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업사이클링. 재활용과 친환경을 넘어 사회적인 역할까지 수행하는 착한 브랜드를 모았다.
내일을 위한 신발
LAR
LAR의 스니커즈는 외피부터 인솔, 아웃솔, 심지어 신발 끈까지 전부 친환경 소재로 이뤄진 아시아 최초의 ‘100% 친환경’ 신발이다. 버려지는 자투리 소가죽을 선별해 재생한 외피는 네덜란드 GRS 인증을 받은 친환경 리사이클 가죽으로 만들어진다. 인솔은 나무를 베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포르투갈 천연 코르크 나무껍질과 태국산 고무나무에서 얻은 천연 라텍스를 접목했다. 안감과 신발 끈은 플라스틱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제작했다. 영국 Symphony사와 협업해 개발한 아웃솔 역시 일반 아웃솔보다 분해 속도가 100배 빠른 친환경 소재다. 에디터가 신발을 고를 때 가장 중요시하는 ‘편안함’에 있어서도 만족스럽다. 무게가 260g밖에 되지 않아 오래 걸어도 발이 편안하고 발걸음이 가볍다. 디자인은 ‘지속 가능한’ 제품답게 유행을 타지 않는 심플하하고 모던한 쉐입과 차분한 컬러로 제작됐다. 포장재 역시 옥수수 전분 비닐과 돌에서 추출한 미네랄로 만든 종이를 사용하는데, 생분해되기까지 3개월도 채 걸리지 않는다. LAR의 제품을 구입하면 구매자의 이름으로 보육원에 일부 금액이 기부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세상을 바꾸는 양말
콘삭스
옥수수라는 뜻의 ‘콘Corn’과 양말이라는 뜻의 ‘삭스Socks’ 를 결합한 콘삭스. 이름처럼 옥수수로 만든 양말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섬유로 양말을 제작하는데 재료는 물론 제조, 유통과정, 폐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친환경적이다. 옥수수 섬유는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지 않으며 100% 천연성분이기때문에 폐기되더라도 단기간 내에 생분해된다. 아무래도 면으로 만든 양말보단 기능성이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접어두자. 오히려 그 반대다. 옥수수 섬유는 일반 면에 비해 부드럽고 투습성이 높다. 덕분에 세균 증식을 막아 아토피 예방에 효과적이며 연약한 피부를 가진 아이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콘삭스의 브랜드 철학에 공감하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마리몬드, BMW 코리아, 기아자동차, 롯데 면세점, 파퍼스 케틀콘, 이니스프리, 바른생각, 바하밥집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판매에 그치지 않고 수익금의 10%를 빈곤 국가의 옥수수 농가 발전을 위해 기부하거나 노숙자들에게 양말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인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한다.
한국의 스텔라맥카트니
플리츠마마
페트병의 플라스틱은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500년이 넘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가급적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이미 제작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 또한 환경을 지키는 일. 플리츠마마는 전 제품을 100% 제주의 폐 페트병으로 만든다. 대표 아이템은 니트 플리츠 숄더백. 기존에도 친환경 가방은 많았지만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 실용적인 쉐입, 감각적인 컬러감까지 갖추며 ‘예쁜데 착하기까지 한’ 아이템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캐시미어 니트, 플리스 재킷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니트와 재킷은 폐 페트병 재생 원사를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니트로 짜올린 후 뒷면을 기모 처리해 보온성도 뛰어나다. 플리츠마마는 일괄적으로 직조된 원단을 재단하여 봉제하는 일반 제작 방식과 달리 모든 제품을 니트 공법으로 제작해 원하는 모양으로 성형하듯 편직 할 수 있어 자투리 재단이 생기지 않는다. 제작 과정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닿는 과정까지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모색한다. 제품 배송 시 자가 접착식 완충 포장재를 사용하는데, 비닐 포장재와 배송용 박스의 기능을 동시에 수용해 포장 및 배송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한다.
