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통 日 아웃도어 자존심
50년 전통 日 아웃도어 자존심
  • 박호섭 편집장
  • 승인 2011.07.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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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Best Company - 일본 ICI 스포츠(1)

최근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의 주요 관심사는 ‘급성장 이후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변화 발전해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대부분 전문가들 조차도 브랜드 보다는 유통 분야에서의 변화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아웃도어 유통 업체인 〈IBS〉 〈ICI〉 〈엘브레스〉 〈사카이야〉 〈오디박스〉 등의 전문 유통 업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단연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의 자존심으로 평가받는 ICI스포츠다.

지난 1950년에 첫번째 숍을 열면서 시작한 이 회사는 올해 창립 55년을 맞고 있다. 현재 25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연간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일본 아웃도어 유통의 지존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매출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지만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만 운영하면서 내실을 갖춘 아웃도어 전문 유통 업체로 자리잡았다.

지난 90년대 버블 붐으로 인해 많은 아웃도어 유통 업체들이 도산했지만 유독 ICI스포츠는 어려움 속에서도 매년 5%이상 꾸준한 신장을 보이고 있다. 한 눈 팔지 않는 유통 정책, 최고의 상품을 공급한다는 기업이념으로 ICI스포츠는 일본은 물론 한국 아웃도어 업체들에게도 성공 아웃도어 유통의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다.

50년 남성용 신발 공급해

ICI스포츠는 전쟁이 끝난 직후 지난 1950년 설립됐다. 창업자인 이시히 찌야키씨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 지금의 이시히(石井)스포츠가 됐다.

지난 1974년에는 유한회사로 바꿨다. 전쟁 직후여서 초창기에는 남성 신발을 만들어 판매하는 작은 업체였으나 55년부터 수작업으로 크레타(Creta)라고 하는 바위타는 등산화를 만들어 팔면서 회사가 급성장하게 됐다.

현재 ICI스포츠는 지분의 95%를 아프리코트사가 갖고 있으며 나머지 5%는 요코다 사장과 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다. 또 아프리코트사 주식의 30%는 투자회사로 유명한 교린이 갖고 있다. 따라서 교린사의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ICI스포츠는 꾸준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ICI스포츠는 현재 245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자본금은 1억 원이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요코타 사장은 1942년생으로 지난 1964년에 ICI스포츠에 입사해 현재까지 30년 이상 근무해 오고 있는 전문인이다.

일본 사람으로는 최초로 쎄로또레에 올랐을 정도로 유명한 산악인으로 지난 74년 전무로 승진한 이후 95년부터 10년 동안 회사를 안정적으로 맡아오고 있다.

지난 55년 동안 ICI스포츠를 꾸준하게 성장시킨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트렌드에 쉽게 휩쓸리지 않으면서 내실 있는 회사 운영에 집중했고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만 운영하면서 최고의 서비스와 상품을 고객에게 공급해 왔기 때문이다. 회사의 덩치만을 키우는 정책보다는 이익을 남기는 회사,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상품을 공급하는 회사로 키웠다.

등산 상품, 전체중 60% 구성

ICI 성공요인 중 가장 첫번째는 ‘붐(Boom) 즉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일본에서도 오토캠핑 붐도 크게 일어 났었고 스키&스노보드 열풍도 있었다. 그러나 ICI스포츠는 홋카이도 니가타 등에 오토캠핑장을 운영하는 일 외에는 딴 곳으로 눈을 팔지 않았다.
 
대부분의 일본 스포츠 및 아웃도어 업체들은 오토캠핑이나 스노보드 붐에 편승하기 위해 자사의 컨셉이 흔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무리하게 회사의 덩치를 키웠기 때문에 겨울 스포츠나 캠핑 붐이 시들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ICI스포츠는 이런 일시적인 기류에 편승하지 않고 지난 50년간 오직 아웃도어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에 집중했다. 다양한 아웃도어 중 등산을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에 집중했다.

현재 ICI스포츠는 총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도쿄 시내에만 총 6개점을 갖고 있다. ICI스포츠 매장 외에 할인마트나 다른 유통 분야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

▲ 이즈야 히데유키 주임ICI스포츠 신오쿠보 본점의 1층 가방담당 매니저.
이 회사는 상품 구성에 있어서도 전문적이면서도 우수한 아이템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현재 판매하는 상품도 등산 및 아웃도어 65%, 스키&스노보드 30%, 카누 및 기타 상품 5%를 취급하고 있다. 취급하는 거래처만 해도 300개에 이른다.

현재 취급하는 브랜드는 〈노스페이스〉 〈마무트〉 〈멜로스〉 〈타라스불바〉 〈파타고니아〉 〈피닉스〉 〈케이랜드〉 〈그레고리〉 등이 중심을 이룬다. 이외에도 자사 브랜드인 〈ICI〉와 〈파이네(Paine)〉로는 의류를 비롯해 소품 등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인 캐주얼 아웃도어 상품 보다는 해외 원정에 필요한 상품을 비롯해 전문 아이템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돈을 벌기 보다는 퀄리티가 우수한 상품을 공급한다는 경영 원칙에 근거하고 있다.

둘째는 차별화된 서비스 정책이다. ‘서비스 정신도 프로패셔널’이라는 정신을 갖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ICI스포츠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거의 모든 아웃도어 분야의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따라서 각각의 직원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상품 구매에 실질적인 어드바이스를 준다. 현재 ICI스포츠에는 총 10명의 프로 스키선수가 근무하고 있으며 또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산을 다니는 스페셜리스트로 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 판매는 물론 상품 개발에 참고하고 있다.

해외 진출은 3~4년후에나

셋째 성공 비결은 직영점을 통해 철저한 브랜드 관리에 있다. 현재 ICI스포츠는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중이다. 직영점을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숍에 대한 이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유통망까지 상품을 공급할 경우 매출은 늘어나겠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ICI스포츠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직영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직영점 이외에 다른 유통망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경기가 좋을 경우에는 상관이 없지만 좋지 않을때는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ICI스포츠에는 〈ICI〉와 〈파이네(PAINE)〉라는 두개의 자사 브랜드를 전개중이다. 〈고어텍스〉 재킷을 포함해 배낭 텐트 액세서리 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갖추고 있다.

이런 경영 원칙으로 현재 신오쿠보 본점의 경우에는 단일 점포에서만 연간 35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부분 할인판매 보다는 정상 판매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런 성공 비결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ICI스포츠는 해외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일본 내수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해외 진출의 좋은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부터 2~3년간은 일본 시장에 주력해 보다 탄탄한 유통망을 운영하고 이후에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아직 ICI스포츠는 나고야를 기준으로 북쪽 유통망이 취약하다. 일단은 일본 유통망을 본격적으로 공략한 후에 해외 진출을 고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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