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미곤, 아웃도어 브랜드 인수스와 함께한 동계 백두대간 전 구간 동계 일시종주 700km
산악인 김미곤, 아웃도어 브랜드 인수스와 함께한 동계 백두대간 전 구간 동계 일시종주 700km
  • 정상용
  • 승인 2024.03.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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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경봉 정상에 선 김미곤 대장(좌)과 보급을 위해 방문한 인수스 관계자
능경봉 정상에 선 김미곤 대장(좌)과 보급을 위해 방문한 인수스 관계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인 김미곤 대장(51세, 히말라야 8천미터급 14좌 완등, 체육훈장 청룡장 수훈)이 청룡의 해를 맞아 실시한 백두대간 동계 일시종주를 성공리에 마쳤다. 지난해 12월 31일 강원도 고성의 진부령(해발 520m)에서 출발한 종주팀(김미곤 대장, 이억만 대원, 김영주 기자)은 700km에 달하는 거리의 설산을 뚫고 47일만인 2024년 2월 15일 지리산 천왕봉(1915m)에 도착하였다.

한반도의 척추라 불리우는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마천령산맥 > 함경산맥 > 낭림산맥 > 태백산맥 > 소백산맥의 끝자락인 지리산까지 국토의 큰 줄기를 이루는 산지체계로, 지도 상 총 1,625km에 달하며 이 중 남측 구간은 약 700km 정도이다. 현재 진부령에서부터 북쪽 삼재령(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상 위치)까지 이어지는 마루금(능선) 26km는 남한에 위치하지만 군사통제 지역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김미곤 대장의 백두대간 종주팀이 진부령에서 일정을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진부령~삼재령 구간 외에도 백두대간 내에는 자연보호와 안전사고 방지의 이유로 중간중간 비법정탐방로(출입금지 구역)가 존재하며, 80km에 달하는 비법정탐방로와 도로나 농경지, 채석장 등으로 인해 단절·훼손된 지역은 우회해야 한다.

김미곤 대장의 백두대간 동계 일시종주를 후원한 아웃도어 브랜드 인수스 관계자는 “백두대간은 민족정기의 상징이자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이다. 모기업인 동인기연이 30년이 넘게 아웃도어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브랜드나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중이다. 이번 김미곤 대장의 일시종주는 백두대간의 실태를 조사하고 우리가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고민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종주팀은 인수스의 의뢰에 따라 이번 도전 간 새로운 우회로를 개척하고 백두대간의 문제점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남진하였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출입이 금지된 점봉산(1426m)-단목령(855m) 구간은 진동리 설피밭길에서 계곡을 따라 북암령으로 오르는 우회길을 개척하였다. 조령3관문-조령산(1026m) 구간, 희양산(996m)-은티재(550m) 구간은 가파른 암릉 구간으로, 법정탐방로이지만 바위 표면과 로프에 얼음과 눈이 엉겨 붙어 등반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이 동계에 통과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구간이라는 확인을 했다. 동계 기간에는 안전을 위하여 통제가 필요할 것이다.

생계령(640m)-백봉령(780m) 구간 중간에 자리한 자병산(770m)은 과거 석병산과 더불어 동해 옥계 지역을 대표하는 명산이었지만 현재 석회석 채굴로 인해 높이가 100m 이상 낮아졌으며, 본래의 아름답던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2003년 제정되었지만 자병산은 이미 복원할 수 없을만큼 파괴되었고 채굴도 현재진행형이다. 추풍령 근방의 작점고개(340m) 초입에는 주변 축사의 분뇨 처리 시설이 자리하고 있는데 가림막이나 냄새를 차단하는 어떠한 시설도 없이 백두대간 마루금에 노출되어 있다.

백두대간 보전 및 복원을 염두에 둔 종주인만큼 김미곤 대장도 LNT(Leave No Trace : 흔적 남기지 않기) 실천을 기본 방침으로 잡았다. 종주 간 발생하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용변까지도 응고제와 봉투를 이용, 수거한 후 식량 보급을 위해 내려왔을 때 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하였다. 봄~가을철 대비 위험도가 급상승하는 겨울철 일시종주를 선택한 것 또한 생태계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알파미(건조쌀밥)와 미숫가루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여 불 사용을 최소화한 것도 같은 이유다.

덕유산국립공원 동쪽 횡경재를 오르는 김미곤 대장
덕유산국립공원 동쪽 횡경재를 오르는 김미곤 대장

2월 15일 지리산 천왕봉(1915m) 정상에 도착하며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종주팀은 김미곤 대장의 고향인 인월에서 지인 및 후원사 관계자들과 함께 완주 기념 연회를 가졌다. 김미곤 대장은 “폭설로 1m 이상의 눈을 뚫고 운행한 남덕유 구간이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는다. 1시간에 1km 남짓 전진하며 중간에 길도 잃어 대피소에 무사히 도착한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웠다. 도착했을 때 정말 체력이 하나도 남지 않았었는데, 오토폴로 빠르게 지형을 극복하면서 체력을 아끼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다. 인수스 측으로부터 혹독한 환경에서 제품을 테스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덕분에 제대로 된 테스트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인수스는 백두대간 종주팀에 개발 중인 원정용 경량 배낭과 파지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을 이용해 원터치로 길이 조절이 가능한 오토폴을 지원하였으며, 김미곤 대장과 대원들의 의견을 제품 개선 및 개발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편 백두대간 종주팀의 해단식은 오는 3월 서울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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