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경영’ 성공한 브랜드는?
‘날씨 경영’ 성공한 브랜드는?
  • 아웃도어뉴스
  • 승인 2011.06.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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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02

▲ 〈쿨맥스〉 땀을 빨리 흡수해 빨리 마르게 하는 특성 때문에 여름용 소재를 대표하고 있는 〈쿨맥스〉

〈유니크로> 〈헬리한센> 등 선두 업체로, 〈EMS>도 인기

의류 업체 경영에 중요한 내부적인 요인으로는 인력 관리지만 외부적인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날씨 경영이다. 지난해 겨울 예상치 못했던 혹한과 폭설로 10년 만에 다운, 패딩, 인조 가죽 등 겨울 상품을 맘껏 팔았다는 업체가 크게 늘었다. 겨울 특종 상품이 평년보다 20% 이상 높은 90%대 판매율을 기록해 오히려 사장님에게서 물량 기획 실패에 대한 심한 추궁을 받았다는 실무자는 올겨울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춰 그동안 우스갯소리로만 들리던 “의류 장사 잘하려면 하느님과 친해야 한다”는 말이 더욱 실감나는 말이 되고 있다. 국내에는 날씨를 기획, 생산, 유통 부문에 적용하는 일은 아직 초창기 단계지만 점차 활용 범위가 다양해지고 폭도 넓어지고 있다.

▲ 간절기 아이템 개발로 일약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일본의 〈유니크로〉

〈유니크로〉 성공 비결, 날씨와 소재
날씨 경영으로 성공한 브랜드와 실패한 브랜드를 거론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기업은 바로 영국의 막스앤스펜서와 일본의 유니크로다. 몇 년 전 영국의 의류 유통 업체 막스앤스펜서의 CEO가 사임한 이유가 날씨 경영 때문이었다. 회사 경영자는 그 당시 CEO를 주주총회에서 날씨의 위험을 간과한 채 무모하게 의류 생산량을 늘려 고스란히 재고로 남게 만들어 회사 매출액 및 순이익의 감소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해임했다. 날씨를 탓하는 CEO는 가장 무능한 경영자라는 것이 해직의 가장 큰 이유였다.

반면 일본 유통 업체 유니크로는 지난 2000년 초 최단 기간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은 의류를 판매한 업체로 세계 기네스북에 올랐다. 가을 간절기 대표 상품인 폴라플리스 1개 아이템으로 2,000만 장을 생산해 불과 2주 만에 모두 판매했기 때문이다. 간절기가 쌀쌀하면서 유난히 길어질 것이라는 장기 기상 정보를 접한 유니크로는 이 자료를 활용해 상품 기획에 적용해 정확히 맞췄다. 총 500개 유니크로 매장에서 1벌에 소비자가격 1,900엔 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각 매장마다 인산인해를 이뤘을 정도였다. 이런 점 때문에 유니크로는 날씨를 상품 기획에 반영하고 있는 가장 성공한 업체로 꼽히고 있다.

▲ 유니크로 대표상품인 폴라플리스 제품.

가을 제품 성공 이후 유니크로는 여름에도 기능성 제품 공급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라이크라〉 등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한 팬츠와 〈쿨맥스〉와 같은 흡습 속건 소재를 활용한 셔츠를 만들었다. 예년과 달리 유난히 일조량이 많고 더운 날이 많아 상품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팬츠 2,9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무엇보다도 폭발적으로 판매를 일으킨 원인이지만 그 이면에 올 여름은 무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돼 기능성 제품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맞았기 때문이다. 또 온도 조절 기능을 지닌 〈아웃라스트〉 소재를 적용한 티셔츠를 간절기 상품으로 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니크로〉의 성공 원인은 날씨를 미리 예측해 이런 날씨에 맞춰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접목한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유니크로〉는 간절기 상품을 전문적으로 전개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월마트, 데이터웨어 하우징으로 성공
〈헨리한센(Helly Hansen)〉은 유통 부문에서 날씨 정보를 적절히 적용해 성공한 사례로 뽑히는 경우다. 노르웨이 머린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헨리한센〉이 미국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노스페이스〉〈마모트〉 등과 쟁쟁한 브랜드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차별화 요인이 필요했다. 이점에 착안한 〈헨리한센〉은 북유럽인 노르웨이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입을 수 있는 전천후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올웨이즈 웨더웨어(Always Weather Wear)를 어필하는 정책을 고수했다. 상품 차별화와 함께 매장에서 웨더 마케팅을 시도했다. 매장에 자동화된 기상 모니터링 장비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측정한 외부의 기후 변화에 맞춰 매장의 외출복 진열을 수시로 바꿔주는 방법을 적용했다. 특히 날씨 변화에 맞춘 의류 겹쳐입기 코디네이션 기법을 활용해 날씨에 따라 진열되는 의류를 수시로 간편하게 바꿔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이런 시도를 통해 이미지를 크게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수시로 변하는 날씨에 맞춰 적절하게 입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에 심었다.

