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소리를 자장가 삼아 자는 아이들
폭포소리를 자장가 삼아 자는 아이들
  • 글 사진·문헌규 기자
  • 승인 2011.06.24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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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 Africa : 짐바브웨

짐바브웨와 잠비아 경계에 위치한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는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발견했다. 이름은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는 의미에서 붙였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듯한 물줄기와 무지개는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준다. 웅장한 낙수소리 때문에 현지 원주민들은 이 폭포를 매우 신성시한다.

하늘에서 보는 빅토리아 폭포

▲ 헬기에서 내려다본 빅토리아 폭포의 위용.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다.

빅토리아 폭포는 짐바브웨와 잠비아와 양국에서 다 볼 수 있다. 여행객들은 국경을 넘는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구경을 한다. 폭포 소리는 굉음이 아닌 가슴속에서 퍼지는 자장가와 같아 우는 아이들도 그 소리에 잠이 들 정도라고 한다. 이곳을 처음 찾은 여행객들도 그 소리에 취해서 잠을 자는 등 마치 훌륭한 음악을 감상하는 것처럼 들릴 정도다. 폭포를 구경하려면 우산을 쓰거나 매표소에서 우의를 빌려야($10) 좋다. 만약 그냥 간다면 옷이 모두 젖어버린다.

국립공원에서 뛰어다니는 원숭이도 재미있는 볼거리 중 하나다. 원숭이들은 사람들과 접촉에 익숙하여 피하거나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주는 음식물을 의심 없이 받아서 바로 앞에서 잘 먹는다.
야생을 잃어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잠시 들기도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그들로 인해 야생에 더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들과 어울리며 듣는 아름다운 새소리와 폭포수 소리의 조화는 감미로운 연주처럼 우리의 가슴속을 파고들어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폭포는 세계적인 여행지답게 최상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토리아 폴 호텔과 엘리펀트 호텔이 있다. 빅토리아 여왕이 직접 방문했던 빅토리아 호텔은 영국식 건축양식과 아프리카 식물을 최대한 활용한 정원이 매력이다. 실내 장식 또한 매우 고풍스럽고 세련미가 넘쳐흐른다.

호텔 정면에서 빅토리아 폭포가 보인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짐바브웨에서 재배된 커피를 마시면 영국 여왕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웅장한 건축양식을 자랑하는 엘리펀트 호텔은 자연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 호텔은 사우나와 헬스장 같은 시설이 많아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골프장에는 동물들이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다녀 사파리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밤에는 베란다에서 와인과 커피를 즐기다가 이동하는 동물들도 볼 수 있다. 이들 호텔에서는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다.

‘아프리카의 스위스’로 불리는 풍경

▲ 짐바브웨와 잠비아를 연결하는 잠베지 다리. 100년이 넘은 다리로 번지 점프가 유명하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 유럽 여행객이 많은 특성상 대부분 레스토랑에서는 토속적인 아프리카식부터 유럽식까지 메뉴 종류가 다양하다. 짐바브웨 주식은 옥수수. 옥수수 가루에 물과 설탕을 넣고 반죽해서 시루떡과 비슷하게 만들어 생선, 고기, 채소류와 함께 먹는다. 유럽식은 스테이크, 피자, 햄버거, 바비큐 등이 있다.

아프리카 전통 공연 및 클래식 음악, 관현악 밴드의 경쾌한 음악 등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음악을 들으면 그들의 문화와 생활 그리고 아프리카의 독특한 애환을 느낄 수 있다. 투박한 그들의 목소리와 감미로운 연주가 만들어 내는 특이한 조화는 아프리카 음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연주가 끝나면 관중들은 환호성과 함께 음료와 팁을 선물한다.

여행의 가장 큰 묘미는 현지인들을 만나는 것이다. 짐바브웨는 과거 ‘아프리카의 스위스’라고 할 만큼 경제적 풍요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졌다. 그러나 35년 넘게 이어온 독재와 사회주의 체제로 인해 지금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구인들에 대한 배타심이나 적개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공항에서 밝은 미소로 외국인들을 대하는 이민국 직원들과 오랜 친구를 대하는 듯한 현지 픽업팀은 그런 생각을 한 순간에 잊어버리게 한다. 거리에는 구걸을 하거나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동정을 구하는 일도 타운에선 쉽게 볼 수 없었다.

빈민가에 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반 여행객이 그런 곳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하쿠나 마타타” 하면서 시간 약속을 잘 못 지킬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지인들은 매우 체계적으로 여행객들을 안내했다.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바로 체험할 수 있게 돕기도 하였다. 팁을 달라고 떼를 쓰는 일도 없었다. 팁이 적든 많든 상관없이 항상 밝은 미소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길에서 쉽게 마주치는 야생동물들

▲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동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짐바브웨 사람들은 동물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곳은 역시 아프리카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동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달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품바나 원숭이 정도는 귀엽게 봐주지만 코끼리, 사자, 하마 같이 덩치가 크고 사나운 동물을 만났을 때는 매우 난처할 때가 많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낮에는 동물들이 사람을 피해서 시내로 잘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밤에는 동물들이 빅폴 타운을 장악하여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 이게 바로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만의 매력 중 하나다.

다른 아프리카 여행지는 사파리 국립공원을 가야 동물들을 볼 수 있지만 짐바브웨 사람들은 동물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중요하게 여긴다. 동물들도 사람들을 심하게 다치게 했다는 소식도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서로를 존중하며 사는 법을 아는 듯하다.

짐바브웨는 인플레이션이 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화폐 단위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 발행된 화폐는 100조 단위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100원 정도에 불과하다.

빅토리아 폭포에서는 미국 달러와 남아공 화폐인 란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자국 화폐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열악한 경제 상황이지만 사람들은 과격한 시위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변하겠지 하는 희망을 간직하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자연만큼 고운 성품을 가진 사람들의 매력에 빠져 짐바브웨를 자주 찾는 이들이 많다. 필자도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나 방문했다. 빅토리아 폭포가 연주하는 음악 소리를 다시 듣는 날을 생각하며 오늘도 잠을 청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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