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아름다움…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 류정민 기자|사진제공 한국i문화사업단
  • 승인 2016.03.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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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EXHIBITION

그림에 별 관심 없던 내가 그림을 그려봐야겠다고 다짐했던 때가 있었다. 스무 살 때였나?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두 남자가 여행을 떠나 언덕에 앉아 눈에 보이는 풍경을 목탄으로 쓱쓱 그리던 모습을 보고 나서다. 무려 반나절 동안 이국적인 풍경을 하얀 도화지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모습이 꽤 인상 깊었다. 사실적인 사진도 좋지만 정성스레 그린 그림 속 풍경은 보는 이들을 상상의 나래 속에 푹 빠지게 한다.

▲ 아쉴로제 <강변 산책> 1888 ⓒ Wallraf-Richartz-Museum & Foundation Corboud, Cologne, Germany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전은 인상주의 작가 36명의 작품 70여 점을 한 데 모았다. 멀리 독일에서 온 원화들이다. 태양의 다양한 빛깔을 이용해 자연을 소재로 탄생한 풍경화는 인상주의 미술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다. 전시는 인상주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6개의 연대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전시와는 달리 작품 옆에 아무런 설명도 붙어 있지 않다. 그림 자체를 느껴보라는 주최 측의 배려가 아닐까? 그림에 대한 설명 없이도 각자 느끼는 게 있을 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림이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

6개의 구성을 쭉 따라가 인상주의 화풍을 파악했다면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을 그리고 싶었던 빈센트 반 고흐는 프랑스 남부 지역으로 떠나 ‘레지넬 다리’를 보고 한 눈에 반하게 된다. 시간대와 그리는 위치를 바꿔가며 여러 점의 드로잉과 유화로 남겼고, 다리 관리인의 이름을 따서 <랑글루아 다리>라 이름 붙였다. 전시된 그림은 연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 빈센트 반 고흐 <랑글루아 다리> 1888 ⓒ Wallraf-Richartz-Museum & Foundation Corboud, Cologne, Germany

멀리서 한 눈에 들어오는 작품을 감상한 뒤 가까이에 가서 붓의 터치, 색감을 들여다보면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작품마다 어울리는 액자를 구경하는 것도 또 하나의 감상법. 그림과 함께 백 년의 역사를 함께 했다니 액자 자체를 감상하는 맛도 쏠쏠하다. 물론 주요작품 25점에 대한 도슨트 투어와 작품 해설 오디오 가이드는 준비되어 있다. 영어와 한국어, 어린이 버전으로 이루어져 있는 오디오 가이드는 어린이 버전을 강력히 추천한다. 아주 친절한 큐레이터의 설명이 흘러나올 테니까. 한 달 남은 이번 전시를 놓치기 전에 얼른 달려갈 것. 독일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에 가서 봐야할지도 모른다.

▲ 클로드 모네 <베퇴유에서 바라본 봄 풍경> 1880 ⓒ Wallraf-Richartz-Museum & Foundation Corboud, Cologne, Germany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2016.4.3.(일)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 원 어린이 8,000원
도슨트 프로그램 10:30 (어린이). 11시, 13시, 15시, 17:30, 19:00(토요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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