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최고의 알피니스트
현존하는 최고의 알피니스트
  • 이지혜 기자
  • 승인 2017.01.2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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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홀트 메스너 Reinhold Messner

“살다 보면 누구나 에베레스트보다 더 높은 생의 고비를 만난다. 인간이 거주하지 않는 세계, 시간을 잃은 세계,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고향에서 마음의 쉼을 얻다.”

현존하는 최고의 알피니스트를 꼽자면 만장일치로 라인홀트 메스너다. 이탈리아 남티롤 출신인 오스트리아계 라인홀트 메스너는 인류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등반했다. 26세 때인 1970년, 세계 9위 낭가파르바트(8,126m) 봉을 등반사상 처음으로 무산소로 등정하며 역사는 시작됐다. 당시 하산 길에 조난당해 동행한 동생을 잃고 동상으로 발가락 6개를 잃는 고통을 겪었다.
이후 72년 마나슬루(8,156m) 봉을 등정했고, 75년엔 가셔브룸Ⅰ(8,068m)을 셰르파나 포터 도움 없이 북서벽 루트를 개척해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등반은 8,000m급 산에서 최초로 시도해 성공한 알파인 스타일의 등반으로 기록된다.
78년 네 번째 도전한 산은 에베레스트(8,850m)였다. 등반사상 첫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기록을 세우며 80년에도 등반에 성공했다. 79년 K2(8,046m) 정상을 정복했고 81년 시샤팡마(8,046m)를, 84년 가셔브룸Ⅰ봉과 Ⅱ봉의 종주 등반에 성공했다. 83년 초오유(8,201m)를 등반했고 85년 안나푸르나(8,201m)와 다울라기리(8,167m), 86년 마칼루(8,463m), 로체(8,516m)를 등정하며 14좌라 불리는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개를 16년에 걸쳐 세계 최초로 완등했다.
라인홀트 메스너는 자연과 직접 호흡하기 위해 산소통을 거부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또 셰르파나 포터 없이 한두 명만이 자일 파트너로 참여해 직접 장비를 짊어지고 등장하는 알파인 스타일의 개척자로도 명실상부하다.
그는 단순한 산악인으로서의 업적뿐만 아니라 문학인으로서도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등정하며 느낀 감회, 자연에 대한 경외감, 내면의 사색 등을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현재까지 남긴 책만 해도 20권이 넘는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세 번이나 산악문학상을 받았으며, 해외 언론에서는 “극한에 도전하는 일반적인 등반기를 넘어,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순간 절대 고독 앞에서 겸허해지는 내면 고백의 정수”라고 그의 저술을 극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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