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 갈 곳 잃은 마음을 달래 준 건 산 뿐이었네”
“IMF로 갈 곳 잃은 마음을 달래 준 건 산 뿐이었네”
  • 오대진 기자
  • 승인 2017.02.04 06: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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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현황과 과제 - Part1. 아웃도어 브랜드 성장기

아웃도어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레드오션을 넘어 치킨게임으로까지 번진 아웃도어 업계가 점점 그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현재를 관통하고 있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반면 그 속에서 남다른 기업 철학으로 불황을 기회로 삼은 모범 사례도 존재한다. [아웃도어]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시작은 브랜드 지적도, 이어 흥망성쇠와 침체 원인,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뛰고 있는 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위기의 돌파구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우선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짚고 넘어가자. 1960~70년대 태어난 레드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 등이 국내 아웃도어 1세대 브랜드다. 급격한 성장세는 아이러니하게도 ‘IMF 사태’ 이후다. 1997년 터진 IMF 사태에 수많은 직장인들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렸다. 집에서 나오는 길은 출근길이었지만, 막상 나오면 갈 곳이 없었다. IMF를 겪은 한 직장인은 당시를 회상하며 “PC방조차 갈 수 없었다. 갈팡질팡하던 대부분의 이들이 선택한 것이 산이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반강제로 등산에 취미를 갖기 시작한 이들이 많아졌다. 국내 경제상황이 호전된 뒤, 이들은 구매력 높은 소비자로 변신했고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급성장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등산 붐이 일었다.

같은 시기 등장한 노스페이스는 성장세에 날개를 달아줬다.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들여온 영원아웃도어는 2003년부터 무려 11년간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1인자로 군림했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빅4’로 불리는 블랙야크와 K2, 네파, 코오롱스포츠 역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활황기를 이끌었다. 1990년대 초중반 1000억원 수준이던 시장규모는 2000년대 중반 1조원을 돌파, 10년 만에 10배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1년 4조3510억원, 2014년 7조1600억원을 넘어서며 황금기를 보냈다.

한 여름에 다운점퍼 재고 정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8조원까지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이미 터질듯 과부하가 진행된 시장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2015년 6조8000억원으로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했고,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6조원(업계 추정치)으로 그 몸집을 더 줄였다. 이마저도 40~50%를 넘어 70%에 달하는 이른바 ‘재고떨이’를 감행해 달성한 수치로 각 브랜드들의 실제 영업이익은 더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꽤 유명세를 타던 브랜드들의 철수 소식은 이를 대변한다.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국내 토종 브랜드, 라이센스 브랜드, 수입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 4가지 테마로 정리했다.

고속도로휴게소에도 아웃렛 형태의 아웃도어 매장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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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영 2017-09-18 23:51:19
정말로 IMF가 아웃도어의 성장을 도왔다고 생각 하나요? 세계적인 추세로 웰빙을 따라간게 아닌가 하는데... 그리고 요즘은 아웃 도어가 안 팔리는 이유는 -> 사람들은 웰빙 하러갈때 갖춰 입고 가는걸 귀찮아 하기 때문 아닐까요~? 앞으로도 전문 산악인이 아니고는 아웃도어를 갖춰 사지는 않을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