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 삶, 드라마틱하게 연출한 ‘한편의 영화’
클라이머 삶, 드라마틱하게 연출한 ‘한편의 영화’
  • 임현주 기자
  • 승인 2011.07.01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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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CF - 케이투코리아(1)

TV 속의 범람하는 CF들. CF를 흔히 ‘30초의 미학’이라 부른다. 그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담아 보는 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미학이라 표현될 수 있는 것이 광고일 것이다. 수많은 CF가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광고는 많지 않다. 그래서 광고주와 제작자들은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서 처절한 몸부림으로 광고를 만들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치열한 전쟁 속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02년 〈트렉스타〉 TV CF를 시작으로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노스페이스〉 〈에델바이스〉 〈케이투〉 〈라푸마〉에 이르기까지 여러 편의 CF가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코오롱스포츠〉 〈피닉스〉 〈레드페이스〉가 케이블, 라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영상 홍보를 한 바 있다.

〈나이키〉 〈휠라〉 등의 대표적인 스포츠, 레저 브랜드들의 CF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제작, 방영되었지만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의 CF 방영은 2000년대 초반의 일이다.

과거 잡지나 일간지의 지면 광고가 전부였으며 현재 역시 잡지와 일간지가 대부분 업체들의 홍보 마케팅 매개체이기도 하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업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데 억대의 TV CF는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CF 제작은 IMF의 위기를 극복하고 2000년 매출이 신장하면서부터 홍보 마케팅에 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 흐름에 발맞추어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트렉스타〉 〈노스페이스〉 〈에델바이스〉 〈케이투〉 〈코오롱〉 〈피닉스〉 등이 CF 제작이 들어간 것이다.

〈트렉스타〉와 〈노스페이스〉는 엄홍길, 박영석 등의 세계적인 산악인을 모델을 내세워 브랜드 홍보를 했으며, 〈피닉스〉는 히말라야 꿈나무 원정대로 시골분교 학생과 시각장애인을 모델로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익스트림 브랜드로서의 컨셉을 표현, 〈케이투〉는 클라이머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연출, 에델바이스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영상에 담아 잔잔한 CM송을 이용한 이미지 광고에 주력했다.

가장 최근의 아웃도어 브랜드 CF는 2005년 런칭한 엘지패션 라푸마로서 컬러와 도전정신을 표현한 세련된 영상으로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 CF 중 먼저 브랜드 인지도의 향상과 매출 증대 효과를 낳은 〈케이투〉 CF를 제작사 엘지애드와 광고주 케이투코리아의 담당자를 통해 CF 스토리를 들어보자.

‘K2의 살아있는 혼’을 브랜드에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 www.k2outdoor.co.kr)는 1972년에 설립된 국내 등산화 전문 업체로서 현재 토털브랜드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해 의류 및 용품까지 생산 판매하고 있는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다.

250여개의 브랜드가 전개되고 있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등산화 단일제품으로 국내 최고를 자타가 공인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의류 라인을 추가했다. 이에 케이투코리아는 적극적인 브랜드 홍보의 일환으로 광고 제작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광고 제작은 국내 제일로 손꼽히는 엘지애드 (www.lgad.co.kr)에서 맡았다.

케이투코리아 광고 제작 담당자인 엘지애드 기획팀 이종필 대리에게서 당시 기획부터 제작에 대한 전체적인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케이투> 광고를 시작하기 위해 우리는 기본적인 브랜드 관련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6월,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구매의향 등에 관한 인터넷 조사였으며, 남녀 300명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조사결과, 등산 아웃도어 시장은 성장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하였으며, 그 시장에서 〈케이투〉의 위치는 브랜드 인지도 2위, 향후 구매의향 1위로 지속적인 성장이 약속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엘지애드는 케이투코리아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국내 대표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마련하기 위해 광고 제작논의에 들어갔다. 차별화된 〈케이투〉만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명확히 형상화 될 수 있는 하나의 상징물을 만들기로 했다.

