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 어김없이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다녀간 후로 봄의 기운이 완연하다. 지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매년 기후가 오락가락 갈피를 못 잡는다. 겨우내 야외에서 기지개 한 번 켜지 못했던 사람들도 4월에는 상쾌한 공기 마시면서 봄 햇살 맞는 행복한 행렬에 동참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꽃구경이라지만 올 황사가 유난히 심할 것이라는 예보는 무시할 수 없는 현실. 도대체 황사가 얼마나 무서운 재앙인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고 황사를 확실히 피할 수 있는 방법과 황사 예방 용품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봄철에는 들뜬 마음과 달리 강한 자외선과 황사, 쌀쌀한 봄바람 등으로 상춘객들이 신경을 써야 할 몇 가지 기상학적인 현상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의해야 하는 것은 황사다.
2월14일에 백령도에서 첫 황사가 관측돼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어 2월23일에 흑산도, 광주, 제주지방에 약한 황사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올 해 봄철예보를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해 황사는 평년(전국 평균 3.6일) 보다 많은 4~8회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였고 특히 4월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겠다고 발표했다.
몇 년 전부터 황사의 출현이 점차 잦아지고 있는데, 서울 기준 최근 연도별 황사발생 횟수 및 발생일수는 2003년 3일, 2004년 4일, 2005년 12일, 2006년 11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황사의 고향을 찾아가 보자. 황사는 사막이 48만㎦, 황토고원 30만㎦에 인근 모래땅까지 합하여 무려 한반도 면적의 약 4배가 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이 황사 발원지는 가깝게는 만주지역(거리 약 500km)에서부터 멀리는 타클라마칸 사막(거리 약 5000km)까지 분포하므로 어디에서 발원된 황사인지에 따라 이동시간이 달라지고, 또 상층바람의 속도에 따라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시간이 달라지는데 약 1~5일 전에 황사발원지에서 떠오른 것이 보통이다.
그러면 황사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기에 그토록 예민한 반응을 보일까? 바로 황사의 주성분을 살펴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황사는 모래 성분이 규소·철·칼륨 등의 산화물로 이루어져 있고, 중국의 산업화에 따른 매연에 납·카드뮴·알루미늄·구리 같은 중금속과 발암 물질이 섞여 있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황사가 환경과 우리의 건강에 주로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① 대기를 혼탁하게 만들어 시야를 악화시킨다.
② 태양 빛을 차단, 산란시키고 지구 대기 열 수지에 영향을 미쳐 냉각효과를 가져온다.
③ 산성비 및 산성 토양을 중화시킨다.
④ 해양 플랑크톤에 무기 염류를 제공하여 생물학적 생산력을 증대시킨다.
⑤ 농작물, 활엽수의 기공을 막아 생육 장애를 일으킨다.
⑥ 인간 및 가축의 호흡 기관으로 깊숙이 침투하여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⑦ 안(眼) 질환을 유발한다.
⑧ 빨래, 음식물 등에 침강하여 부착한다.
⑨ 항공기 엔진 손상 및 이착륙 시정 악화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
⑩ 반도체 등 정밀 기계 손상 가능성이 증가한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황하 상류와 중류지역에서 발원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주로 영향을 주었으나, 최근 3년 전부터는 이 지역보다 훨씬 동쪽에 위치한 몽골고원 부근에서도 황사가 발원하여 우리나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전영신 등. 2002).
그러므로 황사의 발생은 국가적인 관심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바람을 타고 국경을 넘어 수 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다양하게 영향을 주므로 국제적인 조사·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황사가 생각보다 무서운 대기오염원이므로 황사 정보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하고픈 마음을 잠시 접고 실내에서 즐기는 실내스포츠로 잠시 외도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