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MOVIE
여섯 살 메이슨 주니어와 그의 누나 사만다는 싱글맘인 올리비아와 텍사스에 산다. 아빠인 메이슨 시니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 메이슨과 사만다를 데리고 캠핑을 가거나 야구장에 데려가며 친구처럼 놀아 주곤 하지만 함께 살 수는 없다. 게다가 엄마의 일 때문에 친구들과 헤어져 계속해서 낯선 도시로 이사를 해야 하는 메이슨은 외로운 나날을 보내며 점차 성장해간다.
영화는 12년간 출연 배우들을 1년에 한 번씩 모아 촬영했다. 한 해에 15분 분량을 촬영하며 영화 속 메이슨이 아닌 진짜 엘라 콜트레인(메이슨 역)을 그려낸다. 자연스레 배우들은 늙어간다. 싱글맘이었던 엄마는 대학을 갔고, 이혼한 대학교수와 결혼해 아들딸이 늘어났고, 남편이 알코올중독에 걸리자 이혼했고, 대학교수가 되었고, 학생과 사귀었고, 메이슨과 사만다를 대학에 보냈고, “뭔가 더 있을 것 같았는데. 장례식만 남았어”라며 펑펑 울었다.
집요한 정성과 끈기로 만들어 낸 영화는 시간과 기억을 철저히 기록했다. 시간과 시간 사이를 유연하게 연주했다. 단 15분으로 1년을 담아낼 순 없다. 시간의 공명을 불친절하게 뛰어넘으면서도, 다음 프레임에서 메이슨이 잘 있다는 것을, 사만다가 잘 커간다는 것을 보여주며 안심시킨다.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로맨스 영화 ‘비포 시리즈’의 메가폰을 잡았던 감독이다. <보이후드>는 그가 비포 시리즈 세 편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시간은 자연스럽고 위대하다’는 것을 완성했다. 우리 인생은 모든 순간이 영화라는 것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착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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