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낭만으로 빚은 마을, 니치난
역사와 낭만으로 빚은 마을, 니치난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3.08.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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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볕과 에메랄드빛 태평양의 바다, 무성한 야자수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 속 옛이야기가 피어오르는 곳. 자연이 들려주는 낭만적인 스토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우도신궁 鵜戸神宮
크고 붉은 토리이가 반기는 입구를 지나면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돌계단이 등장한다. 오른쪽으로 푸른 바다, 왼쪽으로 울창한 숲을 두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면 아담한 동굴과 그 속에 고즈넉이 자리한 신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우도신궁은 일본에서도 드물게 해안가에 자리하며 동굴 속에 본전이 있어 한여름에도 선선해 신성한 분위기를 더한다. 7세기경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동굴 속 본전은 17세기에 지어졌다. 일본 신화 중 도요타마 히메가 야마사치히코와 아이를 낳은 장소로 등장해 사랑의 결실이 맺기를 바라거나 순산, 육아 등을 기원하려는 커플과 부부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결혼할 때 반드시 이곳을 방문했으며, 참배가 끝난 후 신부는 말을 타고 돌아가는 풍습이 있었다. 꼭 커플이나 부부가 아니더라도 해안가의 절경과 어우러진 신궁의 모습을 감상하기 위해 찾는 여행자들도 많다. 신사의 신을 지키는 사자가 토끼인 덕분에 신사 곳곳에서 토끼 모양의 석상은 물론 귀여운 토끼 기념품도 만날 수 있다. 동굴에서 나와 바닷가를 내려다보면 파도로 다듬어진 거북 바위가 나타난다. 거북 바위 위에 새끼줄이 놓여 있는데, 구슬을 던져 이 안에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887-0101 宮崎県日南市宮浦3232
+81-987-29-1001
06:00~18:00
udojingu.or.jp


선멧세니치난 サンメッセ日南
니치난해안 구릉지에 자리한 공원으로 태평양을 등지고 나란히 선 7개의 모아이 석상이 이곳의 마스코트다. 칠레 서쪽 남태평양에 자리한 신비의 섬 ‘이스터섬Easter Island’의 것과 똑같은 크기와 모습을 하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모아이 복제품으로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의 실물을 그대로 재현했다. 과거 모아이 복원 당시 일본이 힘쓴 공을 높이 평가해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이스터섬의 모아이는 의례 의식의 절차에 따라 세워 영혼이 잠들어 있다고 전해지는데, 선멧세니치난의 모아이도 각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왼쪽부터 일, 건강, 연애, 소원, 결혼, 금전, 학업의 행운을 의미한다. 모아이를 마주 보고 있는 너른 언덕 위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포진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와이안’. 형형색색의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있는데, 옆에 앉아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이 이곳의 필수 코스다. 이외에도 돌을 수놓아 만든 나비 모양 해시계, 모아이와 태평양의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나무 그네 등 몸소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많다.
〒887-0101 宮崎 県日南市宮浦2650
+81-987-29-1900
09:30~17:00(수요일 휴무)
sun-messe.co.jp


미치노에키난고 道の駅なんごう
미야자키 남부의 국도 448호선을 달리다 보면 아기자기한 쉼터 겸 전망대를 발견할 수 있다. 바다를 수놓은 크고 작은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있으며 이 지역의 특산물과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있다. 일종의 지역 휴게소인 셈이다. 원래부터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사랑받는 명소였으며, 최근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배경지로 더욱 이름을 알리게 됐다. 테라스에 영화 속 하얀색 문과 노란색 의자를 그대로 재현해 사진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미치노에키난고에서 놓칠 수 없는 명물은 온난한 기후에서 자란 열대과일. 특히 애플망고가 유명하며 주스, 잼 등으로도 만들어 판매해 기념품을 구입하기에도 좋다.
〒889-3211 宮崎県日南市南郷町贄波3220-24
michinoeki-nango.jp


호리키리토게 堀切峠
미야자키현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인 니치난 해안. 아름다운 절경을 품은 니치난 해안을 가장 좋은 자리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호리키리토게로 갈 것. 언덕으로 향하는 경사진 길에 위치해 있는데, 아담한 비탈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끝없이 늘어선 야자수와 발아래 넓고 푸른 태평양 바다가 나타난다. 탁 트인 시야 가득 펼쳐지는 따스하고 이국적인 남국의 풍경은 누구라도 사랑에 빠질 만큼 아름답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에는 해식작용으로 생겨난 바위가 눈길을 끈다. 마치 빨래판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 가 육지를 둘러싸듯 펼쳐져 신비롭다. 현지에서는 거대한 빨래판을 닮았다고 하여 ‘도깨비의 빨래판’이라 부르기도 한다.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꽃 밭은 호리키리토게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2008년에 터널이 개통되면서 호리키리토게의 도로는 구도旧道가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미야자키의 여행 명소로서 이곳을 찾는다. 찾아가는 법도 어렵지 않다. 미야자키 역 앞 버스 센터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가량 이동하거나 렌터카로 미야자키 시내에서 국도 220번을 따라 남쪽으로 20km 가량 달리면 닿을 수 있다.
〒889-2164 宮崎県宮崎市折生迫

오비성하마을 飫肥城下町保存会
1588년부터 1800년대 중반까지 약 280년간 번성했던 마을이다. 성하마을이란 영주가 거주했던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을 뜻하며, 이 마을의 중심에는 오비성이 있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오비성은 일본 전국 시대 당시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던 역사의 무대다. 80여 년에 걸친 기나긴 전쟁에서 활약을 펼치며 공을 세운 이토 가문이 땅을 부여받아 오비성을 세운 것. 1868년 메이지 유신의 영향으로 성 대부분이 철거되었으나 1978년에 일부를 복원해 옛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게 됐다. 오비성하마을은 미야자키에서는 드물게 일본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 ‘규슈의 작은 교토’라 불리기도 하며 일본 정부가 지정한 전통 건축물 보존 지구로도 등록돼 있다. 오비성에서 내려오면 고즈넉하고 멋스러운 골목과 옛 건물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방으로 뻗은 길에 어느 곳으로 향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아유미짱 맵 투어를 이용해 볼 것. 이곳의 마스코트인 아유미짱이 제안하는 방법을 따라 오비성하마을의 하이라이트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아유미짱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그가 제안하는 지도를 따라 투어를 즐기면 된다. 아유미짱 맵 투어를 신청하면 지도와 명소 입장권, 음식점이나 기념품 숍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환권이 포함돼 있어 따로 일일이 구매할 필요가 없다. 곳곳에 무료로 둘러볼 수 있는 저택도 있어 입장권이 없는 여행자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오비성하마을은 단지 문화재를 둘러보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전주 한옥마을처럼 찻집, 식당, 숍 등 아기자기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옛 일본의 분위기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
〒889-2535 宮崎県日南市飫肥9丁目1-14
+81-987-67-6029
09:00~16:30
obij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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