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 과학이 만난 꿈의 세계
공상과 과학이 만난 꿈의 세계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6.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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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 Dubai

▲ 척박한 사막의 기후를 견뎌내는 낙타들. 두바이에서는 낙타 경주가 인기있는 스포츠다.

세계 최고·최초·최대 수식어 독차지하는 초고층 빌딩, 인공섬, 테마파크

그곳에서는 상상이 곧 현실이다. 존재하는 생명의 몸부림을 무참히 밟아 짓이기는
무더운 열사의 나라, 두바이(Dubai). 이 메마른 땅이 이룩한 놀라운 성과는 21세기형 도시를 만들었다.
농염한 눈빛으로 상대를 유혹하는 벨리 댄서와 검은 아바야(Abaya)를 수줍게 두른
여인들이 공존하는 신비의 땅은 지금도 여전히 진화중이다.


▲ 돛을 올리고 바다를 향해 출항하는 모습을 한 호텔 버즈 알 아랍.
우리는 종종 오해한다. 중동은 종교의 울타리 안에서 보수의 틀의 깨지 못하고 여성과 아이들이 억압받는 전근대적인 문화권이라고. 물론 여전히 이런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줄 안다. 이들의 편견을 과감히 깨뜨릴 판타지의 나라 두바이는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놀라운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 속에 신기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라비아 반도가 아라비아 해를 만나는 땅 끝, 메마른 사막 위에 현대판 오아시스가 있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 연방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부족의 수장이나 실력자에게 지배되는 국가) 중 하나로 국민 1인당 소득이 2만5000 달러에 육박한다.

1968년 석유가 발견되면서 두바이는 부유한 중동국가 대열에 합세한다. 그러나 국왕 셰이크 라시드(Sheikh Rashid)는 중동의 여느 국가들처럼 갑자기 찾아온 부유함에 취해 발전을 등한시하지 않았다. 자원이란 한정된 것.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탈석유 경제정책으로 차근차근 기반사업을 추진했다. 그리고 그의 아들 셰이크 모하메드(Sheikh Mohammed)가 1995년 정권을 물려받으면서 정비된 도시에 신세계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열거하기도 힘들만큼 수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꿈의 도시를 보기 위해 장르를 불문한 세계의 거물들이 몰려들고 있다. 거대한 돛단배가 출항하는 듯한 초호화 호텔 버즈 알 아랍,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 세계지도 모양의 인공섬 ‘더 월드’, 디즈니랜드 8배에 육박하는 테마파크, 세계 최고층 빌딩 등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변화하는 두바이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준다. 램프의 요정 지니의 솜씨를 빌린 듯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두바이에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 현대판 아랍 시장 수크 마디나 주메이라 내의 인공 수로 모습.

도시의 상징, 버즈 알 아랍
두바이에서 가장 먼저 방문해야 할 곳은 도시의 상징이 돼버린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이다. 석유가 발견되기 전까지만 해도 두바이의 조상들은 돛을 달고 바다로 나가 어업을 하고 무역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가 되어 어업을 하는 인구는 거의 없지만 두바이는 여전히 해상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 지금은 타계한 셰이크 라시드는 이런 두바이의 상징을 내세워 돛을 단 배 모양의 거대한 호텔 버즈 알 아랍을 지었다.

버즈는 탑이라는 뜻으로 호텔의 이름은 ‘아랍의 탑’이라는 의미다. 호텔의 외관은 상상을 초월한다. 바다와 바로 맞닿는 곳에 인공으로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올라 선 호텔은 마치 배가 돛을 달고 바다를 향해 출항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내부는 더욱 호화스럽다.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화려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한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버즈 알 아랍은 일반 호텔처럼 아무나 들어가지 못한다. 숙박을 하거나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최고급 호텔이니 만큼 숙박과 식사비용이 엄청난데, 간단한 샌드위치와 샐러드가 포함된 아침식사는 약 7만5000원, 점심식사는 약 10만원. 숙박은 하루에 150만원에서 1200만원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수 백 톤의 금을 사용해 세상 어느 호텔보다 화려하고, 호텔 안에서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the Palm Jumeira )와 더 월드(the World) 프로젝트를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된다는 점에서 비싼 식사비용이 아깝지 않다는 소문이다.

▲ 디즈니의 8배에 달하는 테마파크를 조성중인 두바이. 그 안에 자리할 놀이 시설들이 다양하다. 사진은 모형물.

오감을 자극하는 휘황찬란한 금시장
오랜 세월 동안 금만큼 귀한 대접을 받은 보석이 있을까. 시선을 사로잡는 휘황찬란한 금빛은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언급됐을 만큼 먼 옛날부터 특별한 대접을 받아 온 금. 지금까지도 숙련된 세공기술을 거쳐 화려한 장신구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호사스러운 금이 두바이로 몰려든다. 두바이는 미국 다음으로 큰 금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400여 개의 도매상과 270여 개의 소매상이 모여 일 년 내내 황금잔치를 벌인다. 수십 개의 골목에 가득히 들어선 매장들은 갖가지 현란한 금 장신구들로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웬만한 인내심이 아니고서는 하나쯤 사지 않고 베길 방법이 없을 정도. 국내보다 금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흥정만 잘 한다면 질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소문난 아라비아 상인들의 상술 역시 만만치 않다. 보통 부르는 가격에 반을 낮춰 흥정하고 60% 정도의 가격에 사는 것이 현명하다.

