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8848> 의류 라인 강화 ④ 예솔스포츠
<하이8848> 의류 라인 강화 ④ 예솔스포츠
  • 글·김성중 기자l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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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신화 이룬 등산 팬츠의 최고봉

한 번 머릿속에 기억된 이미지는 쉽게 잊기 어렵다. 그래서 런칭 초기에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수많은 브랜드들 가운데 정작 자신의 색깔을 지닌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20년 가까이 독창적인 색깔을 유지하고 있는 <하이8848>의 선전은 놀랍다. 등산 팬츠 시장에 한 획을 그은 <하이8848>. 지금도 최고를 향한 그들의 열정은 계속되고 있다.

“한해 동안 수만 장이 팔려나갈 정도로 <하이8848>의 등산 팬츠 인기는 대단했죠. ‘<하이8848>하면 등산 팬츠’란 공식이 생길 정도였으니까요. 지금도 팬츠 제작 기술은 우리가 가장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예솔스포츠의 이화석 대표에게 <하이8848>의 의미는 남다르다. 등산 팬츠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현재의 자리에 올라 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하이8848>을 두고 ‘등산 팬츠의 명가’란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등산 팬츠에 있어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가 <하이8848>이다.

고기능성 사방 스판 소재 개발

▲ 예솔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직원들. 예솔스포츠는 얼마 전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으로 본사와 물류센터를 함께 이전하면서부터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하이8848> 전개와 함께 고기능성 사방 스판 소재를 개발했죠. 라인을 살린 디자인도 획기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착용감이 뛰어나 큰 인기를 끌었어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니까 심지어 국내의 내로라하는 브랜드들도 우리 제품을 디스플레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사방으로 늘어나는 스판 팬츠는 현재의 예솔스포츠가 있게 된 원동력이다. 당시 투박할 정도로 일괄적이던 등산 팬츠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꾼 <하이8848>의 사방 스판 팬츠는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렸다. 산꾼을 위한 진정한 등산 팬츠는 <하이8848> 밖에 없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재고가 없어 주문량을 다 소화하지 못할 때도 허다했다. 단일 제품으로 일명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예솔스포츠의 탁월한 기술력을 따라할 수 없던 브랜드들은 아예 제품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하이8848>의 사방 스판 팬츠가 등산 의류 시장의 한 획을 긋기까지는 소재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런칭 이듬해인 1994년에는 국내 최초로 사방 스판 면 40수인 ‘하이스펙트라’를, 곧이어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를 혼방한 ‘하이라이트’ 소재를 개발해 냈다.

특히 ‘하이라이트’를 사용한 팬츠는 아웃도어 팬츠 부분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하이8848>은 런칭 2년 만에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등산 팬츠 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무엇보다 그동안 기술력 부재로 개발이 어려웠던 나일론과 면을 혼방한 ‘하이라이트 플러스’ 출시는 누구나 예솔스포츠의 기술력을 인정할 정도로 당시 최고의 고기능성 소재로 평가받았다.

“결국 중소기업이 성공하려면 그들만이 가진 독특하고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해요. 그것이 곧 브랜드의 이미지를 좌우하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죠. 앞으로도 산꾼들을 위한 실용적이고 편안한 제품을 만들어 <하이8848>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다져나갈 계획입니다.”

에베레스트 등정의 꿈, 브랜드로 이루다

▲ 올 여름에 새롭게 출시되는 <쉐펠>의 의류 제품들.
예솔스포츠의 꾸준한 성장은 이화석 대표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광운 고등학교 산악부 출신인 이 대표는 1980년 복사기 엔지니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5년 동안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이 대표는 이후 한성공업에서 영업부 일을 시작하며 탁월한 영업 수완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후 회사 부도로 인해 다시 새로운 일을 준비해야 했다.

“이제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해야 할 때가 왔구나 싶더군요. 회사를 그만두고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등산 관련 업계로 진출했어요. 그동안 쌓아 온 영업 능력을 발휘에서 최고의 등산 업체를 만들자는 각오로 시작했습니다.”

