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에 부는 페미니즘 바람
아웃도어에 부는 페미니즘 바람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4.06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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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영 효과로 젊은층 흡수…피팅감 뛰어나

등산 인구가 1000만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IMF 이후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에 아웃도어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사실 IMF 당시 갈 곳 잃은 중년 남성들이 산으로 몰려들면서 시작된 것이 등산 열풍. 당연히 등산 인구 중 상당수가 남성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최근 몇 년 사이 여성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이 틈을 노린 브랜드가 있다. 세계 최초 여성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다.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는 패션그룹형지의 (주)샤트렌이 런칭했다. 국내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크로커다일>을 전개하고 있는 회사다. 다양한 여성 브랜드를 전개하며 패션 시장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던 샤트렌이기에 ‘여성만을 위한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모험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와일드로즈>는 짧은 시간 동안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2010년 1월 브랜드를 런칭한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런칭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았지만 <와일드로즈>를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타 브랜드와 디자인을 차별화시킨 것이 큰 요인인 것 같습니다.”

<와일드로즈>의 유지호 부장은 디자인 차별화가 성공 비결이라고 밝혔다. 여성 전용 브랜드답게 슬림한 라인으로 제작해 날씬해 보이도록 한 것이 여성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타이트한 디자인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활용해 활동성도 만족시켰다. 다양한 그래픽을 활용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애니멀 프린트나 플라워 프린트로 화사하면서도 감각적인 의류를 제작했다. 여기에 <와일드로즈>의 비대칭 절개로 독창성을 부여했다.

스타일 아이콘 한채영 효과 톡톡

“여성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유지호 샤트렌 와일드로즈 부장

<와일드로즈>의 의류는 여성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여성들의 체형을 연구해 가장 이상적인 패턴을 가지고 옷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옷을 입어도 날씬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요. <와일드로즈>는 여성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이번 S/S시즌에도 <와일드로즈>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제품의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폭을 넓혔죠.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와일드로즈>는 런칭 이후 스타일 아이콘 한채영을 모델로 선정했다. 글래머러스의 대명사 한채영과 아웃도어, 사실 잘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이 조합이 의외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타이트하게 몸매를 드러내는 <와일드로즈>의 의상이 한채영을 통해 패션으로 거듭난 것이다. 더욱이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되는 한채영을 통해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며 인지도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주 타겟층은 50대다. 하지만 <와일드로즈>는 35~45세 고객층이 50%에 달한다. 타 브랜드에 비해 젊은 이미지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 현재 <와일드로즈>는 전 제품의 90%를 라이선스로 제작하고 있어 한국 여성 소비자들의 취향을 파악해 입맛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유명 대학교수와 함께 한국 여성들의 체형을 분석했습니다. 그래서 피팅감이 우수하죠. 몸에 꼭 맞으면서도 편안한 것이 <와일드로즈>의 특징입니다.”

S/S시즌은 화려함과 심플함
<와일드로즈>는 런칭 1년 만에 단독 매장만 40개 이상을 오픈했다. 서울에만 15개 매장이 있고, 롯데백화점에도 매장을 운영 중이다. <와일드로즈>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던 까닭은 패션그룹형지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전국적인 유통망이 탄탄한 패션그룹형지에 대한 신뢰가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확장시켰다.

런칭 첫 해 <와일드로즈>는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클라이밍 라인에 주력했다. 슬림한 라인을 강조하기 위해 클라이밍 스타일을 추구한 것. 2011년 S/S시즌에는 보다 다양한 라인으로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보다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디테일을 많이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취향이 각양각색이라는 점을 참고해 올해는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화려함과 심플함을 동시에 추구한다. 소비자들이 취향에 따라 구미에 맞게 골라 입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의류뿐 아니라 용품도 다양해진다. 지난해 의류 못지않게 모자와 장갑 등 소품류의 인기가 예상 외로 좋았기 때문이다.

<와일드로즈>는 올해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펼칠 계획이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와일드로즈와 함께하는 둘레길 트레킹’을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걷기 열풍에 발맞춰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행사로, 북한산 둘레길을 시작으로 전국의 유명 길들을 고객과 함께 트레킹할 계획이다.

“이제 ‘아웃도어=등산’이라는 공식은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아웃도어 인구가 확대되면서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죠. 특히 여성들의 경우 산보다는 둘레길 트레킹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로 ‘둘레길’ 하면 <와일드로즈>가 생각날 수 있도록 알려나갈 것입니다.”

<와일드로즈>는 올해 100% 매출 신장을 목표로 삼았다. 런칭 첫 해를 무사히 보냈던 만큼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100% 매출 신장이 꿈만은 아니다. 매장도 적극적으로 늘려 70개 이상을 오픈할 계획이다.
“런칭 초창기에는 <와일드로즈>의 브랜드 포지션을 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꾀했죠. 올해에는 브랜드 홍보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와일드로즈>하면 ‘여성을 위한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유지호 부장은 <와일드로즈>의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 여성만을 위한 아웃도어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소비자의 절반을 잃었지만 반면 확고한 브랜드 정체성을 얻었다.

아웃도어 인구가 점차 젊어지고 있는 요즘 패션과 기능성을 절묘하게 조합한 <와일드로즈>는 분명 경쟁력 있는 브랜드다. 패션그룹형지의 <와일드로즈>가 여성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크로커다일>의 신화를 재현할지 아웃도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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