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산업 성장하는 데 일조…향후 10년 준비 필요”
“아웃도어 산업 성장하는 데 일조…향후 10년 준비 필요”
  • 임효진 기자|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5.06.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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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 10주년 기획 대담①

국내 유일 아웃도어 종합 전문지 월간 <아웃도어>에서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아웃도어 산업과 문화가 급성장했던 지난 10년 동안 월간 <아웃도어>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본지에서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자는 의미에서 특별한 대담을 준비했다. 지난 5월 18일, 북한산성 아웃도어 카페‘마이카페’에서 국내 아웃도어 업계와 미디어를 대표하는 관계자와 선수 등이 한 데 모여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 - 월간 아웃도어 이두용 편집장
참석자 - 박요한 아웃도어글로벌 대표
언론 : 박성용 아웃도어뉴스 편집부장, 서승범 월간 <캠핑> 편집장
캠핑 전문가 : 김산환 출판사 꿈의지도 대표
업계 : 김병철 메드아웃도어 대표, 박상신 노르딕워킹협회 헤드코치
선수 : 유지성 트레일러닝 선수·런엑스런 대표, 송한나래 클라이밍 선수

금수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아웃도어는 얼마나 변화했을까

사회 바쁜 시간 내주셔서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오늘 창간 10주년 특별 대담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눠서 진행할 예정인데요. 첫 번째는 지난 10년간 아웃도어 문화가 얼마나 변했는지 알아보고, 두 번째는 월간 아웃도어를 꾸준히 지켜봐 오신 분들과 월간 <아웃도어>의 과거와 미래를 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아웃도어 시장의 변화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상해 보는 시간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박요한 대표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간 엄홍길, 박영석 대장을 시작으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여성 산악인까지 나오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4좌 완등자를 배출한 국가가 됐습니다. 예전에 원정 갔던 분들은 어렵게 다녔는데, 요즘은 과거보다 환경이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기업 후원이 훌륭한 산악인을 배출하는 데 일조했지요. 최근에는 등산을 넘어 트레일러닝, 노르딕워킹, 스포츠 클라이밍 등 다양한 아웃도어 종목이 생겨나고 발전해 가는 양상을 보입니다.

김산환 대표 엄홍길, 박영석 대장이 14좌 레이스에 정점을 찍으면서 그 뒤로 등산 문화도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그 전에는 누가 빨리 14좌를 완등할 것인가에 중점을 뒀었죠. 근래 들어서는 개인의 자유 의지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했어요.

사회 말씀하신 대로 지난 10년은 산악계를 비롯한 아웃도어 문화 전체의 격변기였던 거 같습니다. 그동안 캠핑 시장이 급성장했고, 다양한 아웃도어 종목이 출현하면서 전문가의 전유물이던 아웃도어가 일반 대중에게 많이 보편화 됐습니다.

박요한 대표 변화를 이끈 주체는 실질적으로 산악인이었어요.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에요. 등반을 하던 산악인들이 MTB, 수상 레포츠, 산악스키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익스트림 레포츠가 대중화되는 데 기여했다고 봅니다.

김병철 대표 메드아웃도어를 운영하면서 아웃도어 문화가 급변하는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영향이 엄청 나요. 아웃도어 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변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예전에는 스포츠클라이밍 집단에 들어가지 못하면 즐길 수 없는 환경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SNS나 동호회 가입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또 전에는 기술을 잘하는 사람에게 사사하거나 책을 보고 얻는 제한적인 방법이었다면, 지금은 유투브 영상이나 동호회 사람들 간의 정보 교환을 통해 기술 전달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요. SNS에 글을 하나 올리면 전 세계 인구가 아는 데까지 한 달 조금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하잖아요? 인터넷의 영향력이 대단해요.

