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수업 l 꽃 사진 찍기
사진수업 l 꽃 사진 찍기
  • 글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2.05.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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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술에 초점을 맞추세요”

5월. 봄 햇살이 제법 좋은 것이 들살이하기에 그만이죠. 이른 봄부터 꽃망울을 터트린 꽃들이 이제 절정을 이루고 있네요. 산에도 들에도 “봄이다~ 봄!”을 외치며 덩실덩실 춤추는 꽃잎들로 눈을 돌리는 곳마다 장관입니다.

▲ 봄철 양지바른 곳에 가장 먼저 피는 제비꽃. 조리개 F14, 셔터스피드 1/50, 초점거리 300mm.
지난 주 들살이를 나가보니 진달래, 현호색, 제비꽃, 큰개불알풀 등 들꽃이 지천에 깔려있더군요. 지나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꺼냅니다. 그마저도 없는 사람은 급한 대로 핸드폰을 꺼내들어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찍어보지만 눈에 보이는 것 보다 예쁘지 않다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카메라만 가지고 눈에 띄게 좋은 사진을 찍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상황에 따라, 대상에 따라 필요한 장비를 갖추면 보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죠. 꽃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높낮이를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삼각대와 접사 가능한 렌즈를 포함한 다양한 렌즈, 앵글파인더(위에서 내려다보며 촬영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 등을 갖춘다면 예쁜 꽃 사진 촬영도 어렵지 않아요.

들꽃의 경우 대부분이 바닥에 가까이 붙어 있죠. 삼각대와 앵글파인더가 있다면 엎드려 찍는 수고를 덜 수도 있고, 높은 가지의 꽃이나 접근이 어려운 곳에 핀 꽃은 망원렌즈를 이용하면 주제가 뚜렷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 높은 가지에 핀 벚꽃. 조리개 F5.0, 셔터스피드 1/50, 초점거리 200mm.
꽃은 암술, 수술, 꽃잎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인물 촬영 시 눈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꽃 사진에서는 암술에 초점을 맞춰 찍는 게 가장 좋아요. 하지만 워낙 가늘고 작아 바람이 불면 초점 맞추기가 쉽지 않죠. 그럴 땐 조리개를 어느 정도 조여주고 약간 떨어져서 찍는 방법을 써보세요. 실패율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꽃과 함께 나비나 벌 같은 곤충을 담아보는 것도 좋아요. 쉽지 않지만 성공의 기쁨도 만만치 않답니다. 아웃포커싱으로 배경을 정리해주거나 광원(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빛줄기 등)을 이용하면 돋보이는 사진이 되고, 광각렌즈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살짝 보여주면 생태를 알 수 있는 사진이 되기도 해요.

비가 온 뒤나 아침 이슬에 젖은 꽃은 특별한 주제가 될 수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접사 렌즈를 이용해 물방울에 초점을 맞춰 찍으면 신선한 느낌을 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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