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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중정을 품은 찻집, 밀월
작은 중정을 품은 찻집, 밀월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0.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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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여유 1

한성대입구역 큰 길가에서 한 블록 안쪽, 작은 골목에 자리한 카페. 오래된 회색빛 주택과 상점 사이로 붉은 벽돌과 원목의 조화가 멋스러운 외관이 유독 눈에 띈다. 나무로 만든 빈티지한 문 사이로 향긋한 차 향기가 새어 나오는 차 카페, 밀월이다.

밀월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비단 ‘찻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했는데, 기와와 중정, 서까래, 마루까지 옛 모습을 최대한 살렸다. 깔끔하고 정갈하게 꾸며진 실내공간을 지나 한 번 더 문을 열면 아담한 중정이 펼쳐진다. 그 안에는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오디나무가 있다. 낮은 마루에 걸터 앉아 얼음을 동동 띄운 차 한 잔을 마시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절로 차분해지는 공간이다.

세련된 카페가 즐비한 성북동에 찻집을 오픈한 이유는 젊은 층에게도 차가 주는 고유의 힐링을 알리고 싶어서다. 고민 끝에 내놓은 답은 캐주얼 티. 말린 과일과 꽃을 블렌딩해 만드는데, 감성을 자극하는 비주얼이나 은은하고 깔끔한 맛이 젊은 층의 눈과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디저트도 차와 어울리는 것들로 준비했다. 말차통통, 바닐라푸딩, 물양갱, 자몽절임 등 밀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 디저트다. 그중에서도 슴슴한 녹차 푸딩에 달달한 팥 앙금이 곁들여 나오는 말차통통을 추천한다. 푸딩을 한 숟갈 떠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데, 그때 풍기는 녹차 향이 일품이다. 시럽을 넣지 않고 녹차 본연의 쌉싸름하면서도 담백한 매력을 살려 만들었다.

차를 주문할 땐 여유도 함께 주문해야 한다. 차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 내려야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는 자만이 맛있는 차를 마실 수 있다. 주문과 동시에 나오는 프랜차이즈 카페에 익숙해 긴 기다림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밀월의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차를 내리는 동안 감도는 자연의 향을 만끽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난다.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로13가길 71
12:00~22:00(월요일 휴무, 일요일 비정기 휴무)
리프 티(Leaf Tea) 5천원, 말차통통 5천원

@millwall_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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