▲ 다양한 아웃도어 환경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고어텍스 소재
아웃도어 유통 업체 EMS(Eastern Mountain Sports) 역시 날씨에 맞춰 다이렉트 메일을 고객에게 발송할 시기를 판단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 이것은 날씨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막대한 재고를 기록한 과거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팀버랜드〉 역시 기온과 기후에 맞춰 미국 내에 있는 매장을 한달에 한번 이상 리뉴얼하면서 고객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다. 월마트의 데이터웨어(DW) 하우징은 이미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난 62년 설립된 월마트는 미국 전체 총 3,0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각 매장마다 주요 고객층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매출을 극대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데이터웨어 하우징이라는 최신 컴퓨터 경영기법을 활용해 기업 내 흩어져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종업원 누구나 활용 가능하도록 만든 방법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성공적인 ERP(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로 볼 수 있지만 날씨와 관련된 통합 자료를 활용해 판매율을 높이는 방식은 모범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비 오는 날 빨간 립스틱보다 자줏빛 립스틱이 더 많이 팔리고 중년 여성보다는 20대 여성들이 더 많이 찾는다는 경향이 분석되면 이에 맞춰 장마철이 오기 전 자줏빛 립스틱을 20대 여성을 타겟으로 진열하는 방법이다. DW시스템은 낮 동안 매장과 카드계산대를 거처 지나간 상품과 신용카드 정보를 밤새 분류해 항목대로 뽑아 놓은 작업을 한다. 월마트가 자랑하는 것으로 그동안 매장의 계산대를 거쳐간 상품 판매 정보를 모은 고객정보가 75조 바이트라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축적돼 있다는 것이다. DW구축을 통해 월마트는 고객중심의 마케팅뿐 아니라 재고량 감소에 따른 영업 손실 방지, 신규 영업 기획 포착, 정보 산출 비용 절감 등을 하고 있다. 물론 날씨와 관련된 일련의 마케팅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의 백화점인 시어즈(Sears)은 지난 94년부터 데이터웨어를 도입한 후 불과 1년 만에 수익률이 2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화승을 비롯해 FnC코오롱 등에서 초보 수준의 날씨 정보 업체로부터 자료를 받아 웨더마케팅을 진행 중이나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날씨를 파악해 이에 따른 상품 기획을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날씨로 성공하는 브랜드와 기업의 특징

1 날에 따라 변하는 고객의 심리를 활용한다
날씨는 인간의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소비자가 각종 구매 의사를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비가 올 때, 눈이 올 때,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일 때 각종 기상 현상별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는 판이해진다.

2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장기적인 날씨 패턴을 주목한다 
지금 유망한 사업이지만 날씨 때문에 10년 후에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업종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날씨 패턴 중 하나가 지구 온난화 현상이다. 

3 날씨를 최고의 영업 사원처럼 다룬다
날씨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다. 매일 들이마시는 공기처럼 소홀하게 지나처서는 안된다. 따라서 날씨와 따로 가는 영업은 그만큼 힘들어 진다.   

4 재고량과 생산량은 날씨 정보를 활용해 결정한다 
예상되는 날씨 패턴에 맞춰 적정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날씨에 따라 수요량 변화가 큰 품목은 날씨 예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재고량 조절도 마찬가지. 적절한 수요량 예측을 하지 못해 적게 만들거나 많이 생산할 경우 그 회사의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5 1년 365일 날씨 활용 방안을 미리 수립한다
날씨는 단 하루도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날씨를 활용하는 방안도 수시로 달라진다. 미국의 유통 업체들은 1년 전에 연간 날씨 마케팅 전략을 미리 수립한다. 날씨를 365일 내내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에서다. 
6 날씨 친화형 상품을 개발한다
날씨 흐름에 맞게 개발된 상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새로운 날씨 패턴으로부터 비롯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필요성을 보다 잘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7 해외 시장 개척은 유사한 날씨의 지역끼리 묶어 활용한다 
비슷한 날씨를 보이는 지역의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군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결국’날씨는 필요의 어머니’라는 얘기. 한 지역에서 날씨 민감 상품으로 성공할 경우 유사한 기후를 보이는 다른 지역에서 히트할 확률이 높다.

8 날씨 때문에 입을 수 있는 손해는 미리 방지한다
날씨 예측이 불가능해 개인 혹은 회사가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져서는 금물. 따라서 기업은 날씨로부터 입을 수 있는 최악의 피해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9 궂은 날씨도 유리하게 활용할 줄 안다
궂은 날씨가 무조건 기업 활동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 활용하기에 따라서 최악의 악천후도 더 없이 좋은 무형자산으로 바뀔 수 있다. 사고의 역발상은 날씨와 비즈니스에서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경영의 지혜다.    

*자료 : 날씨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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