“기획방향에서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가져간 것은 브랜드에 전문 알피니스트의 정신과 영혼 즉, 알피니즘(Alpinism)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명인 K2(8611m)는 인도 카람코람 산맥의 중앙부에 있는 산으로 에베레스트(8848m)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그러나,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 중 단독 봉으로서 그 어떤 봉우리보다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봉우리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알피니스트들이 그 매력에 취해 고독한 싸움을 벌이는 곳이 바로 K2다.

〈케이투〉 광고는 이러한 K2의 살아있는 혼을 브랜드에 담아내기 위해 제작되었다. 따라서, 산을 향한 고독한 남성상을 보여주기로 결정, 모델에 대한 집중을 뺏기지 않고 알피니즘의 공감유발을 위해 알려지지 않은 무명 현지 산악인을 모델로 기용, 스토리 텔링식 CF를 이끌기로 했다.

“기획단계에 쉽게 모두들 수긍했지만, 역시 가장 큰 장애물이 된 것은 경험부족에 따른 비용이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 CF 역사상 산악을 배경으로 한 전문 산악 CF가 제작되어본 적이 없다는 점, 또한 최고의 퀄리티 있는 광고물을 제작하되 시간과 비용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CF라 할지라도 한 편의 영화만큼 큰 제작비용이나 제작기간을 투여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작팀은 우선적으로 실제 촬영 및 세부작업은 해외 현지 작업, 보충 촬영은 국내에서라는 가이드라인 하에 진행을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장소 헌팅에서부터 모델헌팅, 제작 스태프 등은 모두 해외 현지프로덕션과의 공동진행으로 차근차근 이루어졌다.
 
K2를 촬영할 수 있는 장소로서 거론된 곳은 애초에 캐나다와 뉴질랜드였다. 실제 모델인 K2에서의 촬영은 자연훼손 및 지형과 기상여건에 의한 안전성을 고려할 때 촬영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여러 후보지 중 ‘반지의 제왕’ 촬영장소로 유명한 남반구의 뉴질랜드로 결정되었다.

광고 촬영지 퀸스타운은 뉴질랜드의 가장 유명한 관광도시이며 한때 금광도시이기도 했던 곳으로 번지점프와 스키로 유명하다. 국내 영화나 CF에도 많이 등장했던 곳이며 남극을 소재로 한 영화 ‘남극일기’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케이투코리아의 광고 촬영지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촬영지였기도 했다.

촬영장소인 뉴질랜드 퀸스타운, 이곳은 뉴질랜드의 남섬에 위치한 곳으로 유카티푸 호수를 중심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과 눈 덮인 산의 경치가 일품인 곳이다. 최상의 조건을 갖춘 촬영지였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변덕을 부리는 기상 때문에 촬영이 순조롭지 않았다고.

퀸스타운의 날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바뀌었고, 산에 위치한 촬영지의 날씨는 그야말로 비바람과 눈사태, 몰려다니는 구름으로 정말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다.

결국 촬영의 대다수 분량이 헬기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모든 스태프들은 촬영 내내 헬기장에서 대기하며 날씨가 잠잠해지길 기다리다 출동하는 반복된 행위를 해야만 했고, 총 5일의 짧은 촬영기간으로 인해 초조한 일정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산에서 촬영이 이루어질 경우, 갑자기 바람이 불어닥치면 헬기로 부지런히 스태프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야 하는 위험부담이었다. 순식간에 바람과 눈사태로 실종될 수 있다는 경험 때문인지 헬기조종사 및 안전요원이 철저히 인원수를 최소화하라는 명령을 내리곤 했다.

실제로 촬영 마지막 날 인접 스키장에서는 헬리스키를 즐기러 왔던 사람들이 눈사태로 전원 실종되는 사고도 있었으며 촬영팀 역시 촬영 마지막 날 빙벽에서 구르는 씬에서 모델이 부상이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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