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테이블 대표선수 4종 비교
미니 테이블 대표선수 4종 비교
  • 서승범 차장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5.06.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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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커의 격식 I

10년 전에는 오토캠핑에서도 테이블과 의자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이제는 백패킹에서도 테이블과 의자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테이블과 의자는 배낭의 무게와 함께 캠핑의 격을 높인다. 시에라컵이 바닥에 놓일 때와 테이블에 놓일 때는 분위기가 서로 다르다. 많은 백패커들에게 이미 검증 받은 미니 테이블 몇 종을 한데 모았다. 다루는 순서는 사심 없이 정했다. 브랜드 가나다순이다.

모든 장비는 결국 사용자가 얼마나 익숙하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용가치가 달라진다. 천하에 둘도 없는 배낭이라도 내 몸과 맞지 않으면 산행할 때마다 고통이고, 명품을 카피해 만든 짝퉁이라도 내가 만족하고 내 필요를 충족시키면 나에겐 명품이다. 다만 짝퉁이 명품을 능가하기 어려울 뿐. 백패커들이 애용하는 테이블 역시 마찬가지다. 완벽한 장비는 없다. 내게 맞는 장비나 내가 구할 수 있는 장비가 있을 뿐. 좋은 테이블이란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할까?

백패커를 위한 테이블이라면 일단 가볍고 튼튼해야 한다. 무겁거나 튼튼하지 않은 것은 백패커용 테이블로 자격이 없다. 대체로 무게와 내구성은 반비례하기 마련인데 비례하는 경우는 가격이 사악하다. 다음, 설치와 회수가 쉬워야 한다. 좋은 날씨 골라 떠난 피크닉이라면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펴고 접어도 되지만 추운 날씨에 배고픔을 참고 오른 산줄기라면 1분 1초가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다리를 펴고 세운 상태로 튼튼해야 한다. 무거운 코펠 올렸다고, 바람이 좀 세게 불었다고, 한 손으로 잡아당겼다고 넘어지거나 다리가 접힌다면 선택받기 힘들다. 이런 조건을 갖춘 테이블이라면 일단 기본기는 갖췄다고 봐도 좋다.

여기 모인 4개의 미니 테이블은 모두 이런 조건을 만족시킨다. 따라서 어느 테이블을 골라도 캠핑을 하면서 테이블 때문에 골탕을 먹을 일은 없다. 다만 태생적 한계는 있다. 경량화라는 지상 과제 때문에 크기는 한계가 있다. 1인용 테이블이라고 해도 1식 3찬 정도가 적당하겠다. 하긴, 산에서 그 정도면 럭셔리지. 이제 하나하나 뜯어보자. 다음 호에는 이보다 작은 마이크로 테이블을 비교한다.

1. 미스테리 월 스마트 솔로 테이블 스퀘어

▲ 1.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견고함을 지녀 사용하기도 쉽고 불안하지도 않다. 지름을 조절할 수 있는 컵 거치대와 가운데 판을 빼고 버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건 좋은 아이디어다. 실 구매가 기준 7만5,000원 선.


▲ 2. 상판은 603 알루미늄을 아노다이징 가공해 만들었다. 색상은 티타늄 그레이. 마감도 깨끗하고 부드럽다. 상판의 넓이는 길이 350×너비 330(mm)다. 넓은 만큼 무게도 제법 나간다. 564g.
▲ 3. 다리는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들었다. 조립도 쉬운 편. 상판을 나란히 두고 좌우 끝 홀에 다리를 끼운 후 다리 중앙 부분을 상판 아래 홈에 고정시킨다. 다리가 접힐 일은 없겠다.

▲ 4. 상판의 네 면에 모두 모서리를 올려 코펠이나 컵 등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했다. 자리에 따라 테이블을 이동할 일이 많은 백패킹의 경우 이런 모서리 처리가 무척 유용하다.
▲ 5. 높이는 130mm.


▲ 6. 상판을 포개고 다리를 얹으면 다리가 약간 나온다. 수납할 때 약간 신경이 쓰인다. 수납색은 넣고 꺼내기 편리하고 버클이 있어 풀릴 염려도 없다.
▲ 7. 이게 아이디어다. 가운데 판을 뺀 자리에 버너를 넣으면 꽤 근사한 주안상을 차릴 수 있다. 몇 번 사용해도 열에 의한 변형은 없었다. 옆에 꽂는 컵 거치대도 좋다. 지름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테이블에 물리는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 조금 헐거워진다.

