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변함없는 LOVE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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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6.24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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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TV CF <에코로바>

총 3편 제작, 산악인 진솔한 마음 표현

최근 아웃도어 시장에 마케팅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 주 5일제 시행으로 아웃도어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몇몇 인기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판매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 이런 이유로 아웃도어 중견 업체들의 마케팅이 점차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어 아웃도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TV CF를 제작, 방영하기 위해 수십억 원씩의 비용을 책정하면서까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실. 최근에는 〈에코로바〉 〈노스랜드〉 〈트렉스타〉 등 중견 아웃도어 업체들의 브랜드가 이 열기에 참여했다. 중견 업체들의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 경향은 리딩 업체들의 고신장에 위협을 느끼면서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업체들의 노력 때문이다. 중견 업체들은 TV CF부터 신문, 잡지 광고까지 소비자들의 구매심을 자극하며 리딩 업체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필사적이다.

‘진실성’으로 차별화 시도
창사 25주년을 맞아 에코로바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올해 TV CF를 제작, 방영하고 있다. 〈에코로바〉는 한국 아웃도어 특성에 맞게 산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했다. 유럽인들은 여행, 캠핑, 사이클, 사냥 같은 역동적인 아웃도어를 즐기지만 한국인들은 등산을 즐긴다. 국토의 70%가 산이기 때문에 주말이면 멀게는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속리산에서 가깝게는 동네 뒷산까지 산을 찾는 사람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누구나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오를 수 있는 것이 산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등산을 즐기는 사람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는 사람까지 국내의 등산 인구는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국내의 아웃도어 시장은 등산용품이 장악한 것이 현실. 〈에코로바〉는 25년간 한결같이 등산 제품을 만드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토종 브랜드로 자존심을 지키며 ‘LOVE MOUNTAIN’이라는 카피로 시리즈 광고를 만들어 산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에코로바〉는 지난 4월 첫 CF를 방영했다. 올해 총 3편의 광고를 기획한 〈에코로바〉는 이미 5월 말까지 2개의 CF를 방영했다. 기존의 아웃도어 CF가 극한상황이나 위험상황 속에서 한계를 극복하는 내용의 CF들이 주류를 이룬 반면 에코로바의 첫 CF 런칭편은 기존의 과장을 모두 없애고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들의 진실한 마음만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바네사 메이의 ‘I am a doun for lack of Johnny’가 조용히 흐르는 가운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적막 속, 에베레스트를 뒤로 한 채 4개의 텐트에서 서서히 불이 밝혀진다. 동시에 산 너머에서 천천히 동이 트기 시작하면서 산의 윤곽이 완전히 드러난다. “25년 전부터 산을 사랑했고, 그래서 잠시도 산을 떠나지 못한 〈에코로바〉. 〈에코로바〉는 산을 오르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카피가 천천히 흐른다. 분명 타브랜드의 CF와 다르다. 산을 한 번이라도 올라 본 사람이라면 잠시나마 마음이 동할 정도다. 자연 앞에서 숙연해지는 인간의 마음을 표현한 에코로바는 역동성 대신 진정성을 추구했다. CF 마지막은 ‘LOVE MOUNTAIN’이라는 카피가 새겨진 화면, 정적인 화면을 통해 역설적이지만 진한 감동을 소비자들에게 주고 있다.

과장보다는 사실 전달 주력
런칭 CF로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에코로바〉가 두 번째 CF에서 드디어 산을 말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CF 러브마운틴편에서는 한 사람의 진솔한 얘기가 산에 대한 애정으로 표현됐다. 녹음이 한창인 산의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하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CF는 시작된다. 그의 산행은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극한상황도 전혀 없다. 하지만 그는 산행을 즐기며 산을 느끼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산은 친구다. ‘어디로 가야 할까. 친구와 술잔은 답을 주지 못했다. 산이 나지막이 속삭인다. 지금처럼만 살아가라고. 산을 오르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남자가 독백하는 CF 속 카피는 인간이라면 한 번쯤 가졌을 만한 생각을 대변해준다. 〈에코로바〉는 CF 속 카피를 통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계속 강조하면서 산이 정복의 대상이나 넘어뜨려야 할 경쟁의 대상이 아닌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술처럼 편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의도를 CF 속에 표현했다. 이번 광고를 제작한 〈에코로바〉의 김제연 대리는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의 CF들이 너무 과장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에코로바〉는 산악인들의 마음을 진실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에코로바〉의 두 번째 CF 러브마운틴편은 해외 올 로케로 촬영했다. 뉴질랜드 퀸스타운을 배경으로 10여 곳을 로케이션하며 힘들게 촬영한 이번 CF는 그만큼 에피소드도 많았다. 30초 미학이라는 CF는 소비자들에게 30초라는 짧은 시간 속에 모든 의도를 응축해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반복에 반복을 수없이 거듭한다. 특히 아웃도어 CF는 계속해서 등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번 러브마운틴편에서는 자연스러운 등반장면을 담기 위해 수십 번씩 오르내리는 장면을 촬영했다. 러브마운틴편 감독은 발만 보이는 장면에서 완성도 있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배낭이 가벼워 발이 가벼워 보일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 배낭을 꽉꽉 채워 넣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게다가 산하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불청객, 날벌레. 이번 촬영에서도 예외 없이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샌드플라이가 동행했다. 파리의 일종으로 사람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곤충이라 물리면 모기에 물렸을 때처럼 굉장히 가렵다. 현지인들은 이 친숙한 곤충에게 만성이 돼 물려도 그다지 가렵지 않지만 촬영팀은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샌드플라이 때문에 고생했다는 후문.

브랜드 이미지 강조에 승부
작년 말부터 시작된 아웃도어 업체들이 TV CF 제작 열기는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각 업체들은 자신만의 브랜드 특성을 살려 CF를 제작하고 있다. 기존의 아웃도어 CF들이 대규모 자본을 들여 블록버스터급 광고를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 CF를 제작, 좀 더 실용적인 광고를 추구한다. 광고 구성 자체도 휴먼 다큐 형식의 CF로 감동과 재미를 줬던 반면 최근 CF는 드라마적인 요소보다는 사실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이미지를 어필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실속을 추구해 공중파 방송보다는 케이블 채널을 적극적으로 이용, 같은 비용으로 방영할 수 있는 횟수를 늘려 더 많은 소비자가 광고를 접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이처럼 과열되는 아웃도어 시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여력이 되지 않는 중소업체들도 과열되는 시장에서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무리해서 CF 제작에 돌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불꽃 튀는 광고전이 일어나는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이끌어 내려는 업체들의 고도의 심리전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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