또 아웃도어가 세분화 됐어요. 전에는 산에 간다고 하면 등반이 거의 전부였는데, 지금은 하이킹, 아이스클라이밍, 노르딕워킹, 트레일러닝 등 즐길 수 있는 종목이 다양해 졌어요. 일반인들이 아웃도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점이 시장을 크게 만들었다고 봐요. 다양한 종목에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업체들도 그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어요. 더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장비는 더 전문화되고, 생산하는 업체와 브랜드도 더 많아질 것입니다.

김산환 대표 아웃도어의 세대교체가 일어났던 시간이라고 봐요. 등산이 아웃도어의 뿌리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요.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기존의 아웃도어 영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등산과 낚시는 고루한 취미가 돼 버렸어요. 반면에 카약과 같은 신종 아웃도어가 떠올랐죠.

그리고 엄격하게 얘기해서 산악인과 등반하는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건강과 친목을 위해 산에 가는 분들은 일반 등산객입니다. 그 분들이 아웃도어 산업이 커지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죠. 다른 나라와는 다른 양상인데, 장비 소유욕에 강한 양상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시장이 커졌죠.

캠핑만 봐도 붐이 일기 전에는 릴렉스체어에 테이블만 들고 다녀도 캠핑 전문가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뒤에는 외국 브랜드의 디자인을 모방하는 시간이 있었죠. 지금은 국내 브랜드가 만든 제품의 기능이 더 뛰어난 시대가 왔어요. 장비만 보자면 10년 사이 모방하던 수준에서 창조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거죠. 하지만 안타까운 건 즐기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아직은 부족한 면이에요. 캐나다에서 캠핑을 하면서 느꼈던 게 캠핑 사이트를 하나의 객실로 본다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공간이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에 엄격하죠. 우리도 사이트가 객실처럼 존중받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장비 시장은 커졌지만, 의식은 아직 부족해
서승범 편집장 양적 성장이 있어야 질적 성장도 있다고 봐요. 우리나라 캠퍼들은 대부분 1박 2일로 캠핑을 갑니다. 2박 3일 이상 캠핑을 하는 캠퍼는 많지 않아요. 그건 곧 캠핑의 제 맛을 느끼기 보다는 남보다 조금 더 좋은 장비를 쓰는 데서 만족감을 느낀다는 거죠. 주중에 취재를 가보면 의식이 있는 캠퍼들도 만날 수 있어요. 문화는 바꿔가야 한다고 봐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포기할 수는 없죠.

박요한 대표 우리나라에 캠핑 문화가 있나요? 캠핑 문화가 정립되지 않아서 1박 2일 이상 캠핑장에서 할 게 없으니까 더 머무는 캠퍼도 없는 거예요. 스포츠가 경기를 통해 체계화됐다면 아웃도어는 틀은 있지만 아직 소프트웨어가 없어요. 언론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체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김산환 대표 안 좋게 말하면 국민성의 일부입니다. 풍선 효과라고 하죠?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한 쪽을 규제하면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탈법이 늘죠. 아직은 우리 사회가 도덕적으로 나은 방향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상신 코치 10년 전 독일에서 캠핑을 하다 큰 충격을 받았어요. 밤에 큰 소리로 말하고 놀고 있었어요. 물론 노래를 부르거나 고성방가를 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옆 사람에게 조금 큰 소리로 말하는 정도였는데, 주변에서 조용히 하라는 항의가 들어오더라고요. 독일 사람들은 참 무뚝뚝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자세히 보니까 그들은 캠핑장에서도 집과 똑같이 행동하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밤에는 10시면 불을 끄고 다 잡니다. ‘아, 이게 진정한 캠핑 문화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저는 라푸마 북한산점 매장을 운영하면서 변화 양상을 직접 느끼고 있어요. 오히려 캠핑을 이제 시작하는 분들은 올바른 캠핑 문화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봐요. 고기 구워먹고 하룻밤 실컷 떠들고 노는 문화에서 지금은 가족과 함께 자연을 즐기는 문화로 변해가고 있는 거 같아요. 금세 유럽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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