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 아웃도어 시장 변화 있나?
한·미 FTA 타결, 아웃도어 시장 변화 있나?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6.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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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한·미 FTA(Free Trade Agreement) 협상(2)

한국 브랜드의 미국 진출은 여전히 어려워

그동안 의류는 미국 수출시장에서 가장 높은 관세를 무는 품목이었다. 평균 관세율은 9.2%, 가중평균 관세율은 13.1%로 상당히 높다. 특히 미국이 20% 이상 관세를 매기는 초고관세 품목 159개 중 직물과 의류가 83개를 차지할 정도다. 때문에 관세가 철폐되면 싼 가격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산 제품들과의 경쟁이 가능하다.

문제는 중국산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가 내년이면 없어진다는 사실이다. 한국산 제품의 관세 혜택이 있더라도 가뜩이나 싼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더 싸진다면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또 대미 무역구조가 저부가가치 위주로 고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문제가 예상된다. 고품질 제품으로 대미 수출을 하고 있는 브랜드의 경우 대부분 해외에서 원사나 원단을 수입해 고급 제품을 만드는데, 이번 협상에 이득을 보지 못한 업체들의 경우 시장 개척의지가 꺾인 것도 사실이다.

또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제품으로 수출을 증대해야한다”지만 아직까지 국내 브랜드가 미국 패션 시장에 자신 있게 진출하기는 힘들다.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럽의 브랜드들이 이미 시장을 잠식한 상황에서 한국이 브랜드력만으로 파고들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들도 이번 한·미 FTA가 희소식만은 아니라고 한다.

FTA, 득과 실 정리가 급선무

한·미 FTA 득과 실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협상으로 우리가 잃은 것도 많다.

그렇다고 무조건 정부를 비난하기보다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섬유분야가 큰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직물은 악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피해자.

단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 중 원사기준 충족이 어려운 리넨, 리오셀, 레이온, 여성재킷, 남성셔츠 등은 얀 포워드 규정에서 예외 시켰다.

또 일정물량에 대해 원료의 공급이 부족해 수출품이 원사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품목에 대해 의류와 직물 각각 1억㎡씩 원산지 예외쿼터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해당 업체의 피해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얻은 것도 많다.

한·미 FTA가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주고 대미 수출환경 개선으로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다.

또 우리 측 9.3%의 관세가 폐지될 경우에도 대미 섬유수입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무적인 것은 의류분야의 제조과정 메커니즘이 OEM 방식에서 ODM 방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ODM(개발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판매망을 갖춘 유통업체에 상품 또는 재화를 제공하는 생산방식)은 직접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해 주문자상표 부착방식인 OEM과 구별된다.

얀 포워드 규정은 원사, 직물, 완제품 등 산업 제조과정 협업관계 강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했다. 원사부터 완제품까지의 생산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져야만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직계열화가 촉진될 전망이다.

또 아직까지 기술력이 약한 국내 중소업체들에게 외국인투자유치로 고기능성 제품의 생산기반 구축 및 기술력을 향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다. 거기에 통관절차가 간소화되고 안정되면서 신속한 납품이 경쟁력인 패션제품들에 대한 기업 부담이 감소해 대미 수출환경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만 하다.

한·미 FTA. 결코 능사만은 아니다. 경쟁력 없는 제품과 브랜드들은 결국 미국산 섬유 제품에 안방을 내줘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살아날 수 있는 치열한 약육강식의 시장에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산 브랜드의 도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미 인지도와 품질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미국의 브랜드들. 더 이상 애국만을 위해 국산 제품을 사는 시대는 지났다.

FTA 특수를 누리기 위해 그리고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아웃도어 관련 업체들은 스스로가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반성해보고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전문 디자이너 양성 그리고 세계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날카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세계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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