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오늘의 아웃도어 그리고 미래의 아웃도어
2015년 오늘의 아웃도어 그리고 미래의 아웃도어
  • 임효진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5.06.05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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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 10주년 기획 대담④

가격 거품 사라지고 질적 성장하는 시대 올 것 VS 대형마트와 TV까지 점령한 아웃도어, 다이어트 쉽지 않아

사회 얼마 전까지 고공 행진하던 아웃도어 시장이 최근 들어서는 주춤한다는 소식을 접하셨을 텐데요. 지금까지는 시장이 이끌고 문화가 뒤 따라갔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현재 아웃도어 시장과 앞으로의 상황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김병철 대표 지금은 양적으로 팽창하고 공급 과잉인 상황이에요. 하지만 소비자들이 스마트해지면서 앞으로 더 큰 변화가 올 거예요.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남들이 좋다는 걸 따라 샀다면 요즘은 직구도 많이 하고 구입 양상이 달라지고 있어요. 유통도 점점 심플해 질 거예요. 소비자는 자기한테 어떤 게 맞는지, 또 어떻게 하면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사는지 알죠. 이제 가격 거품 시대가 사라질 거예요. 전에는 아웃도어 옷 입고 골프도 치고, 여행도 가고, 등산도 갔지만 이제는 기능에 맞는 옷을 입는 시대가 올 겁니다. 기업은 더 스마트해 져야 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김산환 대표 시장 규모 7조원 중 의류에서 90% 이상을 차지할 것 같아요. 어디가든 등산복을 입었죠. 이제는 의류가 시장을 이끌어가는 게 긍정적인지 한번쯤 살펴봐야 합니다. 전문화된 장비와 구체적인 필요에 의한 수요가 늘어나고, 전체 산업의 매출에 반영돼 지표로 나와야지 아웃도어 산업이 커진다고 보고요. 거품을 걷어내는 게 지금 시도가 되고 있다고 봐요. 전에는 고어텍스 재킷을 입지 않고 산에 가는 게 이상했는데, 지금은 그런 인식이 사라져 가는 거 같아요. 의류 중심 판매, 고가의 모델을 통해 일반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마케팅에서 이제는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장비와 의류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박요한 대표 업체가 과잉 생산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기에는 너무 앞서갔어요. 마트까지 점령한 서브 브랜드들도 많아졌죠. 저는 과연 이 엄청난 양의 제품을 다이어트 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의문입니다. 돌파구는 중국과 같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거라고 봐요.

유지성 대표 한국 브랜드는 정체성이 없어요. 왜 만드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디자이너들이 운동을 안 하기 때문이에요. 신발을 만들었으면 신어봐야 하는데 충격테스트도 기계에다 대고 때리고 있더라고요. 또 샘플은 정성들여 제작해 놓고 원제품은 다른 걸 내놔요.

박요한 대표 그게 원가 절감 때문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는 선수가 좋아하는 제품과 일반인이 좋아하는 제품이 다르기 때문이죠.

김병철 대표 이제는 그렇게 못 만들면 SNS에 다 소문이 나기 때문에 대충 만드는 건 사라질 거라고 봐요. 지금까지는 광고로 자연 성장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경험이 쌓이면서 소비자가 직접 판단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한국에도 이제 품질로 승부하는 브랜드가 나올 거라고 봐요. 업계도 똑같은 옷에 브랜드만 다른 제품이 아닌 정체성을 가진 제품을 내놓을 거고요.

전문성과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가 됐을 때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
김산환 대표 캠핑 같은 경우 많은 분들이 스노피크라는 브랜드를 선호하잖아요.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죠.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전문 분야를 갖고 집중했으면 합니다. 신발이든 장비든 잘하는 한 가지에 집중해서 만드는 게 필요해요.

송한나래 선수 클라이밍을 할 때 웃옷의 뒷부분이 길어야 편하거든요. 근데 요즘은 뒤가 점점 짧아지고 옷은 작아져서 불편해요. 여자 옷은 불편해서 남자 옷을 입고 할 때도 있어요.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박요한 대표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최고의 해외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곳도 많은 숫자가 한국 공장이에요. 핵심 기술도 갖고 있고요. 역사와 전통이 없어서 안 된다고 말하는 국내 브랜드가 있는데, 그건 핑계죠. 세계 유수의 브랜드 중에 짧은 역사를 갖고 있는 곳도 많아요. 아크테릭스도 그렇고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도 오래 되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고도성장하느라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면 이제는 살을 붙여서 소프트웨어를 강화해야 하는 시기라고 봐요. 세계적인 회사와 국내 브랜드의 차이는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하는지 여부라고 봐요.

유지성 대표 살로몬이 트레일러닝 시장을 잡고 나서 어떤 일을 했냐면 어반 트레일을 했어요. 일반 러닝화를 접목했어요. 그거 보다 더 아래 단계인 일반 러닝화까지 만들고 있어요. 산에서만 뛴다면 물건이 한정돼 있잖아요. 살로몬의 이런 움직임이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요.

아웃도어의 가교 역할 해주길 … 아웃도어를 보는 큰 눈이 생겨
사회 오늘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자주 모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참여하신 소감을 들어보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박상신 코치 몰랐던 분야를 알게 돼 뜻 깊었습니다. 오늘은 월간 아웃도어가 한국 아웃도어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걸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걸 토대로 분야별로 더 자세히 다뤄주면 향후 10년도 계속 발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지성 대표 아웃도어라는 이름 아래 있는 많은 종목의 가교 역할 해주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병철 대표 이제는 양적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이 더 힘들 것입니다. 아직 국내 아웃도어 문화가 진심으로 즐기고 행복을 느끼는 측면이 부족한 데 월간 <아웃도어>에서 리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서승범 편집장 다섯 살 된 잡지 편집장으로서 열 살 된 월간 <아웃도어>가 부럽고요. 저도 잡지를 만들다보면 현실적 이유로 타협할 때가 있어요.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이정표를 보지 않고, 지금 상황에 닥친 신호등만 보는거죠. 하지만 산길도 조금만 잘 못 들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처럼 잡지도 그런 거 같아요. 저도 그렇고, 아웃도어도 앞으로는 가끔 한 번씩은 이정표를 보면서 길을 잃지 않고 갔으면 합니다.

송한나래 선수 이 자리에 와서 제가 지금까지 아웃도어를 크게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 많이 알고 배워가는 거 같습니다.

김산환 대표 아웃도어를 상술로만 활용하는 업체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장비를 소개하는 데 더 주력했으면 합니다. 그런 제품이 소비자와 만날 때 아웃도어 잡지도 빛을 발할 것입니다.

박요한 대표 우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처음에 잡지를 창간할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번 나오기는 쉽지만 두 번 나오기 쉽지 않다, 하지만 두 번째 잡지가 나오면 1년을 갈 수 있고, 1년 나오면 3년을 갈 수 있고, 3년 동안 나오면 10년, 10년 나오면 꾸준히 간다는 얘기였어요.

앞으로 미래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향후 10년도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잡지는 어려워질 수 있지만, 온라인 매체인 아웃도어뉴스는 앞으로 급부상할 거라고 봅니다. 아웃도어뉴스의 보도 기능을 강화해 뉴스 채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오늘 참석하신 분께 저희 아웃도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아낌없이 드릴 것이고, 또 저희 아웃도어에 따끔한 조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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