일상에 예술을 입히다
얼킨
버려지는 것들을 사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 패션계가 페트병, 현수막, 타이어 등의 폐기물에 주목할 때, 얼킨의 이성동 디자이너는 조금 특별한 폐기물에 주목했다. 친구의 졸업 전시회에 갔다가 버려지는 학생들의 회화 작품을 보고 이를 재활용할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것. 실제로 한 해에만 약 8만장의 그림이 버려진다.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버려지는 작품도 그 가치를 간직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은 오랜 연구로 이어졌고 그 끝에 캔버스 회화 작품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가방이 탄생했다. 얼킨은 버려지는 작품을 구매해 자사 코팅 기술로 튼튼한 가방을 제작하고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폐기물을 줄이는 것은 물론, 수익의 일부를 신진 작가들에게 새 캔버스와 로열티로 제공하며 재능 순환에 기여한다. 가방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역시 그냥 버리지 않고 에어팟 케이스로 재 제작한다. 덕분에 같은 디자인이 없는 얼킨의 제품들은 유니크한 매력으로 사랑받고 있다.
지구를 위한 화장품
스킨그래머
입고 먹는 것을 넘어 화장품 시장에서도 비건이 화두다.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보편적인 가치가 된 ‘클린 뷰티’. 클린 뷰티는 단순히 제품의 성분을 따지는 것뿐만 아니라 소재의 친환경성, 동물 실험 배제 등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하는 화장품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클린 뷰티를 이끄는 스킨그래머 역시 연구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에서 유래한 모든 성분을 배제해전제품 친환경 Cruelty-Free 인증을 획득했다. 착한데 기능성도 뛰어나다. 특허 받은 포뮬러 MMCTM를 적용해 피부 깊숙한 곳부터 수분과 영양으로 탄탄하게 채워주는 것은 기본, 피부 장벽을 강화시켜 유해 물질이나 마스크가 주는 자극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에는 추운 날씨와 난방으로 건조해진 피부를 가꿔주는 슈퍼 굿 리페어 라인이 인기다. 센텔라아시아티카의 빠른 진정과 5가지 세라마이드의 피부 장벽 강화로 근본적인 피부 고민을 해결하고 탄탄한 힘을 선사한다. 라인업은 에센스, 마스크 팩, 크림 등으로 구성됐다. 제작 과정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지구를 생각한다. 국내 화장품 최초로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포장 시 콩기름 인쇄와 종이 완충제를 사용한다.
패션이 된 커피 자루
하이사이클
전세계 커피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커피로 인해 생겨나는 폐기물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커피전문점에서는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만든 빨대로 교체했다. 하지만 커피로 인해 발생하는 폐기물은 일회용품 뿐만이 아니다. 버려지는 원두 찌꺼기와 원두를 보관하는 커피 자루 역시 매해 어마어마한 양이다. 하이사이클은 이러한 커피 폐기물에 주목했다. 원산지마다 다른 디자인의 커피 자루를 활용해 다양한 디자인의 가방을 만들고, 커피 찌꺼기를 모아 화분을 제작했다. 하이사이클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다듬:이dadum:e’와 ‘마음:이maum:e’, ‘커피팟coffee pot’ 등 다양한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다듬:이에서는 전 세계 커피 농장에서 수입된 커피 자루로 만든 에코백과 파우치를, 커피팟에서는 커피 찌꺼기와 커피 자루로 만든 화분을 판매한다. 마음:이는 소재의 확장에서 시작된 하이사이클의 세 번째 브랜드. 호텔 리뉴얼 시 버려지는 이불, 가운 등을 재활용한 반려동물 용품을 선보인다. 소재 수거부터 세척, 가공, 디자인,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지역 자활센터나 시니어 클럽 등 취약 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사회적 기업의 역할도 한다.
코리아 비건 패션의 선두주자
비건타이거
단순히 모피 코트를 만들지 않는 것에 그쳤던 비건 패션이 이제는 전 제품에서 동물성 소재를 배제하기에 이르렀다.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비동물성 소재의 옷은 트렌드와 거리가 멀다는 것도 옛말. 감각적인 패턴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비건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가 뉴노멀 시대의 패션을 이끌고 있다. 비건타이거는 2015년에 론칭한 국내 최초의 비건패션 브랜드로 모피 뿐만 아니라, 가죽, 양모, 실크, 오리털, 거위털, 앙고라 등 생명을 착취하여 생산되는 모든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비동물성 소재를 선정하고 디자인해 기존 동물성 소재 못지않은 퀄리티와 비주얼의 패션 아이템을 선보인다. 가격도 동물성 소재의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유재석, 선미, 있지ITZY 등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한 모습이 매스컴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치렀다. 이미 비건패션 브랜드가 다수 정착한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작년에는 뉴욕 패션위크에 올랐으며 뉴욕 소호의 편집숍에도 입점했다. 수익금의 일부는 동물과 환경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