로 이름난 위미2리를 거친다. 도지정 기념물 39호로 지정된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지는 17세 되던 해 이 마을로 시집온 현병춘 할머니가 평생 동안 가꾼 숲이다. 해초를 캐고 품팔이를 해서 어렵게 모은 돈 35냥으로 사들인 황무지에 모진 바람을 막기 위해 심었던 것이 지금은 500여 그루에 이른다고 한다.

꽃송이째 후드득 떨어진 동백꽃으로 붉게 물든 돌담길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붙임성 좋은 동네 개들이 뛰어나와 반갑게 맞아준다. 마을을 빠져나와 해안을 따라 걸으면 위미항에 닿는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우뚝 선 기이한 기암괴석을 볼 수 있다. 이 바위가 바로 5코스 유모차 길의 종점인 조배머들코지다.

▲ 꽃송이째 후드득 떨어진 동백꽃이 길가에 가득한 위미리.

▲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지에 가면 붙임성 좋은 동네 개들이 뛰어나와 반갑게 맞아준다.
▲ 봄이면 길가에 떨어진 동백꽃이 위미리 마을을 붉게 물들인다.

▲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지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돌담길.

명품 올레로 알려진 10코스 유모차 구간은 화순리에서 송악산으로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용머리해안, 사계화석발견지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산방산 아래 자리한 사계포구에 서면 남쪽으로 약 1.5km 떨어진 형제섬이 보인다. 이 섬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일출·일몰 명소로, 서로 형제처럼 나란히 마주보고 있다고 해서 이름이 유래한다.

천연기념물 제464호로 지정된 화석발견지에는 1만5000년 전 사람과 코끼리, 새 등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 빨간 등대와 그 너머로 보이는 송악산도 풍경이 일품이다. 송악산 입구에서 산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오르는 길은 험하지 않아 3~4살 정도 아이라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송악산 정상에 서면 한라산과 산방산, 마라도와 가파도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렇게 아이와 함께 제주 올레의 풍광을 맛보다 보면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비싼 유모차를 탄다고 아이가 행복한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 1만5000년 전 사람과 동물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사계화석발견지.

▲ 위미리 마을을 빠져나와 해안을 따라 걸으면 위미항으로 길이 이어진다.
▲ 명품 올레로 알려진 10코스 제주 올레에 속하는 송악산 입구.
 

Mini Interview
이병한 유모차여행 대표
“아이가 편해야 엄마가 편합니다”

지난 2009년 설립한 유모차여행은 제주도에 처음으로 탄생한 유아용품 전문 대여업체다. 이병한 대표는 “카시트와 욕조 등 부피가 커서 제주도에 가져오기 힘들지만 아이에게 꼭 필요한 용품들을 대여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우리의 목표는 엄마와 아이가 제주도 여행을 좀 더 편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부분의 업체가 렌트카로 매출을 올리다보니 유모차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유모차여행은 한 번 대여한 제품은 일일이 분해해 전문 세탁업소에 맡겨 유모차 전용 자외선 살균기를 이용해 소독까지 마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을 거치는 데만 일주일이 걸린다고 한다. 또한 유모차 전문기업 스트롤러를 통해 철저한 제품관리로 안정성을 높였다.

“아기가 편해야 엄마가 편합니다. 아기를 위해 깨끗하게 준비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제주도를 여행해보세요. 아기가 말은 못하지만 자연은 느낄 수 있답니다.”

유모차여행 이용안내

유모차여행은 제주공항 길목에 위치한다. 주소는 제주시 용담2동 1590-3번지. 유모차·카시트 대여료는 인터넷 카페(www.jejui.net)를 통해 사전 예약 시 1일 5000원. 당일 대여 시 6000원이다. 유모차와 카시트를 3일 이상 신청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의 064-743-6578.

<제주 올레 유모차 구간 안내>
1코스 종달리 옛 소금밭~성산항(5.5km)
시작점: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814-5
제주 올레가 생겨난 첫 코스인 만큼 풍광이 뛰어나며 전 구간이 포장돼 있어 쉽게 걸을 수 있다. 특히 종달~시흥 해안도로는 제주도 해안도로 중에서 가장 길면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길이다.


5코스 국립수산과학원~조배머들코지(2km)
시작점: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785-1
바다와 마을 풍경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코스로 붉은 동백꽃이 길 위를 수놓는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지가 운치 있다. 다만 위미2리 포구 해안길 부근은 유모차가 지날 수 없으므로 마을길로 우회해야 한다.

10코스 사계포구~송악산주차장(5.5km)
시작점: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2147-36
형제섬이 바라보이는 사계 바다를 거쳐 송악산 입구에 이르는 해안도로로 대부분 평지로 이어져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형제섬은 제주에서도 손꼽히는 일출·일몰 명소. 사람과 동물 발자국 화석이 남아있는 사계화석발견지도 볼거리다.

 
14코스 일성콘도~금릉으뜸원해변입구(2km)
시작점: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1625
아름답기로 유명한 협재해수욕장과 금릉해수욕장을 연결한 길로 비양도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두 해수욕장은 야자수가 늘어선 도로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바다 수심이 얕아 여름철 아이들 물놀이를 겸해 걷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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