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지킴이, 피엘라벤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지킴이, 피엘라벤
  • 김경선 | 자료 제공 피엘라벤
  • 승인 2024.0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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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엘라벤 FJÄLLRÄVEN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지킴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브랜드가 있다. 스웨덴에서 탄생한 피엘라벤은 지구를 위해 작지만 소중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모토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법을 전파하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다뤄본다.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다
피엘라벤은 1960년 스웨덴 북부의 작은 마을 외른셀스비크에 위치한 지하 작업실에서 아케 노르딘에 의해 시작됐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피엘라벤은 기능적이며, 내구적인 아웃도어 의류와 장비들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창립한 지 63년이 넘은 이 노련한 브랜드는 현재 전 세계 70여 개 국에 판매되고 있으며, 아웃도어 의류부터 액세서리, 배낭, 텐트, 침낭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피엘라벤은 브랜드가 하는 모든 일들이 주변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동물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깊이 통감하고, 브랜드 스스로 환경발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60여 년의 세월 동안 실수를 하거나 가끔은 타협을 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며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놓치지 않았다. 그 결과 2014년에는 100% 추적가능한 다운을 통해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다운 프라미스를 론칭했으며, 2015년부터는 PFC를 일체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피엘라벤 제품의 61%가 유기농이거나 재생소재, 혹은 추적가능한 아이템이라는 점은 브랜드가 환경에 대한 고민을 얼마나 지속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잘 입은 재킷은 추억으로 가득하고, 환경에도 유익하다. 피엘라벤은 잘만 관리한다면 아주 오랫동안, 어쩌면 평생, 혹은 세대를 넘어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튼튼하고 내구적인 소재를 사용하며, 수선이 쉬운 제품과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을 디자인한다. 피엘라벤의 설립자인 아케 노르딘이 “어디에나 길이 있다”라고 말한 신념에 따라 여러 세대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보다 더 지속가능한 옷과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중이다.


자연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1994년, 피엘라벤의 설립자 아케 노르딘은 앵거스비욘 교수의 연구를 후원하고 북극여우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널리 알리기로 결심한다. 그 결과 오늘날, 스칸디나비아 야생에는 300마리 이상의 북극여우가 서식하고 있다. 2018년, 피엘라벤은 북극여우를 넘어 더 많은 환경 문제들로 후원 영역을 넓히기로 결심한다. 그리하여 2019년, 피엘라벤은 북극여우 이니셔티브를 론칭해 자연을 보호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비영리 프로젝트와 단체들에게 후원을 시작한다.
〈네이쳐〉에 실린 2019년의 연구는 일주일에 120분의 야외 활동이 건강과 웰빙에 도움이 된다고 증명한다. 피엘라벤은 2005년, 북부 스웨덴의 야생을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트레커들과 함께 걷고 캠핑하는 이벤트인 피엘라벤 클래식을 처음으로 개최한다. 그 길은 ‘왕의 길’이라 불리는, 니칼루옥타부터 아비스코에 이르는 110km의 트레일이다.
피엘라벤 클래식은 하나의 씨앗이 되어 뿌리를 내렸다. 오늘날, 피엘라벤 클래식은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으며, 초보자든 전문가든 상관없이 수천 명의 열정적인 트레커들이 모여드는 이벤트로 성장했다. 피엘라벤 클래식이 단순히 트레킹의 기쁨을 공유하는 이벤트라면, 피엘라벤 폴라는 자연의 힘을 경험하고 배우게 되는 이벤트다. 스칸디나비아 북극권의 300km를 개썰매로 횡단하는 어드벤처로, 참가자 수가 제한되어 있어 오직 경쟁을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다. 이 경쟁은 북극의 겨울 날씨만큼 매섭지만, 그 열매는 한 사람의 삶을 통째로 바꾸어놓을 만큼 강렬하기도 하다. 24~30명의 참가자들을 뽑아, 올바른 장비와 지식, 그리고 긍정적인 태도만 있다면 누구나 가장 혹독한 아웃도어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는 동시에 자연의 여러 면들을 존중하고, 보상에는 도전이 따른다는 것을 증명하는 이벤트다.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옷
피엘라벤이 설립된 1960년대 아웃도어 유저들은 재킷이나 트라우저, 스웨터 혹은 셔츠를 여러 벌씩 구입하지 않았다. 하나의 옷으로 전천후 기능을 실현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옷이 다기능적이고 여러 목적에 부합해야 했다. 현대사회에서 소비자들은 과거에 비해 의류를 구입하는 횟수가 크게 증가했다. 1930년대에 여성들이 소유한 의류는 약 9벌이지만 오늘날에는 30벌에 달한다. 의류에 대한 과소비 경향은 2000년 이후로 급증했다. 2000년과 2014년 사이에 의류 생산은 2배가 되었으며, 소비자들은 매년 의류소비가 60% 증가했다.