처음 이화석 대표가 등산 관련 업계에서 일한 곳은 등산용품 수입업체인 호상사(대표 김인호)였다. 당시 호상사에서는 운전 경력을 가진 배달직을 뽑던 터였지만, 그는 무작정 이력서를 냈다. 그의 탁월한 영업 능력을 알아본 김인호 대표는 바로 영업부 요직에 기용했다. 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영업부를 맡고 나서 전년보다 5배가 넘는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다.

이후 이화석 대표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1993년, 예솔스포츠의 탄생은 예전부터 에베레스트 등정을 꿈꿔왔던 이 대표의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딸아이의 이름인 ‘예솔’로 회사명을 짓고, 브랜드는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에베레스트에서 빌려왔어요. 비록 에베레스트를 오르지 못했지만, 브랜드를 통해 아웃도어 업계 최고봉에 오르고자 한 거죠. 개개인의 평가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한 거 같아요.”

사옥 이전 등으로 업무 효율 극대화

▲ 올 여름에 새롭게 출시되는 <쉐펠>의 의류 제품들.
등반이란 정상에 오른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무사히 내려오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이 포함된다. <하이8848>이 등산 팬츠의 최고봉에 올랐지만, 이제 그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외형을 부풀리면 그만큼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 요즘처럼 경기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외형보단 내실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단맛을 본 사람은 그 순간에만 안주하려고 하죠. 회사가 커지는 게 좋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더 중요하고 어렵습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더 그렇죠. 회사를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항상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과감한 결정도 내려야 합니다.”

이화석 대표는 얼마 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있던 본사를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으로 이전했다. 더불어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 있던 물류센터도 함께 옮기는 결정을 내렸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본사와 물류창고를 같은 자리로 옮긴 것이다.

이로 인해 창고 정리나 물품 거래를 하며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손실액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화석 대표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손실액만 매년 10억 원에 이르렀지만, 본사와 창고가 함께 있으면서 2억 원 안쪽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사실 요즘은 <하이8848>의 등산 팬츠가 인기가 많았던 시기보다 매출은 오히려 많이 줄었어요. 하지만 매출이 적다고 해서 반드시 적자가 되는 건 아니죠. 어렵다고 매장이나 거래처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보다 내실 있는 경영으로 탄탄한 회사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02년부터 런칭한 독일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 <쉐펠>의 전개도 예솔스포츠의 매출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 의류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쉐펠>의 마케팅에 좀 더 중점을 둘 방침이다.

“<하이8848>은 테크니컬 이미지를 강화하고, <쉐펠>은 40~50대의 안정된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세련되고 심플한 감각의 의류 브랜드로 키울 생각이에요. 두 브랜드 모두 실용성을 살린 디자인에 중점을 두면서 최근 유행하는 트렌드를 적극 반영할 생각입니다.”

고기능성 아이디어 상품 개발 중점

▲ 전문 산악인을 위해 착용감을 강조한 <하이8848> 의류 라인.
“대기업의 아웃도어 시장 진출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하나의 팬츠를 만드는 데에도 자신들만의 장인 정신을 담을 수 있어야 해요. 즉 브랜드의 고유한 색깔은 장인의 혼이 담긴 제품력에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죠.”

현재 예솔스포츠의 매장은 모두 직영점이다. 2003년 도봉산점을 시작으로 2008년 경기도 광주점까지 포함해 7개의 직영점을 거느리고 있다. 여느 업체와 비교해 많은 수는 아니지만, 탄탄한 경영으로 주변 상권에서 톱을 유지하고 있다. 예솔스포츠는 앞으로 3개 정도 더 늘려 10개의 직영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화석 대표는 사업을 크게 확장하기보다는 조금씩 전진한다는 생각으로 회사 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화석 대표는 MTB 마니아다. 주말이면 동호인들과 함께 라이딩을 즐긴다. “끊임없이 걸어야 산에 오를 수 있듯 페달을 밟지 않으면 몸도 마음도 녹슨다”는 생각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더욱 더 높게’란 뜻을 담고 있는 <하이8848>. 아직 이화석 대표의 페달은 현재 진행형이다.

“오랜 친구처럼 편하고 영원히 기억되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멈추지 않고 계속 생각하고 움직일 것입니다. 그것이 곧 고객에 대한 최고의 보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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