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변하는 게 계절이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캠프장을 찾는 마니아들의 모습이다. 겨울이면 줄어들던 캠퍼들도 이제는 사계절 끊임없이 만원을 이루고, 화로의 장작 타는 냄새 또한 끝이지 않고 있다. 사실 캠프장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이것만큼 좋은 현상이 더 있으랴. 하지만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소 아쉬운 점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업체들도 나름 여유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한철 장사라던 캠핑이 이제는 사계절 끊임없이 고객이 증가하면서 업체들도 제법 쏠쏠한 재미를 보았으니 말이다. 다만 캠프장의 주말 풍경을 보면 이 재미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하는 의구심이 밀려오곤 한다.

너도나도 비슷한 장비에 어디를 가도 큰 차이가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캠프장에 도착하면서 시작되는 ‘캠핑의 시간’은 너무나 비슷하다. 텐트를 치고 사이트를 정하고 나면 다들 화로에 모닥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거나, 술안주로 사용할 요리를 하기 바쁘니 말이다. 우리의 캠핑 시간은 너무 먹고 마시는 것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가족을 위해 멋진 요리를 선사하는 것만큼 기쁜 일이 있을까. 또한 주변 사람들과 둘러앉아 뜨거운 커피 한잔을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일만큼 흐뭇한 시간도 없다. 이런 시간들처럼 우리가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희생하는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이런 시간들과 더불어 챙겨야 할 것이 바로 가족들과 함께 자연과 하나가 되어 즐기는 휴식이다. 그저 먹고 마시는 캠핑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캠핑은 자연 속에서 나를 찾는 일이며 그 속에서 가족과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드는 일이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내 아이와 내 아내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이야기하며 시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 이 시간들이 결국 진정 ‘캠핑을 위한 시간’들이며 우리가 캠핑을 떠나는 작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캠핑이 소통의 미학을 깨닫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와 아내, 아빠와 아들이 서로 소통을 함은 물론이고 마음을 열어 자연과도 소통을 하는 시간이란 말이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없다면 소통도 불가능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