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 ㅣ 굴업도 ④Camping
Backpacking ㅣ 굴업도 ④Camping
  • 글 김 난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2.10.19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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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가을 바다의 맛

▲ 풀밭 위에 차려진 만찬. 아름다운 풍경 덕에 소박한 밥상도 풍성하게 느껴졌다.

백패킹은 물과의 싸움. 장비를 줄일 수 없으니, 물을 적게 쓰면서도 간편한 요리를 준비했다. 하지만 메인 요리는 굴업도 배를 기다리며 덕적도 선착장에서 산 꽃게다. 탕탕탕, 코펠을 호기롭게 두드리던 꽃게는 금세 잠잠해졌다. 코펠 뚜껑을 열고 다시 조우한 꽃게는 수줍은 듯 온몸을 붉게 물들고 있었다. 얼레? 구경하던 바다도 덩달아 빠알갛게 함께 익었다. “살이 통통하게 차올랐어”라며 인심 좋게 숫게 한 마리 더 넣어준 아줌마의 말처럼, 게딱지를 열고 좌우로 가르자 뱃속에 하얀 살이 가득했다. “와아” 탄성에 이어 “쪽쪽” “쭉쭉” 마찰음이 요란하다. 입안으로 농익은 서해 바다가 파도처럼 밀려들어왔다. 짭조름하면서도 향긋한, 굴업도의 맛이었다.

▲ 오늘의 메인 요리는 통통히 살 오른 꽃게.
▲ 몸을 붉게 물들인 꽃게는 농익은 가을 바다의 맛.

▲ 어둠이 내리면 등이 하나둘 켜진다. 하늘엔 별이, 바다엔 등대가, 땅에는 내 텐트가 등불이다.

▲ 텐트 속에서 맞이하는 여유로운 아침.
▲ 백패킹에선 물이 필요 없는 간단한 먹거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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