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떠나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이슬기 기자
  • 승인 2015.10.04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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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설레게 할 가을 풍경 일곱 개

머리카락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에 마음 깊은 곳까지 흔들리는, 바야흐로 가을이다. 하늘은 손에 닿지 않을 만큼 멀어졌고, 사람들의 옷소매는 더 길어졌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 따라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 찾아온 이를 시인으로 만드는 풍경이 기다리는 국내 여행지 7곳을 소개한다.

▲ ⓒ고창군청

전북 고창 선운사

선운사는 본디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동백나무숲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이곳의 아름다움은 꽃무릇으로 시작해 단풍으로 끝나는 가을에 그 정점을 이룬다. 짙은 선홍빛 꽃무릇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 오래전 선운사의 한 스님을 남몰래 연모하던 여인이 상사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후, 그 무덤에서 피어났다는 애틋한 전설을 품고 있다. 도솔천 개울을 따라 길게 피어난 꽃무릇이 지천으로 주변을 붉게 물들인다. 10월 중순, 맑은 개울가에 모여 핀 꽃무릇이 사라질 때쯤, 그 빈자리를 단풍이 대신하기 시작한다. 선운산 관리사무소에서 도솔천을 지나 선운사와 도솔암, 그리고 천마봉에 이르는 4.7km의 구간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단풍 명소다. 산길이 평탄해 누구나 산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단풍을 만끽할 수 있어 좋다.

▲ ⓒ고창군청

찾아가는 길
(자동차)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선운산도립공원 등산로 입구 주차장)
(대중교통) 고창공용버스터미널(063-563-3388)에서 선운사행 직행버스 탑승 (하루 4회 운행) 혹은 군내버스 탑승 (약 50분 소요, 하루 16회 운행)
이용안내
이용요금: 성인 3000원 / 청소년. 군인 2000원 / 어린이 1000원
문의전화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063-560-2456
선운사 종무소 063-561-1418·1422
웹사이트
고창군 문화관광 culture.gochang.go.kr
선운사 www.seonunsa.org

▲ ⓒ정선군청

강원 정선 민둥산

단풍이 색색으로 여행객의 마음을 매혹시킨다면, 억새는 바람에 따라 은빛, 금빛으로 일렁이며 평온함과 풍요로움을 안겨준다. 정선군 남면에 자리한 민둥산은 이름처럼 산머리가 밋밋하고 나무가 거의 없다. 하지만 20만 평의 대지가 억새로 뒤덮인 전국 5대 억새 군락지로서, 가을이면 완만한 능선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억새꽃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특히 해 질 녘 비스듬한 가을 햇살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물결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증산초등학교를 출발해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을 지나 정상에 오른 뒤, 증산마을로 하산하는 9km의 코스는 원만하고 평탄한 편이어서 비교적 쉽게 산행을 즐기며 억새를 감상할 수 있다. 민둥산 일대에서 열리는 민둥산 억새꽃 축제는 9월 말 시작해 10월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데, 10월 중순에 그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 ⓒ정선군청

찾아가는 길
(자동차) 강원도 정선군 남면 민둥산로 12 증산초등학교
(대중교통) 정선시외버스터미널(033-563-9265)에서 민둥산역행 시내버스 승차 (약 40분 소요, 하루 7회 운행) 혹은 민둥산역행 무궁화호 승차
문의전화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1544-9053
민둥산억새꽃축제추진위원회 033-591-9141
웹사이트
정선군 문화관광 www.ariaritour.com

▲ ⓒ구례군청

지리산 피아골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조차 붉어라’ 일찍이 16세기 조선의 유학자 남명 조식 선생은 피아골 단풍의 화려한 풍광에 감탄해 ‘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보았다고 할 수 없다’는 극찬과 함께 그 유명한 <삼홍소(三紅沼)>라는 시를 남겼다. 피아골은 지리산의 물 맑고 경치 좋은 계곡들 가운데서도 뱀사골과 더불어 수려한 단풍 경관을 자랑해 지리산 10경에 꼽히는 곳이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경사가 완만해 가벼운 마음으로 단풍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단풍 구경은 대개 버스 종점인 직전마을에서 피아골 대피소까지 약 3km 구간에서 이루어지며, 특히 표고막터에서 삼홍소까지의 단풍은 그 현란함에 눈이 부실 정도다. 왕복 소요 시간은 3시간 정도. 연곡사~임걸령~노고단으로 이어지는 피아골 노고단 등산 코스 (약 12km) 역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매년 단풍이 절정을 이룰 무렵 찾아오는 피아골 단풍축제의 올해 주제는 ‘삼홍과 함께하는 오색단풍 여행’. 10월 31일부터 이틀간 단풍공원 및 피아골 일원에서 열린다.

▲ ⓒ구례군청

찾아가는 길
(자동차)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로 774 연곡사 주차장
(대중교통) 구례공영버스터미널(061-780-2731)에서 피아골행 군내버스 탑승 (약 40분 소요, 1시간 간격으로 왕복 운행)
이용안내
- 이용요금: 성인 1600원 / 청소년 700원 / 어린이 400원
- 연중무휴
문의전화
구례군 관광안내 061-780-2450
피아골 단풍축제 문화관광과 061-780-2226~7
웹사이트
피아골 단풍축제 festival.gurye.go.kr/portal/piagol/01/001/index.jsp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순천만자연생태공원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배경이 된 순천만은 2006년, 국제습지조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그 경치가 아름다워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된 곳이다. 계절마다 새로운 매력을 뽐내는 순천만의 봄은 짙은 안개로, 여름에는 순천의 별미인 짱뚱어와 갯벌로, 겨울은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를 비롯한 200여 종의 철새가 이루는 장관으로 빛나지만, 70만 평을 가득 채운 갈대 물결이 넘실대는 가을에 그 수려함이 절정을 이룬다. 순천만을 따라 바람에 사각이는 갈대 소리를 들으며 가을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껴보자.

