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밀림의 유적들
불가사의한 밀림의 유적들
  • 글·사진 | 우경선 사진작가
  • 승인 2011.06.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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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 Cambodia AngkorWat

1434년 이웃 국가인 타이의 공격을 받은 크메르 왕국은 갑자기 역사상에서 사라져버렸다. 5세기 반 동안이나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번성했던 제국이 소리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많은 추측 중에서 가장 유력한 것은 그 당시에 전쟁을 일으킨 타이의 군대가 엄청난 인구로 추측되는 크메르 제국의 수도에 물과 식량을 오염시켜서 주민들이 그곳을 떠나게 했다는 얘기가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그래도 가장 결정적인 크메르 왕국의 멸망의 이유는 엄청난 규모의 앙코르와트 등의 건축물의 건설로 인해 국력이 소진되어 그렇게 허무하게 없어지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옛날 로마 제국 사람들이 로마의 가도와 공공의 건축물들을 자신들이 해야 할 최고의 봉사로 여겼던 것처럼 크메르 왕국의 왕들도 앙코르와트의 건축물들에 대해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왕들은 자신의 임기 동안 신전의 건립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크메르 제국의 유적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하게 잊혀진 채 밀림에 묻혀있다가 ‘앙리 무오’라는 프랑스 사람에 의해 유럽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라고 선정될 정도로 인기 있는 곳으로 떠올랐다. 캄보디아의 국기에 나올 정도로 앙코르와트의 존재는 캄보디아사람들에게 많은 자부심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 톤레샵호수의 가옥들은 우기가 되면 물이 불어나서 모두 수상가옥이 된다고 한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
▲ 앙코르와트를 들어가는 길목에 해자와의 경계를 만들고 있는 돌난간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엔립으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방콕의 카오산 로드에서 시작되는 비포장의 험난한 도로를 따라 스릴 넘치게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과 씨엔립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이용한 방법이다. 여행이라는 것을 고생의 흔적들로 가득 채우고 싶은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비포장 도로를 덜커덩거리며 여행하면서 엉덩이가 아파서 시달리고 운전기사들의 아찔한 운전실력과 우기 때 울퉁불퉁한 도로 사정을 통해서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많이 가지고 온다. 그 길을 따라 여행하면 다른 여행의 사소한 일들은 그냥 웃음 지으면 해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얘기도 들었다.

항공편으로의 여행은 직항편이 한국에도 개설되어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방콕이나 대만을 경유해서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엔립 공항에 도착한다. 씨엔립에 도착하면 다른 여행지와 다르게 푹푹 찌는 더위와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다른 여행지와 다르게 습도가 높은 날씨와 진흙이 어울린 유적지들은 흡사 황토 찜질방에 머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른 동남아처럼 비가 오는 우기의 여름 같은 때 보다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 같은 겨울철에 여행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된다.

첫 번째 소개하는 곳은 앙코르와트다. 앙코르와트는 크메르 제국의 대표적인 유적이다. 씨엔립에는 여러 가지의 유적이 있지만 제일 유명한 앙코르와트를 그곳의 대표  명사처럼 부르고 있다. 앙코르와트는 수르야바르만 2세 왕부터 시작되어 앙코르제국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이었던 자야바르만 7세(문둥이왕)에 이르러 완공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년에 문둥병에 걸려서 별명이 문둥이왕으로 불렸던 자야바르만 7세는 다른 많은 건축물을 보수하고 바이욘 같은 곳을 만들었다고 한다. 앙코르의 유적지의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고도 한다.

앙코르와트에 도착하면 그 주위를 둘러싼 커다란 해자를 볼 수 있다. 해자라는 것은 인공적으로 만든 커다란 연못인데 방어의 역할을 위해서 만들어져 있고 앙코르와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그 해자를 건너가면 첫 번째 외부 회랑이 보인다. 그곳을 지나면 공상과학 영화에서 본듯한 흡사 옥수수를 뒤집어 놓은 것 같이 보이는 앙코르와트의 중심부가 보인다. 힌두교의 제일 신 중의 하나인 비슈누에게 바치는 사원으로 앙코르에 있는 대부분의 건축물 출입문이 동쪽으로 방향을 보고 있는데 앙코르와트는 서쪽으로 방향이 되어있어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앙코르의 유적지 속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찾기도 한다. 그래서 해가 그늘을 만드는 오전보다는 빛이 정면으로 비치는 오후에 주로 여행하는 것이 좋다.

