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 다이빙 | 수단 홍해 다이빙
스쿠버 다이빙 | 수단 홍해 다이빙
  • 글 사진 최성순 스쿠버넷(www.scubanet.kr)
  • 승인 2014.07.01 15: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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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헤드 상어를 볼 수 있는 홍해 다이빙

이번 다이빙 투어는 수단의 홍해 관문도시인 포트수단에서 출발해 북쪽과 남쪽의 유명 다이브 사이트를 섭력하는 코스다. 홍해 다이빙 하면 주로 이집트를 통해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한국인 성지순례단에 대한 폭탄 테러로 현실적인 위험을 목도했다.

▲ 오버행 속의 글라스피쉬 무리와 다이버.

또 그 이전부터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 등으로 이집트의 정치 상황이 불안한 상태라 우리는 수단을 통해 들어가는 리브어보드 투어를 선택했다. 수단 역시 내전으로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2011년 7월 남수단이 완전히 분리 독립하면서 남북내전은 끝이 났다.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 지역에서 종족간의 내전이 아직 진행 중에 있지만 수단의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매우 평화롭고 치안이 잘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국내 다이버가 아직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다이빙을 해본다는데 의미를 가지고 수단으로 향했다.

▲ 강렬한 붉은 색 연산호가 서식하는 홍해의 수중.
▲ 연산호 군락과 다이버. 모델/Tibor Fazekas.

수중도시를 상상케 하는 프리콘티넨트

우리가 이용한 얼티메이트 수단 트립의 항해 루트는 포트수단을 출발해 북쪽으로 올라가서 사압루미(Sha’ab Rumi)에서 이틀간 다이빙하는 코스다. 그후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상가냅(Sanganeb)을 거쳐 사압안바(Sha’ab Anbar), 사압집나(Sha’ab Jibna)에서 리이프 다이빙을 진행한다. 마지막은 포트수단 항 바로 바깥에 있는 움브리아(Umbria)에서 난타선 다이빙을 하는 것이다.

이 중에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압루미의 사우스 플레토(South Plateau)와 난파선 움브리아(S.S. Umbria)다. 이 두 곳만 해도 충분히 수단 홍해를 찾을만한 가치가 있다. 수단 다이빙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것은 사실 해머헤드 상어와 난파선 움브리아다. 수단 홍해의 시야가 30~40m 정도 나오고 다이빙 사이트 대부분 월 다이빙으로 깊은 수심이 바로 연결된다. 이런 곳에서는 해머헤드 상어를 만날 확률은 상당히 높다. 특히 아침 7시 경에 입수하는 첫 다이빙과 10시 경에 입수하는 두 번째 다이빙에서 해머헤드 상어를 만날 수 있다.

▲ 쿠스토의 콘셀 II 프로젝트의 유물인 피라미드.

사압루미의 프리콘티넨트는 스쿠버 장비를 발명한 프랑스의 자크 쿠스토가 1960년대에 수중주거 실험을 진행했던 콘쉘프 II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수심 10m에는 양파 모양의 돔과 피라미드, 그리고 각종 구조물의 파편이 흩어져 있다. 수심이 얕아서 체크 다이빙을 진행하기에 좋은 곳이며 선셋 다이빙이나 야간 다이빙을 진행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돔 안에 들어가서 공기 공간을 직접 보는 것도 재미있는 체험이다. 비록 수중 주거도시로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쿠스토의 이런 선진적인 실험은 고압생리학과 해양생물학, 해양공학 등에서 많은 성과를 남겼다. 이런 역사적인 현장을 직접 방문한다는 것은 남다른 느낌을 갖게 해준다.

▲ 오니언 돔 주변에서 유영하는 다이버들.

수백 가지 어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우스 플레토

사우스 플레토는 수단 홍해 다이빙 사이트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만 4회의 다이빙을 진행했는데 좀 더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팔라우의 블루코너가 부럽지 않을 포인트로 홍해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어와 어류 그리고 부착생물을 볼 수 있었고 개체 수 또한 상당했다. 수심 5~6m의 리이프에서 입수하면 수심 20m까지 직벽으로 떨어지다 넓은 평원이 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곳에서 수심 60m까지 급경사로 내려간다.

▲ 연산호 군락과 안티아스, 담셀, 놀래기 등의 리이프 어류들.

