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첨단 기술, 양말을 만들다

World Best Company 스위스 〈로너(Rohner)〉

▲ 로너 공장 전경.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알프스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1837년 설립, 하루 15,000족 양말 생산

스위스는 과거부터 첨단 기술이 발전한 국가로 알려져 왔다. 〈로렉스〉 시계를 비롯해 〈스와치〉〈빅토리녹스〉 등은 스위스가 만들어낸 걸작품들이다. 이런 첨단 기술은 소재 부문에도 그대로 적용돼 〈쉘러〉〈에슐러〉 등의 기능성 소재도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이런 스위스 초정밀 공학이 만들어 낸 명품 중 하나가 바로 〈로너(Rohner)〉 브랜드. 스위스가 자랑하는 로너는 양말과 내의를 주력으로 한정된 양의 상품만을 생산하기 때문에 높은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난 100년 이상 명성을 쌓아왔다.

로너의 슬로건 ‘Make Your Feet Happy’

▲ 〈로너〉 기능성 파일 양말. 양말 외부가 파일로 쌓여 있어 쿠션이 뛰어난 베스트셀러 아이템.

스위스 로너AG는 현재 아웃도어 스포츠를 위한 양말에서부터 군용과 의료용 특수 양말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생산하고 있고, 무봉제 제품인 심리스로 만든 기능성 이너웨어도 공급중이다. 현재 전 세계 20개국 이상에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로너〉를 비롯한 총 4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로너〉 브랜드는 고기능성 제품을 위주로 전개되고 있고, 지난 2001년에는 〈세이앙스(Seance)〉와 〈플렉시(Flexy)〉를 런칭해 다양한 상품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세이앙스〉는 파리와 밀라노에서 동시에 전개하는 고품격 스타킹 전문 브랜드고 〈플렉시〉는 대중적인 가격의 여성용 스타킹 타이즈 브랜드다. 이밖에 로너는 〈나이키〉 양말의 스위스 디스트리뷰터로서 활동하고 있다. 〈로너〉가 기능성 양말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전통에서 나온 경험과 미래에 대한 투자 등 많은 마케팅 전략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도 ‘Make Your Feet Happy’라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끊임없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로너사는 하루에 15,000족의 양말만을 생산하고 있으며 로너가 지난해 생산 판매한 양말만도 300만 족이 넘는다. 한정된 수량만을 생산, 판매한 것으로는 놀랄만한 수치다. 〈로너〉가 갖는 가장 큰 노하우는 오랜 전통에서 나오는 경험이다. 처음 양말을 생산할 때 도입했던 니팅 머신은 이 회사 최대의 자산이자 노하우이기도 하다. 로너사가 상품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은 바로 ‘기능성이 바탕이 된 상품을 만드는 일’이다. 로너는 흔히 “우리는 양말을 만들지 않는다. 펑션을 만든다”는 말로 자사 브랜드의 컨셉을 설명한다. 양말을 직접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체계화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매년 5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 시스템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현재 〈로너〉 외에는 이런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양말 전문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 로너가 설립될 당시의 초창기 건물과 니팅 머신. / 지난 1873년 로너AG를 설립한 창립자 야곱 로너.

모든 제품을 스위스에서 생산
〈로너〉의 모든 양말은 생산단계에서부터 여러 번 품질검사 단계를 거치고 일정한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상품을 절대 출고하지 않는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의 포장에는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라는 문구를 삽입해 스위스에서 생산된 높은 퀄리티의 상품이라는 것을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가 생산하는 양말에는 대표적인 두 가지 기술력이 집약되어 있다. 첫 번째는 ‘핸드링크(Hand Link)’라는 기술로 양말의 발등과 발가락이 연결되는 부분을 한땀 한땀 사람이 손으로 꿰매는 방식이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손을 통해 직접 만들어질 때 가장 정교하고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드라이 피트 시스템(Dry Feet System)’으로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기능성 파이버를 혼합해 만든 원사만을 사용해 자연적으로 흡습 속건 기능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로너〉의 모든 양말은 두 겹으로 돼 있으며 양말 안쪽은 화학섬유로 만들어져 발의 습기를 빠르게 외부로 배출시키고 바깥쪽 원단은 천연섬유를 활용해 습기를 흡수해 빠르게 건조시켜 항상 쾌적한 상태를 유지시킨다. 또한 격렬한 운동을 할 경우에도 물집이 잡히는 것을 예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로너〉는 이러한 다양한 기술력 외에도 제품의 포장이나 라벨, 판매대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좀 더 편리하면서도 소비자에게 〈로너〉 브랜드를 손쉽게 인지시킬 수 있는 상품 포장, 판매대를 개발해 고객이 보다 편하게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공장에는 150대의 편직기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특히 수십 년 경험의 베테랑 전문가들이 상품 생산을 관리하고 있다.

양말 평균 재고량 220만 족 보유

▲ 물류 창고. 물류 창고에는 평균 220만 족의 양말이 항상 보관돼 있다.

로너는 지난 1873년 창립자인 야곱 로너(Jacob Lohner)가 당시 21세의 나이에 설립했다. 초창기 로너는 자수 및 레이스 전문업체로 시작했으며 1933년 자수 사업으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58년에는 현재 위치하고 있는 스위스 발가(Balgach) 지역에 본사 건물을 설립하여 현재까지 로너의 주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발가에서는 150대 니팅 머신이 하루에 15,000족 이상의 양말을 생산하고 있다. 일 년에 300톤 이상의 원사(原絲)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인정받고 있다. 또 이곳에는 항상 220만 족 이상의 양말을 저장하고 있는 대형 물류 창고가 있으며, 스위스 전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48시간 이내에 배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 180명의 종업원이 스위스와 포르투갈에 근무하고 있으며 양말 전문가팀이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맞춘 모델을 꾸준히 개발해 가고 있다.

현재 로너AG는 매년 5억 원 이상의 자금을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가장 빠른 시일 안에 받을 수 있는 다이렉트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물류 시스템으로 랙쇼핑(Rack Shopping)이란 것이 있다. 〈로너〉 양말이 판매되는 모든 매장에 설치될 예정으로 소비자가 판매대에서 물건을 집고 계산을 하는 순간 본사에 판매량과 재고량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시스템으로 부족한 물량을 미리 계산하여 필요한 곳에 제때에 보낼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평가 받고 있다.

로너의 목표는 양말 업계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 현재도 양말의 명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다. 회사의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로너〉 제품을 착용하는 고객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로너는 100년 이상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통 있는 회사지만 항상 창조적이고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다. 현재도 매년 두 차례씩 개발한 신상품을 발표하고 있다.

▲ 매 시즌마다 새롭게 개발된 〈로너〉 제품을 전시해 둔 제품 전시실. 수십 종류의 양말과 내의가 샘플실 안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mini interview
베노 그뮤르 Benno Gmur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목표”

우리는 양말을 만들 때 단순히 상품을 만들어 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객을 편안하게 만드는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너의 모든 직원들 역시 단순히 양말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만들어내고 있다’라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로너〉 양말은 트레킹, 러닝, 테니스, 골프, 스키 등 스포츠 아웃도어를 비롯해 일반 캐주얼 양말과 당뇨병 환자를 위한 양말, 운동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가압 양말까지 다양한 종류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양말과 내의는 무엇이든지 만들어 공급할 것이다. 그것이 〈로너〉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