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을 보내며 일몰 여행지 5
계묘년을 보내며 일몰 여행지 5
  • 김경선
  • 승인 2023.12.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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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풍경도 붉은 노을이 내려앉으면 또 다른 비경으로 변신한다. 그 특별한 아름다움은 전 세계 어딜 가나 ‘낙조 포인트’라는 이름으로 여행자들을 현혹한다. 12월이 되면 일몰을 보고픈 마음은 더욱 간절해진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픈 당신을 위한 전국의 낙조 포인트 다섯 곳을 선별해봤다.




강화도 장화리 일몰조망지
낙조 여행일번지 강화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는 장화리 일몰조망지다. 서해 해수면 아래로 떨어지는 낙조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장화리 일대는 너른 갯벌이 펼쳐지고, 매일 붉은 석양을 바라볼 수 있어 사진작가들에게도 유명한 일몰 촬영지. 밀물 때는 잔잔한 수위를, 썰물 때는 너른 갯벌을 찰랑이는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강화도 남쪽 동검리~동막~장화리로 이어지는 해변의 돈대들도 해질 무렵이면 모두 일몰조망지가 된다.


고창 동림저수지
고창에서 가장 큰 습지인 동림저수지는 대규모 인공 호수이지만 호소 습지(물이 가두어져 만들어진 습지)와 하도 습지(강이나 하천 물길에 생성된 습지)가 함께 조성돼 독특한 습지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겨울이면 철새가 무리를 지어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을 수놓는 장관이 펼쳐져 사진작가들의 촬영 명소로 꼽힌다. 멸종 위기 동물인 수달이 발견될 만큼 때 묻지 않은 청정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생태문화 탐방로가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운곡람사르습지와 함께 야생동식물 보호구역 및 유네스코 고창 생물권 보전지역의 핵심구역으로 꼽힌다.


홍성 궁리포구
궁리포구는 천수만과 나란히 달리는 임해관광도로의 시작점이다. 고요한 포구에는 횟집이 몰려있지만 남당항에 비해 조용해 고즈넉이 석양을 감상하기 좋다. 포구는 물이 빠지면 시꺼먼 속내를 드러낸다. 건강한 갯벌의 촘촘한 숨구멍은 생명의 풍요로움을 대변한다. 이 한적한 어촌마을은 낙조 명소다. 천수만 해안이 온통 붉은 빛깔로 물들 때면 낙조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큰기러기, 쇠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등 10여 만 마리의 철새가 천수만 일대에서 겨울을 난다. 기러기가 떠난 자리는 청둥오리, 고방오리가 대신한다. 궁리포구 인근의 조류탐사과학관에 가면 천수만 해안을 비행하는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박시형


여수 순천만
붉은 노을이 잠식한 순천만의 아름다움은 연말에 놓쳐서는 안 될 비경이다. 바람결을 따라 ‘서걱서걱’ 몸을 부대끼는 금빛 갈대와 갈대에 내려앉은 영롱한 이슬의 조화가 가을부터 순천만 가득 펼쳐진다. 순천만의 최종 목적지는 용산전망대다. 순천만을 호위하는 낮은 산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에 서면 갯벌 곳곳에 황금빛 갈대와 일 년에 일곱 번 색을 바꾼다는 칠면초가 군데군데 동그랗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장관을 만난다. 순천만 갯벌은 보성 벌교 갯벌과 함께 연안습지로는 국내 처음으로 습지 관련 국제기구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됐다. 세계 5대 갯벌로 손꼽힐 만큼 청정한 갯벌이다. 가을이면 생명의 땅에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희귀 철새들이 찾아온다.


인천 을왕리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아름다운 바다 위로 내려앉은 석양을 만끽하고 싶다면 인천 을왕리만한 곳이 없다. 약 700m에 달하는 백사장 너머 서해가 펼쳐지고, 울창한 송림과 해수욕장 옆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지는 낙조 포인트다. 무엇보다 해안선이 초승달처럼 곡선으로 자리해 독특한 을왕리해수욕장은 서해지만 갯벌이 아닌 바다를 보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가성비 높은 여행지로 손꼽힌다. 낙조만 보기 아쉽다면 선녀바위와 을왕리해수욕장을 잇는 문화탐방로를 걸어도 좋다. 약 2.1km의 둘레길은 해안데크로드와 출렁다리, 전망대, 포토존 등을 갖춰 호젓하게 산책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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