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배를 타고 싶을 때, 그 끝 어딘가에 이르러 백패킹을 하고 싶을 때 꼭 필요한 녀석이 나왔다. 에어 매트리스를 주력으로 하는 클라이밋에서 딩기를 선보였다. 기존의 용도로는 어른용 물놀이 튜브다.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백패킹의 새로운 장을 열 수도 있다.

▲ 덩치 큰 성인 남자가 타도 넉넉한 크기. 팩래프팅 장비를 생각하면 좁을 수도 있다. 어지간한 에어 매트리스보다 조금 짧고 훨씬 넓다.

캠핑의 한 분야로 자리잡은 백패킹처럼 팩래프팅이라는 장르가 있다. 조그만 고무 보트에 최소한의 짐을 싣고 물을 떠도는 걸 말한다. 여기서 물은 호수나 강일 수도 있고 때론 협곡이나 급류 혹은 바다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100여 년 전에 시작되었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물에서 즐기는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만큼, 팩래프팅 또한 곧 자리를 잡지 않을까?

새로운 에어 매트리스로 캠핑 신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존재감을 인식시킨 클라이밋이 팩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딩기dinghy를 내놓았다. 딩기는 작은 돛단배 혹은 구명정 같은 고무보트를 뜻한다. 제품명은 LWD, 라이트 워터 딩이LiteWater Dinghy다. 일반적으로는 딩기로 읽지만 딩이로 읽기도 하는데 제품명은 ‘딩이’로 표기되어 있다.

▲ 딩기 주변 6곳에 구멍이 있다. 아래 4개는 끈을 연결해 팩래피팅 장비를 묶거나 정박할 때 고정물에 거는 용도로 쓰면 된다.

▲ 수납 주머니로 바람을 넣기 때문에 주머니는 크지만 실제 수납 크기는 작다. 무게도 992g으로 가벼운 편이다.

생김새를 보자. 바람을 가득 넣으면 세로 180cm, 가로 107cm 크기의 구명정이 만들어진다. 키 185cm가 넘는 성인 남자가 앉았을 때 넉넉한 크기다. 바다에 띄웠을 때 부력도 충분했다. 이 정도 부력을 가질 정도로 바람을 넣으려면 꽤 많은 바람이 필요한데, 보관용 주머니 바닥의 고무 주입구를 제품의 인플레이션 구멍에 끼우고 바람을 넣으면 쉽다. 뺄 때는 디플레이션 마개만 열면 한 방이다. 본체에 공기를 넣기 전에 바닥 먼저 공기를 채워야 한다. 원단은 위와 아래 모두 210D 립스탑 폴리에스터 원단. 날카로운 바위의 모서리나 날에 찍히면 위험하겠지만 어지간한 마찰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내하중 역시 걱정할 필요 없다. 내하중은 158.8kg이니.

▲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구멍. 인플레이션 구멍에는 바람이 나오는 걸 막는 얇은 막이 있어 바람이 빠지는 걸 막는다.

▲ 저 많은 바람을 채우는 방법, 커다란 스터프 색을 이용해 15번 정도 바람을 넣으면 된다. 75%만 채운다면 12번 정도.

팩래프팅을 하고 싶다면 짐을 정말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성인 남성이 탔을 때 커다란 배낭을 싣지는 못한다. 대신 딩기 주변에 6개의 구멍이 있어 장비를 방수팩에 넣어 줄로 묶을 수 있다. 팩래프팅이란 고요한 호수부터 급류까지 모두 망라하는데 클라이밋의 LWD는 어느 정도까지 즐길 수 있을까? 본사 홈페이지에는 굽이진 곳very wavy water이라도 장애물을 쉽게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탈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스펙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재미있냐다. 바다에서 파도를 타고 노는 것도 재미있고 고요한 강 따라 패들링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본격적인 장거리 팩래프팅을 하기에는 좀 작을 수도 있지만 입문용으로는 아주 훌륭하다. 좋은 점, 몸을 둘러싼 공기주머니가 두툼해서 어지간한 파도에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아쉬운 점, 바람 분 상태에서 들고 이동할 때 불편할 수 있다. 손잡이 하나 있었음 좋겠다. 주의할 점, 바람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땡볕에 두면 터질 수도 있다. 여름엔 75%만 바람을 넣으라고 적혀 있다.

▲ 요즘 같은 땡볕에 오래 방치하면 터질 수도 있다. 바람을 적당히 빼야 한다.

▲ 바닥의 인플레이션. 본체에 바람 넣기 전에 넣어야 한다. 7월 말부터 출시될 제품은 바닥 전체에 공기가 들어간다.

무게 992g
크기 107×180cm, 11.4×23cm
소재 210D 립스탑 폴리에스터
내하중 158.8kg
소비자가격 32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