사우스 플레토의 끝 지점에서 외해로 30m 정도 나가면 해머헤드를 만날 수 있다. 주로 오전 첫 다이빙에서 해머헤드를 만날 확률이 높은데 운이 좋으면 수십 마리 정도 무리 지어 유영하는 상어떼를 볼 수 있다. 평소에 조류가 강한 곳으로 다시 리이프로 돌아오기 힘들 수도 있다. 이번 투어에서는 조류가 거의 없어서 편안하게 평원을 돌아보며 입수지점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해머헤드가 아니라도 평원 위로는 화려한 색상의 연산호와 테이블 산호, 회초리 산호가 번성했다. 그 위로 서전피시, 트레발리, 바라쿠다, 스내퍼, 험프헤드 레스, 앵무고기 등이 엄청난 무리를 이루고 있었고 그레이 리프 상어, 화이트팁 상어도 볼 수 있었다. 특히 1m가 넘는 대형 바라쿠다와 혹이 툭 튀어나와 있는 험프헤드 레스 등은 수중사진가를 안달 나게 했고 근육질의 늘씬한 리이프 상어도 다이버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사실 첫 다이빙에서는 엄청난 어류의 숫자와 종류로 인해서 도대체 어떤 것을 찍어야 할지 멍하니 바라만 보다 나왔다는 다이버도 있었다. 며칠간 계속 그곳에서 다이빙을 해도 질리지 않을 환상적인 포인트다.

▲ 푸질리어 무리를 사냥하는 블루핀 트레발리들.

▲ 검은점 무늬가 있는 스위트립스 무리.

상어 무리를 보고 싶다면 상가냅 노스

상가냅 노스는 상가냅 리이프의 다이빙 사이트 중 딥 다이빙으로 해머헤드 상어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수심 3m 아래에 리이프가 발달했다. 월을 따라 내려가면 첫 번째 혹처럼 튀어나온 바위가 수심 20m에서 30m까지 다시 월을 만들고 30m에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수심 60m까지 리이프가 돌출돼 있는 형상이다. 수심 60m 아래로 확인되는 리이프를 기준 삼아서 북쪽 끝까지 나가면 그곳에서 해머헤드 상어를 볼 수 있다.

▲ 라이트하우스 정상에서 바라 본 북쪽의 제티와 라군.

실제 오전 첫 다이빙에서 해머헤드 상어 1마리를 근접 촬영할 수 있었고 돌아오는 길에 동쪽으로 지나가는 20마리 정도의 해머헤드 상어 무리와 수많은 빨판상어를 몰고 다니는 오셔닉 화이트팁 상어도 볼 수 있었다. 20m 봉우리 근처에서는 잭피시 무리와 바라쿠다 무리를 볼 수 있었으며 15m 정도 수심의 오버행 속에서는 글라스피시 무리도 볼 수 있었다. 대형 곰치와 지나가는 바다거북 등도 볼 수 있었다.

딥 다이빙으로 진행되므로 얕은 수심에서 최대한 감압을 하는 것이 좋다. 수심 3m의 리이프 쪽에는 수많은 열대어류가 있으니 이들을 구경하거나 촬영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좋다. 마침 산란기를 맞은 트리거 피시가 둥지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앵무고기와 엔젤피시, 버터플라이피시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어종과는 무늬가 많이 다른 녀석도 보였다.

▲ 상가냅 노스에서 만난 스캘로프드 해머헤드 샤크.

상가냅 리이프의 남쪽 끝 수심 2m의 얕은 리이프에서 시작하면 6m, 20m에서 플랫폼을 형성해 30m 지점에서 끝이 난다. 바라쿠다와 잭피시 등을 볼 수 있고 와이트 팁과 리이프 상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3일간 다이빙하면서 수단 홍해에서의 일주일 트립 중 절반이 흘러갔다. 해머헤드 무리를 포함해서 수많은 어류와 해양생물을 보면서 홍해가 왜 다이버들의 위시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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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일라 2019-06-30 09:36:04
지리상 수단에서도 홍해 다이빙이 가능할거라 짐작은 했는데, 실제로 다녀오셨군요! 정성껏 열정으로 써내려간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언젠가 북수단 홍해에서 다이빙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직접 촬영하신 장엄한 사진을 곁들인 솔직한 생생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