▲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스키장. 스키 두바이.

럭셔리의 극한 에미리트 몰과 스키 두바이
사막 한 가운데 이탈리아 밀라노가 등장했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에미리트 몰(Mall of Emirate) 이야기다. 에미리트 몰은 두바이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다. 이 쇼핑몰은 마치 밀라노의 쇼핑몰 갈레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II(Galleria Vittorio Emanuele II)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에미리트 몰이 갈레리아보다 규모면에서 훨씬 압도적이다. 뿐만 아니라 온갖 명품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전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곳곳에 늘어서 있어 쇼핑의 천국이 따로 없다.

▲ 사막에서 샌드보드를 타는 소년.
두바이 쇼핑이 즐거운 이유는 다양한 브랜드를 싼 값에 살 수 있기 때문. 나라에서는 일 년에 두 번, 여름 휴가철과 겨울철에 두바이쇼핑페스티벌(DSF)을 개최한다. 이때는 브랜드별로 제품을 최대 80%까지 싸게 팔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DSF를 시작한 이후 두바이를 찾는 관광객들은 해마다 늘어 방문객은 3배, 매출은 4배 가까이 뛰었다고 한다. 쇼핑만으로 도시를 관광의 허브로 만들어낸 두바이 지도부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올 겨울 DSF는 1월24일부터 2월24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

에미리트 몰에서 쇼핑이 끝났으면 세계 최대의 실내 스키장에서 ‘뜨거운’ 스킹을 해보자. 쇼핑몰 안에 위치한 스키 두바이는 기발한 상상력과 추진력이 빚어낸 또 하나의 작품이다. 스키 두바이의 규모는 국내 스키장 슬로프 하나 정도로 길이는 약 400m. 스키를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장비와 의류, 리프트 이용권 등 맨 몸으로 가서 스키를 즐기는 데 약 5만원이면 충분하다.
 

▲ 붉은 모래를 가르며 질주하는 사륜구동 자동차. 사막 사파리는 두바이의 진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다.

붉은 모래알 유희, 사막 사파리
▲ 사막 사파리의 백미, 밸리 댄스 공연. 육감적인 밸리 댄서의 춤사위가 뜨거운 사막의 열기를 더욱 부추긴다.
미래지향적인 도시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졌다면 과거의 두바이로 여행을 떠나보자. 여행객들 사이에서 두바이 여행의 백미로 손꼽히는 사막 사파리는 스릴 넘치는 긴박감과 이국적인 풍경으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사막 사파리는 패키지로 구성돼 숙소로 픽업은 물론 일정이 끝나고 나면 다시 숙소로 데려다준다. 오후 4시쯤 호텔에서 출발해 약 40분쯤 차로 달려 두바이 외각의 사막으로 나간다. 사륜 자동차로 길도 없는 모래 언덕을 질주하는데, 끝없이 미끄러지는 모래 사이를 헤치다보면 롤러코스터를 탄 듯 긴박감이 넘친다. 사파리 여행 중간중간에 내려주기도 하는데, 후덥지근한 모래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오기 때문에 모자와 마스크 등을 준비해야 한다.

사막의 일몰을 보고 나면 베두인 캠프에서 색다른 아랍의 문화를 체험한다. 낙타 타기, 헤나 체험, 벨리 댄스 공연, 물 담배 체험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특히 상상하던 모습과 조금은 다른 풍만한 벨리 댄서의 몸동작을 보고 있으면 사막의 밤이 더욱 매혹적으로 변한다. 사막 사파리는 약 5시간 정도 소요되며 1인당 약 50~70달러다. 사막에서 더 오랜 시간 머물고 싶다면 1박 프로그램을 이용하자. 이 프로그램은 약 100달러다.

▲ 아랍 전통 배를 타고 두바이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도우 크루즈는 낭만이 넘친다.

아라비안나이트를 현실로, 도우 크루즈
아라비안나이트를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면 아라비안 전통 나무 배 도우(DHOW)에 올라타 보자.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배는 은은한 달빛을 맞으며 두바이 크릭 사이를 유유히 떠다닌다. 배는 두바이의 화려한 마천루가 늘어선 크릭을 2시간 가량 이동하는데, 배 안에서 아랍식 뷔페를 먹으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기 그만이다. 맥주와 와인은 별도 계산. 도우 크루즈에서는 라이브 벨리 댄스 공연이나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도우 크루즈는 두바이에서만 경험하게 되는 독특한 밤을 선물한다. 도우 크루즈 약 60달러.

편견을 버리고 들여다 본 두바이는 도시의 편리함과 사막의 황홀한 매력이 어우러진 동양의 라스베가스다. 게다가 이슬람교의 보수적인 문화를 강요하지 않고 혁신적인 개방으로 포용적인 정책을 편 탓에 두바이는 관광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두바이를 찾는 진짜 이유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판타지 때문이다. 실례로 10조원의 재산가 알막툼 왕자가 주급 1만8000원을 받는 벨라지오의 호텔 견습생 나타샤와 결혼하는 믿지 못할 사건이 실현됐으니 말이다. 도대체 두바이에서 이뤄지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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