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완도군 소안도 ②가학산 트레킹 part1
KOREA TRAVEL|완도군 소안도 ②가학산 트레킹 part1
  • 글 박성용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10.05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홀딱 벗고 오르는 ‘빤스고개’를 아시나요?
운동장 약수터~학운정∼정상∼해도정~맹선재∼물치기미 쉼터…약 4.8km 3시간

▲ 옛날 목동들이 말과 소를 방목하고 뛰어놀던 마장 구간을 지나는 손현주·최재호·홍창욱씨(사진 앞쪽부터).

완도 화흥포항에서 출발해 노화도·보길도를 거쳐 소안도로 가는 청해진카페리호. 영화배우 겸 탤런트 손현주씨와 홍창욱 PD(SBS 드라마본부), 최재호 대표(페이스엔터테인먼트)가 갑판에 나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손현주씨와 홍창욱 PD는 소문난 단짝이고, 최재호씨는 손현주 소속사 대표다. 많은 화제를 뿌렸던 드라마 <추적자>에서 열연을 펼쳤던 손씨가 태풍 피해를 입은 완도가 걱정이 되어 바람도 쐴 겸 떠난 여행이다. 완도군 명예군민이기도 한 손현주씨의 마음 씀씀이가 살갑다. 뱃전에 부서지는 파도는 눈부시고, 세 사람의 얼굴엔 환한 가을 햇살이 번졌다.

▲ 운동장 약수터에서 출발하는 트레킹 코스는 나무 데크길로 시작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명품 산길
가학산 트레킹에 완도군청 문화체육과 영상마케팅담당 유영인·최광윤씨가 안내인으로 따라나섰다. 소안항에 내리자 심만섭 소안면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심 면장은 취재팀과 인사를 한 뒤 가학산 등산로 입구로 차를 몰았다.

가학산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등산객들이 뜸해 길이 제대로 나있지 않았는데, 최근 등산로를 정비하고 곳곳에 정자와 데크를 설치했다고 한다. 소안도에서 가장 높은 가학산(駕鶴山·359m)은 학이 가마를 타는 듯한 형세라고 하여 이름 지어졌다.

▲ 가학산 정상에서 찍은 기념사진. 오른쪽부터 유영인, 손현주, 최광윤, 최재호, 박성용, 홍창욱씨.

▲ 정상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바위 구간.

걸걸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유영인씨가 산행 선두에 섰다. 그는 “가학산은 보길도의 격자봉에 비해 높이는 낮지만 전망은 오히려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출발은 나무 데크로 된 계단으로 시작된다. 10분 정도 가면 제법 넓은 공터가 나온다. 마장(馬場)이다. 미라리와 가학리의 경계 지점으로 옛날 목동들이 말과 소를 이곳에 방목하고 뛰어놀던 곳이다.

▲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취재팀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여기서 1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완만한 바위지대가 나오면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숨은 가쁘지만 눈은 즐겁다. 취재팀이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에 탄성을 지르며 걸음을 멈추자 유영인씨는 “올라갈수록 풍경이 계속 좋아진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그의 말대로 잠시 후에 전망대가 나왔다. 다들 휴대폰 카메라로 풍경을 찍느라 바빴다. 서쪽으로는 노화도와 보길도, 동쪽으론 소모도·대모도와 불근도 사이로 청산도가 한눈에 잡혔다.

▲ 손현주씨가 전망대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찍고 있다.

▲ 완도명예군민 탤런트 손현주씨가 가학산 트레킹에서 만난 사슴벌레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바다에 떠있는 섬들은 마치 밥주발을 엎어놓은 것처럼 보였다. 섬의 역사가 곧 밥의 역사인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련해진다. 그런 마음이 통한 것일까. 손현주씨의 시선도 섬을 향해 고정되어 있다. 배우라는 직업은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끝낼 때마다 생의 나이테가 하나씩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해서 배우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욕망을 캐내는 투사요,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는 삶의 투쟁인 셈이다. 숨 가빴던 촬영을 마치고 다시 자연인으로 돌아온 손씨의 뒷모습은 홀가분하면서도 한편으론 쓸쓸하게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