2. 미스테리 월 스마트 솔로 테이블 와이드
▲ 1. 스퀘어 형과 비슷하다. 상판의 넓이가 조금 다르다. 소재나 마감, 처리 등은 스퀘어와 같다. 세 개 판의 크기가 같고 중앙 판에 구멍이 뚫리지 않은 점이 다르다. 실 구매가 기준 6만5,000원 선.

▲ 2. 상판은 스퀘어와 같은 603 알루미늄에 아노다이징 처리. 상판 넓이는 길이 400mm에 너비 300mm. 무게는 524g.
▲ 3. 다리 구조도 스퀘어와 같다. 다만 다리 끝을 고정하는 부분이 상판 좌우 끝에 있지 않고 약간 중앙으로 들어왔다.

▲ 4. 상판의 재질은 스퀘어와 같지만 모서리 마무리는 좀 다르다. 긴 면에는 올림 처리를 했으나 짧은 면에는 낙하를 방지할 턱이 없다. 긴 면의 턱은 직각의 스퀘어와 달리 곡선으로 부드럽게 처리됐다.
▲ 5. 높이는 130mm로 스퀘어와 같다.


 ▲ 6. 상판의 폭이 사이 좋게 10cm로 같아 보기 좋게 포개진다. 다리가 약간 길어 상판 밖으로 3cm 튀어나온다.
▲ 7. 수납 주머니 케이스는 스퀘어와 같은 천 재질.

3. 베른 노틸러스 트레킹 테이블

▲ 1. 베른은 정돈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로 백패커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아이템을 이미 여럿 확보한 상태. 트레킹 테이블은 검은색의 상판이 제법 매력적이다. 실 구매가 기준 6만8,000원 선.

▲ 2. 길이 420mm에 너비 300의 상판은 제법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 3. 다리의 구조는 상판의 홈에 다리를 끼우는 방식이다. 다리 소재는 플라스틱이어서 유연하게 움직이지만 빠지거나 꺾일 염려는 없다.

▲ 4.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상판에서 물건이 미끄러질 때 이를 막을 턱이 없다는 점이었다. 안정된 곳에서야 상관없겠지만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 5. 높이는 100mm. 조금 낮지만 어차피 로우 모드로 캠핑을 즐긴다면 낮은 줄 모르고 사용할 수 있다.

▲ 6. 접었을 때 수납성이 좋다. 다리는 상판 뒷면으로 쏙 들어가고 크기가 같은 상판 3개만 잘 포개서 수납하면 된다.
▲ 7. 접었을 때 두께는 24mm에 지나지 않는다.

4. 스노우피크 바자

▲ 1. 스노우피크의 바자 테이블은 백패커를 위한 테이블의 효시다. 바자가 나온 뒤 백패커들은 산에서 미니 테이블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다른 브랜드들도 달려들었다. 실 구매가 기준 8만3,000원 선.

▲ 2. 크기도 넉넉하다. 가로 세로가 300, 400mm다. 상판과 다리 모두 알루미늄 재질이다.
▲ 3. 다리 구조는 가장 구식이다. 제일 먼저 나왔으니까. 다리 프레임에 상판을 끼우는 방식이다. 주의할 것은 다리를 펴고 상판을 끼워야 한다는 점. 접은 상태에서 끼우면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 사용하다가 실수로 접히는 걸 막기 위해서다.

▲ 4. 일부러 만든 턱은 아닌 것 같지만 상판의 짧은 쪽으로는 뭔가 미끄러지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긴 쪽 모서리에는 턱이 없다. 세로로 줄무늬가 새겨져 있어 잘 미끄러지지는 않는다.
▲ 5. 높이는 100mm다. 사진 속 다리에 구멍이 숭숭 뚫린 건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다.


▲ 6. 3개의 독립식 상판과 두 개의 다리 프레임 그리고 고정쇠.
▲ 7. 딱 맞아떨어지게 수납이 되진 않지만 ‘최고령’임을 감안하면 훌륭한 구조다.

*제품 협찬 베른(베른), 미스테리월(미스테리월), 스노우피크코리아(스노우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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