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자, 영양제
알고 먹자, 영양제
  • 신은정
  • 승인 2024.03.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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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 덕에 수없이 많은 영양제가 등장했다. 종합 비타민부터 오메가3, 밀크씨슬, 루테인, 프로바이오틱스…. 헷갈리는 영양제,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20대까지만 해도 당연했다. 폭식해서 부른 배가 한 끼만 굶어도 원상복구되고, 숙취가 하루를 넘지 않는 것이, 하루 종일 강의를 듣고도 밤을 새워 놀고, 밤을 새우고 몇 시간만 자면 다시 돌아올 체력이 당연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20대의 젊음이 막을 내린 30·40세대는 본격적으로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는 나이. 예전 같지 않은 몸에 각종 영양제가 필수품이 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2년 ‘건강기능식품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영양제를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한다.
영양제란 치료가 아닌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사전적 의미로도 건강증진과 영양 결핍의 예방을 위해 섭취하는 것으로, 각종 영양 성분을 배합해 정제나 음료의 형태로 만들어 복용해 체내 흡수를 쉽게 한 영양 보충 약을 말한다. 잘 맞는 영양제는 면역력을 키우고 육체적·정신적 피로도를 낮춘다.

영양제는 함량에 따라 단일 영양제, 복합 영양제, 종합 영양제로 나뉜다. 단일 영양제는 1가지 성분이 고용량으로 들어있으며, 복합 영양제는 2~3가지의 성분이 강화된 제품이다. 종합 영양제는 비타민 A, B(B군 중 1종 이상), C, D, E가 포함된 영양제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를 예방하기 위해 섭취한다. 한 알에 든 영양소의 종류가 많을수록 함량은 줄어든다. 특정 성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단일 영양제나 복합 영양제, 식사를 자주 거르는 사람들은 영양소 결핍 예방을 위해 종합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영양제는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일반의약품과 시중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구분된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영양제의 경우 성분 함량이 높아 효과가 크지만 맞지 않을 경우 부작용의 위험도 높아 약사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며 함량이 비교적 낮아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처음 영양제를 접하면 전부 먹자니 너무 많고, 하나를 선택하자니 종류가 너무 많다. 처음 추천하는 방법은 평소 생활습관과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영양 성분을 선택하는 것. 흡연을 즐기거나 음주가 잦은 사람의 경우 비타민 B군과 C의 함량이 높은 영양제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 C는 흡연 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없애주며, 비타민 B군은 술의 해독을 도와주고 간을 염증을 완화시킨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임신부는 태아 신경관과 발달에 필요한 엽산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우울한 감정을 해소하고 싶다면 세로토닌을 만드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섭취해 보자. 스트레스를 낮춰주고 숙면을 돕는다.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마그네슘도 좋다.
야외 활동이 적다면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D는 몸에서 미네랄을 흡수하는 데 도움을 주고 세로토닌 수치를 조율한다. 운동 효과를 높여 주는 영양제도 있다. 유산소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지방을 태울 때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없애기 위해 비타민C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근력 운동을 병행한다면 근육 합성에 도움이 되는 필수 아미노산 BCAABranched Chain Amino Acids를 섭취하면 좋다.

뭘 먹을지 선택했다면, 어떻게 먹을지 알아야 한다. 영양제는 섭취 방법에 따라 효과도 달라진다. 비타민에는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1, B2, B3, B12, C, 엽산과 지용성 비타민인 A, D, E, K가 있다. 수용 성 비타민은 필요한 만큼 흡수하면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출되며 물에 녹기 때문에 식전이나 식후 언제든 섭취해도 좋지만, 지용성 비타민은 지방에 녹는 비타민으로 장에서 흡수되어 식후에 먹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요즘은 하나하나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개인에게 맞는 영양제를 추천해 주는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등장했다.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양제와 식단, 운동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필라이즈’에서는 영양제 조합을 분석하고 추천해 준다. 건강생활습관 관리 앱 ‘어떠케어’도 개인의 몸에 맞는 영양제를 찾아주고, 중복 및 과다 섭취 여부를 확인해 주는 영양제 체크 서비스도 제공한다. 개인에게 맞는 영양제를 추천해 주고, 정기배송해 주는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리’도 있다.
정제된 영양제보다 균형 잡힌 식사로 영양을 채우는 것이 최고지만, 현대인에게 하루 세 끼를 건강하게 챙겨 먹는 일 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간편식이나 패스트푸드에는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적으면서 열량만 높기 때문에 현대인이 음식으로 필요 영양소를 모두 챙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식사를 뒤로 한 채 영양제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평소 식단을 통해 얻기 어려운 영양소를 보충하는 용도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영양제는 정해진 용량을 넘어 다량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 장시간 남용하면 간에 무리를 주고, 남에게 좋다고 해서 자신에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맞고 필요한 영양제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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