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짱(靑藏)철도, 티벳으로 가는 하늘 길
칭짱(靑藏)철도, 티벳으로 가는 하늘 길
  • 이승아 중국 통신원
  • 승인 2011.06.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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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Wide China

5072m 높이 세계의 지붕, 총 1956km 길이로 건설

하늘나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 열렸다. ‘하늘의 길’이라고 불리는 칭짱철도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개통된 중국 칭하이(靑海)성과 티벳 서(西)자치구를 잇는 총 1956km의 칭짱철도구간 중 칭하이(靑海)성 거얼무(格彌木)와 티벳(西藏)자치구 수도인 라싸를 잇는 총 1142㎞구간으로, 지난 2001년 6월 착공하여 지난 7월 1일 공산당 창립기념일에 맞춰 개통되었다.

산소가 희박하고 사계절 내내 얼음으로 쌓여있는 고원지대 동토(凍土)철도(전 구간의 약 50% 길이인 550km)로는 세계 최고 속도의 철도다. 해발 4,000m 이상의 구간이 960㎞에 달하고, 최고 높이는 5072m인 탕구라산으로 지금까지 가장 높은 페루 안데스 산맥의 고원철도보다 200m 이상이나 높다.

철도 교량, 지하 30m 깊이로 박아
칭짱철도에 사용한 모든 철교 교량은 어떤 건축 자재로 지어진 도로나 건축물도 동창(凍脹)과 융침(融浸) 현상으로 2~3년이 지나면 파괴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지하 30m까지 뚫고 기반을 다졌다고 한다. 운행하는 열차도 중앙통제식 환기시설과 산소공급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일교차, 고산증세 등을 감안하여 낮 시간대에만 통과하도록 배려(?) 했을 정도.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칭짱철도의 개통은 시짱(西藏, 티베트)의 낙후된 개통설비를 개선하고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면서 “연간 80만 명의 관광객이 티벳을 찾아 현지 관광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칭짱철도의 개통으로 칭하이성에서는 물론, 베이징(北京), 사천성 청두(成都), 총칭(重慶), 란조우(蘭州)등지에서 티벳까지 직접 여행할 수 있게 됐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나 이곳을 신성하고 때묻지 않은 곳으로 여기며 언젠가 꼭 여행을 하겠다고 다짐했다가 고산증세나 비용문제로 미루어오던 사람들에게 철도 개통 소식은 마음을 들뜨게 할 만한 반가운 일이다. 열차 출발 10일 전부터 열차표를 예매하지만 매표 경쟁이 뜨거워 현재 여행사로의 단체표 매매는 기약없이 단절된 상태고 개인적인 매표도 오는 8월 말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국의 취재경쟁도 뜨거워 철도청, 외교부, 여행관리국 등의 관계부처는 철도개통과 여행관련 소식을 자국에 소개하기 위해 취재하러 들어오는 해외 미디어들의 신청서류들로 또한 바빠졌다.

티벳의 고유 문화, 자연파괴 우려도
이와 달리, 칭짱철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티벳 민족의 정싱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 14세는 작년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티벳에서 문화적 대학살이 일어나고 있다. 보통 철도의 개통은 발전을 위한 것이지만 칭짱철도는 인구 통계학적인 변화를 초래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 중국이 한족 2,000만 명을 대거 티벳으로 이주시킴으로써 티벳 내에서조차 티벳민족들을 소수민족으로 전락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티벳인들은 전통적으로 수입이 적은 농업이나 목축업에 종사해왔다. 이 때문에 해외에 거주하는 티벳인들과 국제인권기구들은 한족들이 일자리를 찾아 티벳에 대거 이주할 것을 우려하고있다. 또한 육로 화물수송이 수월해져 티벳에서 독립운동이나 소요가 발생될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의 즉각적인 파견이 가능해지며, 5년 이내에 520여만 명의 중국인들이 티벳를 찾아 티벳의 고유한 전통문화와 원시상태의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등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네팔, 중국의 운남성, 신장성, 사천성, 청해성에서 티벳으로의 육로여행은 현지인들에게만 변방통행증 발급으로 여행이 가능했으며 외국인의 경우, 네팔 카트만두와 사천성 성도에서 여행사의 단체여행 패키지를 통해 비행기로 티벳으로의 여행이 기존에 가능했었다. 물론 모험을 좋아하는 젊은 백팩커들은 변방통행증은 물론 비행기를 이용하지도 않고 공안(경찰)의 검문에 붙잡히지도 않으며 오랜 시간 동안 여행을 많이 하지만 일단 중국 공안의 검문에 걸리면 일례없이 추방감이었다. 이번 티벳으로의 육로가 철도를 통해 열린 소식은 외국인들에게도 더할 수 없이 좋은 소식이긴 하다. 하지만 변방 통행증을 발급 받아야하며, 현지인과는 달리 반드시 여행사를 통해 절차를 밟아야 하므로 현지인과는 인민폐 2000위엔(24만원)에서 많게는 6000위엔까지 차이가 난다. 참고로 베이징(북경)에서 티벳 라싸로의 열차 편도요금은 389위엔(좌석), 813위엔(침대), 1262위엔(고급침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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