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들 불꽃 튀는 과열 경쟁
아웃도어 브랜드들 불꽃 튀는 과열 경쟁
  • 글·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6.27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pecial Report -Issue5. 신문ㆍ방송 광고 확대

서울 중계동에 사는 이모(54) 씨. 어느 주말 저녁 텔레비전 앞에서 리모콘을 이리 저리 돌리다 갑자기 멈춘다.

적어도 여의도 63빌딩만큼은 되어 보이는 고층빌딩에서 말쑥한 차림의 남자가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고 자일에 몸을 맡기고 하강하는 광고를 본 것. 근처 도봉산과 북한산을 찾을 때면 심심찮게 보던 바위꾼들과 비슷해 어째 익숙한데다가 건물 외벽을 타고 시원하게 하강하는 모습을 보니 마른 침이 넘어간다. 이어 설산을 오르는 산악인의 모습을 담은 또 다른 광고가 방영된다.

날이 잔뜩 선 빙벽을 올라가는 모습에 몸이 절로 움찔거린다. 에델바이스아웃도어(대표 한철호)의 〈밀레〉와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의 자체브랜드 〈케이투〉 CF다.

2007년 아웃도어 브랜드, 다양한 매체 광고로 전진!

불과 10년 전만 해도 〈나이키〉 〈아디다스〉 〈프로스펙스〉 등의 스포츠 브랜드에 비해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케이투〉 등의 아웃도어 브랜드는 낯설었다. 등산에 제법 재미를 붙여 장기산행에 나서거나 암벽을 오르는 등반가가 아닌 이상 전문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를 알기란 쉽지 않았던 것.

이런 만큼 한국에서 유통되는 수십 개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기능성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 브랜드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광고. 〈노스페이스〉 〈라푸마〉 〈밀레〉 〈블랙야크〉 〈영원〉 〈에코로바〉 〈코오롱스포츠〉 〈케이투〉 등의 브랜드들은 전문지는 물론이요, 신문·방송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알린다. 최근 몇 년 동안에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전문지가 주를 이루던 예전에 비해 신문·방송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능성 의류가 진가를 발휘하는 겨울철을 맞은 아웃도어 광고시장은 공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과연 전문지와 비교했을 때 많게는 수십배 까지 차이가 나는 광고비용만큼의 효과는 있을까?

지난 1999년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중 가장 먼저 공중파 CF를 제작한 〈케이투〉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적인 케이스로 현재까지 꾸준히 CF를 만들고 있다. 케이투코리아 이은경 계장은 “〈케이투〉의 경우 첫 CF부터 매출면에서나 인지도면에서 효과를 많이 봤다.

장기적으로 볼 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CF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투〉의 경우 공중파와 일간지, 그리고 전문지에 6:3:1의 비율의 비용으로 광고를 진행하는 만큼 CF의 비중이 높다. 신문과 전문지 광고만을 진행하는 아웃도어 업체의 경우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그 비율이 7:3정도 된다고 한다.

업체간 과열 경쟁이 광고 시장에 불씨를 던지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브랜드를 전달해야하는 신문·방송 광고에 비해 전문지는 상대적으로 독자가 적지만, 그 독자들은 이미 아웃도어 브랜드에 대해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 실속 있는 부분이 있다.

기능성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함께 이미 아웃도어 브랜드에 대해 알고 있는 실 구매층이면서 오피이언 리더들이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전문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되는 것은 신문·방송 광고에 비해 광고비가 적기 때문이지 결코 비중이 작다고는 할 수 없다.

신문·방송 광고의 경우 최대한 직접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제품 실물과 가격, 세일기간 등을 알리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랜 생명력을 가진 전문지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광고를 비롯해 제품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첨부된다.

주5일제에 따라 급격히 팽창된 아웃도어 시장은 커진 만큼 과열경쟁을 불러오고, 수요보다 공급이 더 빠르게 늘어가니 어떻게든 대중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켜야 하는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더 공격적이 될 수밖에 없다. 전문지에서 일간지로, 일간지에서 공중파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브랜드들의 행진이 마냥 반갑지만 않은 까닭은 시장 자체가 자칫 무리한 광고 경쟁에만 집중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과열 광고는 제품에 대한 부실로 이어질 수 있고, 고가의 광고비는 결국 그대로 소비자에게 부담될 수밖에 없다. 광고에 쏟는 정성만큼 제품 연구와 디자인 개발에 투자가 밑받침되어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코오롱스포츠〉의 정우경 과장에 따르면 “아웃도어 시장의 폭발적인 증가로 새롭게 런칭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으며 그에 맞게 매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그에 발맞춰 그간 F/W 시즌에 집중되었던 광고는 내년 S/S 시즌부턴 계절에 관계없이 펼쳐지는 생존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품의 기능성은 물론 브랜드의 이미지까지 판매해야하는 업체들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지 고민중이다.

새로운 고객을 흡수할 CF와 일간지 광고는 물론 브랜드 충성도를 지닌 고객에게 다가가는 전문지 광고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약진을 그대로 반영하는 광고. 전문지든, 신문·방송이든 각 매체마다의 장점을 살린 전략이 필요한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