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이도 울고가는 손 맛을…
장금이도 울고가는 손 맛을…
  • 안은정 기자
  • 승인 2011.07.0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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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은 패션문화 거리이다. 시즌이 바뀔수록 트렌드가 변할수록 거리는 새로운 모습을 항상 요구한다. 그래서 이곳은 항상 바쁘고 여유가 없다. 조금 일하다 보면 또는 쇼핑을 하다 보면 정신 없이 하루가 지나간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생전 듣지도 못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들어가면 제 가격을 다 지불하고도 뭔가 찜찜한 느낌이 남을 것이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전통이 살아있는 특별한 음식점을 찾아야 한다.

1948년부터 3대째 할아버지 때 문을 열어 반세기 전통을 자랑하는 〈강서면옥〉이 맛이면 맛 가격이면 가격 뭐하나 나무랄데 없는 장소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북진미의 명가 〈강서면옥〉은 이북 강서지방에서 즐겨 먹었던 음식을 맛의 비법을 바탕으로 차별화하여 평양냉면을 주 메뉴로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 손만두전골
▲ 평양냉면

 

 

 

 

 

 

 

 

 

 

 

강북 을지로점에서 시작해 가족에게만 평양냉면을 만드는 비법을 전수해 할아버지에서 어머니로, 어머니에서 다시 선우 민순 사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어머님은 서소문에서 본점을 계속 운영하고 있고 선우 사장은 어머님께 10년 전부터 냉면에 관한 조리법을 전수받아 지금까지 그 맛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모님 세대에서 〈강서면옥〉 냉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다들 한번쯤은 맛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들사이에서 〈강서면옥〉을 잘 모르는 이유는 할아버지와 삼촌이 을지로에서 문을 열었을 당시 아주 장사가 잘 되는 시기에 손님들이 너무 많아 힘이 부쳐 소리소문 없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꽃등심
▲ 강서 양념 왕갈비

 

 

 

 

 

 

 

 

 

 

 

그래서 사람들은 〈강서면옥〉이 기억속에서만 있는 음식점인 줄 안고 매우 안타까워한다. 〈강서면옥〉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가게에 들어와 냉면을 먹어 보고는 그 맛을 기억해 꼭 다시 이곳을 방문한다.

〈강서면옥〉이 이렇게 맛을 유지 할 수 있었던 건 가족들 모두가 냉면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그 비법을 사장은 귀뜸한다. 더욱이 가족 중 한 분은 냉면이 너무 좋아 집에 냉면 뽑는 기계를 가져다 놓고 먹을 정도로 좋아한다. 평양냉면을 만드는 본인들이 좋아하니 똑 같은 맛을 절대 잃을 수가 없다.

<강서면옥> 냉면은 메밀이 90% 전분이 10%로 굵지도 얇지도 않은 적당한 굵기에 쫄깃쫄깃하며 구수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냉면치고는 평양냉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재료를 충분히 사용하고 또 고급 한우만을 고집해 그 재료에 비한다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육수와 국수는 모두 선우 민순사장이 손수 만든다. 또한 모든 음식은 마지막 단계를 선우사장 손을 거처 손님들에게 전해진다. 청결과 신선한 재료는 〈강서면옥〉을 지키는 힘이다.

평양냉면이 주 메뉴지만 요즘 같은 겨울 〈강서면옥〉에 찾아오는 분들은 만두전골, 갈비탕, 꽃등심을 주로 찾는다. 압구정점에서 기획한 야침찬 요리로 김치 말이 냉면을 새로운 매뉴로 선보였다.

손님들의 반응은 아주 만족스럽다. 재료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꽃등심 및 고기류 8가지 음식의 가격은 23,000원에서 30,000원이며 평양냉면을 비롯해 5가지 냉면은 각각 8,000원이다. 간장게장은 30,000원이며 그 외로 갈비탕, 돌솥비빔밥 등 총 20여가지 음식으로 충실하게 구성되어있다.

가벼운 모임에 적합한 음식에서부터 신선한 채소와 한우를 중심으로 꾸며져 바이어 접대 등 중요한 자리 및 가족끼리의 따뜻한 모임에 알맞은 음식까지 그 수가 다양하다. 그리고 한정식 집이지만 고급와인을 구비하고 있어 한정식과 와인이 어우러진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강서면옥〉은 적당한 가격과 충실한 메뉴로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좋은 음식과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전통을 계승하며 발전하는 장소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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