의류 소비량이 늘어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의류의 수명이 줄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내구적인 의류를 소비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유행을 쫓아 옷을 구입하기 때문에 수명이 긴 옷을 만들 이유가 사라졌다. 저렴하지만 내구성은 낮은 ‘패스트 패션’ 아이템을 구입하는 이유다. 지속가능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수명이다. ‘최고의 제 품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 말하는 피엘라벤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유행을 쫓지 않고 튼튼하고 클래식한 의류와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환경을 위한 끝없는 시도
아웃도어 의류는 기본적으로 기능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 기능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곤란하다. 이러한 고민 끝에 탄생한 소재가 피엘라벤의 PFC프리 발수 원단인 에코-쉘이다. 10년 전, 과불화탄소PFC가 남극의 펭귄과 북극곰들에게서 발견된 이후 PFC가 인체의 면역과 호르몬 시스템에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들이 대두됐다. 이후 피엘라벤은 모든 제품에서 PFC를 퇴출하기로 하고, 시중에 있는 최고의 방수 코팅제이자 독성물질인 PFC를 사용하지 않고 기능적이고 통기성이 좋은 방수 쉘 원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피엘라벤 연구팀은 통기성이 좋은 방수 쉘 원단을 개발하여 PFC를 사용하지 않은 발수 코팅을 입혔고, 그렇게 일부 재생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진 원단에 새로운 코팅제를 입혀 피엘라벤 만의 특수한 소재인 에코-쉘을 만들었다. 2012년, PFC프리 발수처리된 에 코-쉘 콜렉션이 첫 선을 보인다. 하지만 많은 첫 시도들이 그렇듯, 결과물은 완벽하지 않았다. 발수 코팅은 기대했던 만큼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을 뿐더러, 땀을 외부로 완전히 배출하지 못했다. 피엘라벤의 디자인팀은 드로잉보드로 돌아가 두 번째 시도를 통해 켑 에코-쉘 재킷을 탄생시켰다. 이 제품은 수많은 어워드를 수상하고 지속가능한 방수의류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2015년, 피엘라벤은 모든 기존 제품군에서 PFC를 완전히 퇴출했으며, 쉘 의류의 기능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어떻게 재발수처리하는지 소비자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출처를 되짚는 추적가능성
피엘라벤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의 큰 그림 중 다른 하나는 바로 추적가능성이다. 만약 소재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그 출처를 알 수 있다면, 어떤 환경에서 생산되었는지도 알 수 있다. 추적가능성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사례이자 아웃도어 산업에서 최고의 지속가능성 사례로 꼽히는 것은 피엘라벤의 다운 프라미스다.
2014년에 론칭한 피엘라벤 다운 프라미스는 추적가능성부터 동물복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피엘라벤은 공급자들과 하청 업체들에게 엄격하고 반복적인 통제를 하는 생산 및 공급 과정을 이뤄냈다. 거위의 웰빙은 최우선의 과업이며, 이는 산 채로 거위 털을 뽑아내는 플러킹이나 강제 급식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피엘라벤의 다운은 식육산업의 부산물이기 때문에 사실상 버려질 예정이었던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피엘라벤이 사용하는 또 다른 동물성 소재는 울이다. 울도 다운과 마찬가지로 동물복지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추적가능성이 중요하다. 환경과 동물들에 대해 가치관을 공유하면서도 필요한 물량과 고품질의 울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자를 탐색한 피엘라벤은 뉴질랜드의 ZQ 울을 파트너로 선정한다. ZQ 울은 뉴질랜드와 호주 농장들의 울 공급, 품질, 그리고 투명성을 인증하고 그들과 협업하며, 동물복지와 환경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인증한다.
오늘날 피엘라벤의 제품들은 데일리 의류와 가벼운 산책부터 산 정상 등반까지, 모든 면에서 지속가능하도록 디자인한다. 2019년에는 60%의 폴리에스터는 재생 소재, 70%의 면은 오가닉 면이 쓰였으며, 발수 의류는 100% PFC프리다. 모든 울은 뮬징(파리가 꼬이는 것을 막기 위해 양의 항문을 강제로 칼로 도려내는 학대 행위) 프리이며, 42%는 추적가능하고, 24%는 재생 울이거나 리커버드 울을 사용한다.
피엘라벤은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의 순수한 정의는 ‘미래 세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빼앗지 않고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피엘라벤은 오랜 길을 걸어왔지만, 아직 목적지에 닿지 않았다고 믿는다. 아케 노르딘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50년 이상을 걸어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 곳에 닿지 않길 바랍니다.” 지속가능성은 여정 자체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피엘라벤이 여전히 계속해서 걷고자 하는 그런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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