▲ 바이욘의 큰바위얼굴들은 문둥이왕의 초상이라고 한다. 문둥이왕과의 키스를 하고있는 어느 여인

바이욘, 앙크로와트의 미소
첫 번째 외부 회랑을 거쳐서 돌로 된 길을 따라가면 본 건물에 접근을 할 수 있다. 본 건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내부 회랑을 둘러싸고 있는 힌두교의 역사를 기록한 양각으로 되어있는 부조들이다. 지금 보아도 빠지지 않는 세밀한 묘사가 멋진 조각이 새겨져 있다. 그곳을 지나서 안쪽으로 가면 열린 공간이 또 나오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네 발을 써서 올라 갈 수 밖에 없는 엄청난 경사의 계단을 기어올라 중심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상부의 네 군데 코너에는 주황색의 옷을 입은 소승불교의 승려들을 볼 수 있다. 몇몇 승려들이 외국 관광객과 무엇인가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것으로 보아서는 다른 데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승려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그런데 왜 힌두교의 사원에 불교 승려들이 있는 것은 캄보디아가 불교의 나라이고 이 앙코르와트가 크메르 제국의 이후에는 불교의 성지같이 쓰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유적을 복원하면서 원형에 맞도록 조정을 하면서 불교의 상징들을 많이 제거했다. 위쪽을 구경한 후 내려올 때 다시 만나는 계단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더 신경이 쓰이게 된다. 위에서 아래를 볼 경우에 마음 약한 사람들은 내려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 캄보디아의 왕들이 신과의 합방을 위해 올라갔다는 피미아나까스에 오르는 관광객들
앙코르와트가 대칭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 웅장한 분위기의 유적이라면 앙코르툼의 안쪽에 있는 바이욘의 유적들은 밀림 안에 있는 동화 같은 큰바위 얼굴이 가득 찬 신비스러운 곳이다. 앙코르툼이라는 말은 거대한 도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예전에 크메르 제국의 성벽이 둘러싸여 있고 그 안에 왕궁과 주민들이 살았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앙코르툼의 남문을 통과해서 만나는 곳 중의 하나가 앙코르와트의 미소라고 불리는 바이욘. 앙코르와트는 하나씩 돌을 쌓아올린 곳이고 바이욘은 20만 개가 된다는 거대한 돌들을 블록 맞추듯이 세우고 그곳에 조각을 했다. 바이욘도 회랑을 지나고 몇 개의 계단을 통해서 위로 올라가면 탑의 위쪽에 새겨져 있는 큰머리 얼굴의 신들과의 가까운 접촉을 할 수 있다. 그곳을 한 바퀴 돌면서 서로 비슷하게 보이면서도 조금씩 빛에 의해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신상들을 구경할 수 있다. 바이욘을 나와서 코끼리 모양의 부조들이 인상적인 코끼리 테라스까지 구경하면 앙코르툼의 일정은 끝난다.

앙코르툼과 멀지 않은 곳에 안젤리나 졸리의 툼레이더에 등장한 타푸롬이 있다. 앙코르의 대부분의 유적이 복원되어서 사람들에게 예전의 형체를 보여주는 반면에 타푸롬은 거대한 밀림의 나무와 공생하는 관계를 택하고 서로에게 의존하는 형태로 있는 곳이다. 많은 학자에 의해 타푸롬은 복원되지 않고 자연과 인간이 남긴 것에 대한 어우러짐에 대한 기록으로 자연상태로 남겨두고 있다. 그 안에 도착하게 되면 쓰러져있는 기둥들과 벽들과 군데군데 막혀 있는 회랑들과 그 안에 숨겨진 부조들, 부서져 내린 돌들 사이에 보금자리를 걸친 밀림의 나무들이 있다.

▲ 나무와의 공존을 선택한 타푸롬

신비로운 광경이 가득한 장소
간단한 앙코르와트의 주요한 유적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앙코르와트에서는 어떻게 동선을 그리는 것이 좋은가는 오로지 관광객들의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그날의 날씨 등에 따라 어느 시간에 가더라도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유적들이 있던 곳이 앙코르의 모습이다. 그래서 어느 방향으로 둘러보는 것이 좋은가는 여행자들의 마음에 달렸다. 그래서 시간순으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라 간단히 유적지에 대한 정보만을 써놓은 이유도 그런 선택들이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여기서 빠진 주요 볼거리는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일몰을 볼 수 있는 프놈바켄이나 프롬클롬이 있고, 타이에서 들어온 물건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볼거리가 재미났던 올드마켓, 씨엔립의 시내의 여유로운 산책과 토렌샵 호수의 추억들과 반디아이쓰레이의 멋진 황토빛 조각들 같은 것이 있다.

여행이라는 것은 일상의 찌꺼기를 덜어내고 새로운 신비한 것들을 채워넣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나라의 볼거리보다도 강렬한 느낌의 앙코르와트의 유적들은 생각보다 엄청난 규모의 유적들이어서 한번 정도는 꼭 구경할 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더위에 대한 적응만 키운다면 여행이라는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 될 것이다.

▲ 일몰을 보기위해 프놈바켄에 오른 많은 사람들 사이로 무엇인가 적고있는 수도승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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