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뒤를 조심하라, 버섯 증후군
목뒤를 조심하라, 버섯 증후군
  • 고아라
  • 승인 2023.07.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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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고질병 거북목. 방치하면 목뒤에서 혹이 버섯처럼 자라날지도 모른다.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두통에 시달린다면 당장 뒷목을 만져보자.


거북목과 버섯 증후군
앉아있는 시간과 모니터를 바라보는 시간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인은 거북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도 마찬가지. 에디터도 예외는 아니다. 수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거북목 자세로 일하다 보니 올바른 자세는 점점 더 불편하고 어려워졌다. 익숙함과 편안함에 타협하며 목 건강을 까맣게 잊을 무렵, 어깨와 목에 크고 작은 통증이 찾아 왔다. 정상적인 목이라면 알파벳 ‘C’의 형태여야 하는데, 옆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보니 곡선이 사라지다 못해 반대로 곡선을 그리고 있는 완벽한 거북목이었다. 경각심이 들기 시작하면서 그제야 거북목을 오래 방치하면 버섯 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발견했다.
버섯 증후군은 이름은 낯설지만 우리에게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니다. 경추 가장 아래쪽에 자리한 7번 뼈에 자극과 압력이 가해지면서 이를 보호하기 위해 지방이 쌓이는데, 겉으로 보면 버섯이 자라나는 것처럼 보여 ‘버섯 증후군’이라 불리게 됐다.
버섯 증후군의 주원인은 자세, 그중에서도 거북목 자세다. 거북목 자세를 하고 있으면 아랫목에 최대 20kg의 스트레스를 주는데, 이는 헬스장에 있는 가장 무거운 원판을 목걸이로 하고 다니는 것과 같다. 이러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목은 충격을 흡수하도록 지방층을 형성한다. 일종의 환경에 대한 목의 적응 반응인 셈이다. 서양에서는 물소의 혹처럼 보인다고 하여 ‘버팔로 험프Buffalo hump’라고 부르며, 중국에서는 풍족한 삶을 누리는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견된다고 하여 ‘귀부인의 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기에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이 혹이 방치되면 목 신경을 압박해 팔이 저릴 수 있다. 더 심한 경우에는 목에서 뇌로 이어지는 혈관을 압박해 심한 두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는 말할 것도 없다. 거북목을 방치한지 오래됐거나 목과 어깨에 통증이 있다면 당장 뒷목을 만져보자. 목 뒤에서 버섯이 슬며시 자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버섯 증후군 진단하기
스스로 버섯 증후군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3가지다. 첫 번째는 옆모습 사진 찍기. 자신의 옆모습을 거울이나 거치대를 활용해 사진으로 찍은 후 목의 아랫부분을 확인해 보자. 혹처럼 둥글게 튀어나온 부분이 육안으로도 확인된다면 버섯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손으로 직접 만져보는 방법이다. 뒷목과 어깨가 만나는 지점을 손으로 만졌을 때 유독 튀어나온 부분이 구분될 정도로 느껴진다면 버섯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위 두 가지 방법으로 집에서도 혼자 쉽게 진단해 볼 수 있으며 비교적 정확하다. 그래도 버섯 증후군이 맞는지 헷갈린다면 증상으로 더블 체크해 보자. 목과 어깨 통증이 있거나 뻣뻣한 느낌, 만성 어깨 결림과 어깨 근육 뭉침으로 인한 두통 발생, 잦은 피로감, 팔 저림 현상, 어지럼증이 동반 된다면 버섯 증후군일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X-Ray 촬영이다. 앞선 자가 진단 방법으로 버섯 증후군이 의심된다면 병원에 찾아가 X-Ray 촬영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자. 버섯 증후군이라면 X-Ray 사진상에서 경추 7번 뼈가 튀어나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원래 어느 정도 튀어나와 있으니 섣불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의사의 진단 하에 문제가 있다면 빠른 교정이 필요하다.

버섯 증후군 교정 방법
버섯 증후군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스마트폰이나 책, 모니터를 향해 목을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를 피해야 하며 허리를 곧게 세우고 턱을 당기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항상은 어렵겠지만 생각이 날 때마다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미 버섯 증후군이 찾아왔다면 하루라도 빨리 교정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심한 경우라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하는 것이 좋지만 초기이거나 증상이 가볍다면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개선이 가능하다.
버섯 증후군 교정 운동은 단계별로 진행해야 통증이 적고 효과도 크다. 첫 번째 단계는 긴장된 후두 하근 조직 풀어주기. 둥근 공 모양의 마사지 볼을 바닥에 두고 뒤통수 아랫부분에 닿도록 누운 뒤 머리의 무게를 이용해 조금씩 움직이며 근육을 풀어주면 된다. 머리를 움직이다 보면 유독 아픈 부위가 있는데, 이 부분에 고정시킨 상태로 5분 동안 지속적으로 압박하면 금세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는 경직된 목 관절 풀어 주기. 하늘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손으로 턱을 잡고 5초간 아 래로 눌러준다. 10회 반복 후 앉은 상태에서 턱을 당겨 고개를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여 준다. 30회 정도 반복하면 관절이 유연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3단계는 근력 강화다. 버섯 증후군 환자 대부분은 심부 목 굴곡근이 약하다. 아무리 스트레칭을 해도 버섯 증후군에 효과가 없는 이유다. 심부 목 굴곡근을 강화시켜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자세를 바로 한 상태에서 턱살이 두 겹이 되도록 턱을 당겨 5초간 유지하는 운동을 30 회 반복하자. 이때 눈과 턱이 수평이 되도록 유지하며 고개가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 운동이 익숙해지면 밴드를 이용해 뒤통수를 당겨주는 방법으로도 심부 목 굴곡근을 단련할 수 있다.
버섯 증후군 교정 운동의 포인트는 ‘여유’와 ‘꾸준함’이다.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온 자세로 생긴 병인만큼 긴 시간이 필요하다. 몸의 한계를 뛰어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교정해야 무리 없이 원하는 자세를 만들 수 있다. 혹시라도 교정 운동 중 통증이 발생했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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