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잃고 이제는 빛까지 희미해지지만, 귀여운 캐릭터 ‘베니’를 만들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가로까지 사랑받고 있는 구작가.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2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그녀가 이번에는 인생에서 한 걸음 내딛기 위해 용기를 냈다.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눈과 마음에 담아두기 위한 적극적인 시간을 갖기로 한 것. 이는 예전부터 구작가가 마음에 품고 있던 버킷리스트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낀 그녀는 소중한 기억을 쌓아갈 수 있었고, 책을 통해 또 다른 희망을 나누고자 한다.

그 사람이 저에게 설명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여러 번 확인을 해요.
그러고는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양손으로 엄지 척을 해줘요.
‘아주 잘 알아들었어요! 장해요!’라는 느낌으로요.
정말 신기한 건. 한 명이 아니라 파리 사람들 대부분이 그랬다는 거예요!
그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외국에 가서 칭찬을 받는 것 같아서 아주 기분 좋은 경험이었답니다.
-<아주 기분 좋았던 ‘쌍따봉’> 중에서
어머!!!
기쁨이 파도처럼 몰려와 저도 모르게 돌고래 비명을 질렀어요!
세 번 만에 코코가 나와준 게 아주 고마웠답니다.
-<평범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중에서
들이 속도를 신나게 내기 좋은 시간대였어요.
쌩-쌩-어마어마한 속도로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건널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저는 그저 까만 허공을 멍하니 쳐다보며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앞에서는 불빛들이 정신없이 왔다갔다했죠.
그때, 제 앞에 어떤 차가 멈췄어요.
그리고 옆의 차도 멈췄어요.
또 옆의 옆의 차도 넘추고, 나란히 여러 대가 멈추더라고요!
자동차 불빛 뒤에 어렴풋이 건너라는 손짓도 보였어요.
감사하는 눈빛으로 답례를 하고 얼른 건넜어요.
-<하와이에서 만난 기적> 중에서
여름의 해운대가 활기차고 흥이 넘친다면,
겨울의 해운대는 아주 차분하고 고요해요.
추워서 옷깃을 여미게 되고 목도리도 단단하게 고쳐 매지만,
그 와중에 고요한 겨울 바다를 보고 있으면
부산에 오면서 안고 온 많은 생각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되죠.
흥겨운 여름이 줄 수 없는 느낌이에요.
아, 딱 그 느낌이겠어요. 첫인상이 차가운 친구.
그 친구가 알고 보니 차분하고 속이 깊은 거죠.
그 친구와 함께 있으면 진정되는 느낌.
-<그 겨울의 해운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