자연생태공원 용산전망대는 국내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10대 낙조 명소 가운데 한 곳으로, 800만 평의 광활한 갯벌과 갈대, 붉은 노을이 한데 어우러져 놓치기 아까운 장관을 연출한다. 오는 11월 6일부터 8일, 순천만과 순천만정원 일대에서 ‘갈대의 멋 따라, 갈대의 맛 따라’를 주제로 순천만갈대축제가 열릴 예정이니 참고할 것.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찾아가는 길
(자동차)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길 513-25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주차장
(대중교통) 순천종합버스터미널(1666-6563)에서 66번, 67번 시내버스 탑승 (약 40분 소요, 배차 간격 30~40분)
이용안내
- 이용요금: 성인 7000원 / 청소년. 군인 5000원 / 어린이 3000원
- 개방시간: 오전 08시~일몰 시
문의전화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1577-2013
순천만자연생태공원 061-749-6052
웹사이트
순천만갈대축제 reeds.suncheon.go.kr
순천만자연생태공원 www.suncheonbay.go.kr

▲ ⓒ함양군청

경남 함양 상림공원

북으로는 덕유산, 남으로는 지리산에 둘러싸인 함양 읍내의 상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으로, 신라 말 함양의 태수였던 최치원이 홍수를 막기 위해 둑을 쌓고 심었던 나무들이 퍼져 이루어진 숲이다. 함양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이곳에 가을이 오면, 3만6천 평 규모의 너른 대지 가득 울긋불긋 타오르는 화려한 단풍의 향연이 펼쳐진다. 숲 속에 조성된 오솔길을 걸으며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가을에 흠뻑 젖어보자. 천연기념물 제154호인 상림에는 1.6km의 둑을 따라 120여 종의 다양한 나무와 풀이 분포하고 있어 아이들이 자연을 학습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함화루, 사운정, 초선정, 화수정 등 정자와 최치원 신도비, 만세기념비, 척화비, 역대군수, 현감선정비군 등의 비석, 이은리 석불, 다볕당 등 오랜 역사만큼 볼거리도 다양하다.

▲ ⓒ함양군청

찾아가는 길
(자동차)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교산리 1047-1
(대중교통) 함양읍내에서 도보 500m
이용안내
- 이용요금: 무료
- 상시개방
문의전화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055-960-5114
웹사이트
함양군 문화관광 tour.hygn.go.kr

▲ ⓒ홍천군청

강원 홍천군 수타사 계곡

골 깊고 물 맑은 홍천은 80% 이상이 산으로 이루어져, 가을이면 온통 빨갛고 노란 단풍이 지천으로 물든다. 어디를 가도 깊은 계절의 풍취를 한껏 느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공작산 수타사의 단풍은 단연 최고의 절경을 뽐낸다. 영서지방의 사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천년고찰 수타사는 신라 33대 성덕왕 7년에 원효대사에 의해 세워졌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7호인 비로자나불과 보물 745호 월인석보 등 귀한 문화재들을 품고 있지만, 이곳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계곡에 있다. 울긋불긋한 단풍과 기암절벽, 투명한 계곡 물. 원효대사도 수타사 계곡의 아름다운 풍광에 매혹되어 여기에 사찰을 세운 것이라 하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윽한 자연을 더 느끼고 싶다면 약 3.5km의 수타사 산소길 코스에 올라 가슴 깊은 곳까지 달콤한 가을을 마셔보자.

▲ ⓒ홍천군청

찾아가는 길
(자동차) 강원도 홍천군 동면 수타사로 473
(대중교통) 홍천터미널(033-432-7893)에서 51번, 51-1번 시내버스 탑승 (약 20분 소요, 하루 3회 운행)
문의전화
홍천군청 문화관광과 033-430-2471~2
수타사 033-436-6611
웹사이트
홍천문화관광포털 www.great.go.kr
수타사 www.sutasa.org

▲ ⓒ보령시청

충남 보령 청라은행마을
보령시 청라면 오서산 자락에 위치한 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청라은행마을은 그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사방에 환상적인 노란 세상이 펼쳐지는 곳이다. 가을이 계절의 문을 두드리면, 높은 산에 힘들게 오르지 않아도 이곳에서는 은행의 황금빛으로 한데 물들 수 있다. 마을에 심긴 은행나무는 약 3000여 그루로 한해 100톤 정도의 은행을 수확하는데, 이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골목골목 이어지는 은행마을 둘레길을 지나며 우리네 정겨운 시골 풍경에 녹아들다 보면 어느새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신경섭고택을 만날 수 있다. 조선 후기 가옥 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 고택의 주변으로 족히 100년 이상 마을을 지켜왔을 법한 아름드리나무들이 뻗어 있다. 오는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청라은행마을 축제에서는 은행나무 장승 세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 ⓒ보령시청

찾아가는 길
(자동차) 충남 보령시 청라면 오서산길 150-65
(대중교통) 보령종합터미널(041-936-5757)에서 901번, 900-131번 시내버스 탑승 후 구대천에서 608-1번으로 환승, 신산리 정류장 하차
문의전화
보령시 문화관광과 041-930-3114
웹사이트
보령시청 문화관광 www.brcn.go.kr/tour.do
은행마을녹색농촌체험 www.은행마을.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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